이상한 플레이·묘한 마무리 투입..보통 야구와 달랐던 PO 3차전

마산|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2017. 10. 2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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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야구도 있다.

NC와 두산이 맞붙은 20일 마산 플레이오프 3차전은 보통의 야구와 달랐다.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2회초 1사 1, 2루 두산 오재원의 내야땅볼을 NC 선발 투수 해커가 실책을 범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팀 선발 투수는 모두 4회를 채우지 못했다. NC 에릭 해커, 두산 마이클 보우덴 모두 타자들과 힘겨운 승부를 이어갔다. 타자들이 잘 때리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승부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다. 해커는 3.2이닝 동안 85개를 던졌다. 안타 5개, 볼넷 5개로 7점(6자책)을 내줬다. 보우덴은 3이닝 동안 78개를 던졌다.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4회말 무사 노진혁 중견수 플라이 때 주루 실수로 2루로 달려갔던 박민우가 1루로 귀루 중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좀처럼 보기 드문 본헤드 플레이도 나왔다. NC 박민우는 3-7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갔다. 경기 초반임을 고려하면 4점차 1번 타자의 선두타자 출루는 기회였다. 노진혁의 중견수 뜬공 때 1루와 2루 사이에 서 있던 박민우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태그업 없이 2루를 향해 달렸다. 뒤늦게 두산 내야진이 1루에 공을 던지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1루로 뛰어가다 아웃됐다.

20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6회 초 NC 네 번째 투수 임창민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 묘한 장면은 6회초 나왔다. 3-9로 뒤진 무사 만루에서 NC 벤치는 마무리 임창민을 투입했다. 빅이닝이 자주 만들어지는 시리즈지만 6점차는 호락호락한 점수가 아니다. 무사 만루라면 점수가 더 날 가능성도 높다. 시리즈 전적 1승1패여서 벼랑 끝 경기도 아니었다.

1957년부터 2016년까지 치러진 메이저리그 12만3462경기 중 원정팀이 6점 앞선 상황 6회초 무사 만루는 모두 41차례 있었다. 41번 모두 원정팀이 승리했다.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지만 기록상으로는 NC의 승리가능성은 0%에 가까웠다.

실점을 최소화하고 남은 4이닝 동안 경기를 뒤집겠다는 NC 벤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조기 투입된 마무리 임창민은 3안타와 볼넷으로 5점을 더 내줬고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

점수 차이를 벌린 것은 ‘만루’였다. 두 팀 모두 만루를 쏟아냈다. 두산은 만루 상황 7타석을 맞이했다. NC는 3번의 만루 타석이 있었다. 그 중 첫번째 만루 기회가 결정적이었다. 1-0으로 앞선 2회초 2사 만루에서 두산 민병헌은 해커의 초구 134㎞짜리 슬라이더를 결대로 때려 마산구장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플레이오프 3경기 연속 만루홈런이자 2017 포스트시즌 4번째 만루홈런이었다. 역대 가을야구 중에서는 같은 해 만루홈런이 2개 나온 적도 없었다. 만루홈런이 넘치는 가을이 됐고, 만루홈런을 때린 팀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모두 승리했다. 만루홈런을 때린 민병헌은 3차전 MVP로 선정됐다.

두산은 6회초 만루 기회에서 안타 3개와 볼넷을 집중시키면서 6회에만 7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NC는 3차례 만루 타석을 맞았지만 김태군의 우익수 희생뜬공으로 1점을 뽑은 게 전부였다.

방망이가 완전히 살아난 두산은 3차전을 14-3으로 크게 이기고 KIA와의 한국시리즈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가을야구 8경기를 치러 진이 빠진 NC는 1승2패로 코너에 몰렸다.

시리즈가 끝날 수도 있는 4차전은 21일 오후 2시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선발 로테이션이 헝클어진 NC는 정수민을 선발로 예고했다. 두산 선발은 시리즈 전 예고한대로 유희관이다.

<마산|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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