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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노병' 하인케스, 바이에른을 정상화하다

김현민 입력 2017.10.19. 13:33 수정 2017.10.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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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케스, 만 72세 162일로 역대 챔피언스 리그 최고령 감독 등극. 바이에른, 하인케스 감독 체제에서 2경기 도합 8-0. 이는 바이에른 신임 감독 역대 2경기 기준 역대 2위(1위는 1970년 우도 라텍 2경기 10-0)

[골닷컴] 김현민 기자 = 4년여 만에 돌아온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고령 감독 유프 하인케스 체제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2경기 연속 대승을 거두며 파죽지세를 이어오고 있다.

# 바이에른, 셀틱 완파하다

바이에른이 셀틱과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3차전 홈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며 3-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하인케스 감독 부임 후 지난 주말 프라이부르크전 5-0 대승에 이어 2경기 도합 8-0 스코어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1970년 독일이 자랑하는 명장 우도 라텍이 감독 부임 후 첫 2경기에서 10-0 스코어를 기록했던 것 다음으로 바이에른 구단 역대 신임 감독 2경기 기준 최고 성적에 해당한다.

바이에른은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아나갔다. 17분경 요슈아 킴미히의 크로스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한 걸 셀틱 골키퍼 크레익 고든이 선방했으나 토마스 뮐러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서 28분경 킹슬리 코망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킴미히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영리한 헤딩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후반 초반에도 바이에른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6분경 아르옌 로벤의 코너킥을 마츠 훔멜스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팀의 3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바이에른은 다소 템포를 늦추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고, 결국 경기는 바이에른의 3-0 승리로 막을 내렸다.

비단 결과만이 아닌 내용적인 면에서도 바이에른이 완승을 거둘 만한 경기였다. 실제 바이에른은 점유율에서 61대39로 크게 앞섰고, 슈팅 숫자에선 26대9로 상대를 압도했다. 유효 슈팅과 코너킥에선 각각 12대3으로 무려 4배 더 많았던 바이에른이었다.

당연히 xG 통계에서도 바이에른이 셀틱에 3.67대0.37로 크게 우위를 점했다. xG는 기대 득점(Expected Goals)을 의미하는 통계로 슈팅 지역(골대에서의 거리와 정면 혹은 슈팅 각도가 없는 측면에 따라 각기 다른 수치가 부여)과 상황(노마크냐 아니면 앞에 마크하는 수비수가 있었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수치가 부여)에 따라 예상 스코어를 산출하는 통계이다. 즉 이 통계에 따르면 바이에른이 4-0으로 승리했어야 했던 경기였다.

사진출처: 11tegen11

# 하인케스 돌아오자 바이에른도 살아나다

바이에른은 하인케스 부임 이전만 하더라도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에 그치며 부진을 겪고 있었다. 특히 파리 생제르맹과의 챔피언스 리그 원정 경기에서 졸전 끝에 0-3으로 대패하며 체면을 단단히 구긴 바이에른이었다. 

심지어 전임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와 바이에른 선수들 사이에 불화설까지 흘러나오면서 팀 분위기마저 나락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바이에른 수비수 훔멜스조차 최근 슈포르트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안첼로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15개월 만에 경질된 데에는 우리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몇몇 경기에서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고, 이는 팀 내부 결속을 해치곤 했다"라고 토로했을 정도.

이것이 바로 바이에른이 4년 전에 은퇴한 하인케스를 무리해서 복귀시킨 이유이다. 하인케스가 누구인가? 2012/13 시즌 바이에른에 독일 구단 최초의 트레블(챔피언스 리그, 분데스리가, DFB 포칼 삼관왕) 위업을 선사하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대미를 장식했던 감독으로 바이에른 팬들에게 있어 신앙과도 같은 존재이다. 즉 바이에른은 (4년 간의 공백기로 인해) 요즘 전술 트랜드에 다소 뒤처질 수도 있다는 위험 요소를 떠안으면서까지 하인케스를 통해 팀을 결속시키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셈이다.

하인케스가 복귀하면서 바이에른은 플레이 스타일적인 면에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안첼로티 체제에선 보기 드물었던 전방 압박이 강화됐고, 후방 빌드업은 다소 줄어들었으나 대신 간결하면서도 빠른 플레이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나갔다. 

이에 독일 전술 전문 사이트 '슈필페어라거룽'은 프라이부르크전이 끝나고 '전략가 유프의 귀환'이라는 제하의 경기 분석 칼럼을 통해 "압박과 재압박이 성공의 열쇠로 작용했다"라고 평가했다.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 역시 하인케스 체제에서 바이에른이 2경기 연속 대승을 거두자 "유프와 함께 모든 것이 예전으로 돌아왔다"라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게다가 하인케스의 복귀와 함께 뮐러가 슬럼프 탈출에 성공했다.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데 이어 레반도프스키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2골에 관여한 뮐러는 셀틱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며 3-0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안첼로티 감독 체제에서 뮐러는 주로 측면에 머물렀으나 하인케스 감독 하에서 자유를 얻은 뮐러는 연신 위협적인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

코망의 활약상도 눈여겨볼만 하다. 코망은 안첼로티 감독 하에서 움직임은 좋았으나 마무리에서 문제를 노출하면서 계륵 취급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 통산 50번째 출전 경기였던 프라이부르크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린 데 이어 셀틱전에서도 킴미히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안첼로티와 임시 감독 윌리 사뇰 하에서 공식 대회 504분을 소화하면서 1골 1도움에 그쳤으나 하인케스 하에서 135분을 소화하는 동안 1골 2도움을 올린 코망이다.

그 외 킴미히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임에도 하인케스 하에서 2경기 연속 골을 넣고 있다. 왼쪽 측면 수비수 다비드 알라바 역시 최근 2경기에서 과거의 역동적인 오버래핑을 재연하고 있다. 훔멜스와 제롬 보아텡도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노병 하인케스, 새 역사 적어나간다

물론 아직 바이에른의 경기력이 하인케스의 영광 시대였던 트레블 우승 당시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건 아니다. 선수들간의 간격을 조금 더 좁힐 필요가 있고, 연계 플레이도 한층 유기적으로 변할 필요가 있다. 최근 2경기 대승은 힘으로 찍어누른 경향이 강했다. 프라이부르크와 셀틱 상대로는 통했을 지 몰라도 파리 생제르맹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선 문제를 노출할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이제 하인케스가 바이에른 지휘봉을 잡고 막 10일이 되었을 뿐이다. 심지어 중간에 A매치 기간이 있었기에 순수 훈련 일자는 이보다 크게 미달한다. 하인케스는 아직 뮌헨에 집을 구하지 않은 채 호텔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아침 7시 15분부터 밤 8시 30분까지 바이에른 훈련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와인과 휴식을 즐기던 안첼로티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하인케스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격언이 사실이라면 하인케스도 성공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 하인케스는 만 72세의 나이에 바이에른 지휘봉을 잡으면서 구단 역대 최고령 감독이자 현역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에 해당하는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최고령 감독에 올랐다. 게다가 셀틱전을 통해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고령 감독으로 등극했다. 하인케스의 경기 하나하나, 승리 하나하나가 최고령 기록으로 직결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하지만 하인케스는 여전히 실존해 역사의 한 장 한 장을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사진출처: OPTA
사진출처: OP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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