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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의 超야구수다] 두산의 반격, 진짜 프로는 당하면 반드시 되갚는다.

김정준 입력 2017.10.19. 10:36 수정 2017.10.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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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당하면 반드시 되갚아야 한다.

상대가 장군을 부르면 멍군하고 다시 장군. 당하면 되갚는다. 진짜 프로들이 말하는 승부 세계의 원칙이다. 1차전을 대패한 두산이 2차전 10점차 대승으로 되돌려 갚았다. 1차전에 이어 NC 타선은 또 다시 두산 배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우려했던 투수들이 어렵게 만든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크게 무너지고 말았다.

시작은 불안했다. 두산은 우완 에이스 니퍼트에 이어 좌완 에이스 장원준까지 NC 타자들의 '밀어치기 전략'에 무너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산 타선도 NC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략해 들어갔다. 중심타선 박건우와 김재환이 각각 1점 홈런과 3점 홈런 2개, 그리고 에반스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최주환의 만루홈런 까지. 두산은 홈런으로만 11점을 뽑아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의 NC 탈출기. 이에는 이. 눈에 눈. 상대가 치면 우리도 친다.

경기는 NC가 줄곧 흐름을  잡고 있었지만 그 흐름이 급하게 바뀐 것은 6회말 공격. 선두타자 4번 김재환에게  4회부터 올라온 이민호를 내리고 좌완 구창모를 올리면서부터다. 1차전의 인상 깊은 투구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1차전과는 달랐다. 2점 리드를 지켜야 된다는 강박과 6회초 공격에서 1루 주자 김태군의 상황을 읽지 못한 주루플레이가 모창민의 병살타로 연결되는 안 좋은 흐름까지. 부담감이 배로 커진 구창모는 김재환, 오재일에게 연속 볼 넷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온다.

무사1-2루. 다음 투수 맨쉽이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첫 타자 양의지에게 0B-2S의 유리함을 살리지 못하고 결국 다시 볼 넷을 허용하고 만다. 결국 무사 만루, 타석에 들어선 최주환은 1B-0S에서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에 좌월 만루 홈런. 4-6으로 지고 있던 점수를 8-6으로 한방에 역전 시킨다. 계속된 2사1-2루 4번타자 김재환이 NC 원종현으로 부터 경기의 2번째 3점 홈런을 쳐내면서 6회말에만 8득점. NC에게 쫓기는 긴 악몽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다.

잘 나가던 NC의 흐름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3회말 2사후 부터.

모든 것이 생각보다 잘 풀렸던  NC의 흐름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3회말 2사후부터였다. 여기서부터 1차전과는 다르게 경기 상황과 투수 교체 타이밍의 엇박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3-1, 2점을 리드한  2회말 선두타자 오재일의 우전안타가 나오자 NC 벤치는 선발 이재학 교체에 대한 첫 번째 준비 움직임을 보였지만 3회초 타선이 1득점을 추가. 4-1이 되자 3회말도 역시 이재학에게 그대로 마운드를 맡긴다. 

그런데 그대로 넘어갈 것 같던 3회말 2사후 두산의 저력이 발휘됐고 경기의 흐름이 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NC 타선이 두산 니퍼트와 장원준을 괴롭혔듯이 두산 타선도 끈질김을 보이며 서서히 안정되어 가던 NC 선발 이재학을 다시 흔들었다.

류지혁이 3B-2S까지 끌고 가며 중전안타. 3번 박건우는 2S이후 밀어지기로 행운의 우전안타. 2사후 였지만  4번 김재환에게 주자 1-3루 빅 찬스의 장면을 만들어 주었다.  흔들린 NC 이재학을 향해 NC 벤치는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김재환과 상대성(정규시즌 6-0, 이재학의 체인지업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을 평가, 교체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투수 이재학과 포수 김태군은 두고두고 후회할, 절대 해서는 안 될 큰 실수를 범하고 만다. 결과적으로는 6회말 최주환의 만루 홈런이 나오고 8실점하면서 승패가 갈렸다. 그러나 두산의 기세가 살아나고 반대로 NC가 쫓기는 흐름이 된데에는 바로 이 장면에서 나온 NC 배터리의 실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두산의 4번타자 김재환의 기세를 살려준 NC 포수 김태군의 치명적인 실수

2사후 김재환의 동점 3점 홈런 NC로서는 최악의 결과. 여기서 포수 김태군은 먼저 경기의 상황과 흐름을 읽지 못했다. 타자의 컨디션과 특징(특히 장타존)을 간과했고 투수의 특징과 심리도 다스리지 못했다.  

앞서 말했지만 NC의 입장에서 나오지 말아야 할 최악의 상황은 4번 타자 김재환의 장타 즉 동점홈런, 그럼에도 불구하고 NC 배터리는 초구 몸쪽 직구(파울)에 이어서 2구째, 3구째 연속 몸쪽 직구를 들어갔다.  3구 연속이었다. 이미 몸쪽 코스를 의식 시키겠다는 견제의 의미를  넘어선 승부였으나 이재학의 직구의 구위와 제구력으론 무리수였다. 초구의 찬스를 놓친 김재환에게 다시 한번 찬스를 준 셈이 됐다. 

이는 포수 김태군이 앞선 와일드카드나 준 플레이오프에서도 경기의 상황과 흐름보다는 타자와의 승부에 집착, 무리하게 승부를 들어가던 리드 패턴의 반복이었다. 이번에도 타자를 잡아 1점도 주지않겠다는 욕심이 앞섰다. 포수의 욕심은 시야를 좁게 만들었고 승부가 급해졌다.  

1차전 4회말 무사1루 김재환과의 승부에서 장현식(2B-2S, 2구 연속 몸쪽 직구에 우선상 2루타. 구속 150km였지만 김재환이 자신의 스윙을 다해 맞아 나간 정타였다. 몸쪽 공에 반응이 빠르고 파울이 되지 않았다. 김재환이 가장 좋을 때다. 연속적인 몸쪽 승부는 피해야 한다.)이 당했던 실패를 기억하지 못하고 다시 되풀이 했다.   

게다가 볼카운트 0B-1S에서 이재학이 던진 2번째 몸쪽 직구는 김재환의 몸에 맞을 뻔 한 깊은 코스로 들어갔다. 먼저 이재학은 공 한 두 개를 넣고 빼고 조정할 수 있을 만큼 직구의 제구력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다. 투수가 타자의 몸에 맞추지 않기 위해 조금 안 쪽으로 타켓을 조정하는 순간, 이재학의 140km가 넘지 않는 몸쪽 직구는 현재 김재환에게 장타를 맞을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공이 됐다.

반대로 몸쪽 공에 1구째 파울, 2구째 뒤로 물러나며 공을 피한 타자는 무의식중 중심이 뒷꿈치에 쏠렸다.  이재학의 3번째 몸쪽 공에 뒷꿈치에 중심이 실린 김재환의 몸과 스윙이 반사적으로 반응했고 팽이처럼 회전했다.

분명히 두산 김재환이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잘 쳐냈다라고 평가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NC의 입장에서 모든 과정을 되짚어본다면 김재환의 홈런은 나올 법한 홈런이 나온 것이 된다. NC 벤치의 계산이 모두 어긋나 버린 치명적인 실수였다. (6회말 최주환의 만루홈런도 마찬가지. 타자의 생각과 움직임에 그대로 맞춰졌다는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포수 김태군은 맨쉽과 함께 교체된다.) 

1차전과 2차전 NC 타선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진 두산 포수 양의지. 그 해답은 팀 타선이 풀어줬다.

두산의 공격력이 가장 무서울 때는 4번 타자 김재환의 장타력이 살아 있을 때다. 오늘 김재환은 2개의 3점 홈런을 쳐냈다. 2개의 홈런 모두 엄청난 기세를 동반했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의 결장으로 팀 수비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두산, 거기에 실책 다음 실점이라는 투수와 수비수들 간에 서로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는 아주 안 좋은 패턴까지 계속되고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나쁜 흐름과 패턴이 4번 타자의 강력한 홈런으로 전부 상쇄가 됐다.

1차전과 2차전 초반, NC의 예상치 못했던 압박은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당황하게 했고 쫓기게 했다. 그러나 두산은 비틀거렸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상대가 치면 우리도 친다.  바로 이것이 진짜 두산의 힘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불리했던 전세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냈다.

야구는 상대보다 득점이 1점이 많거나, 실점이 1점 적으면 승리한다. 이제 두산 포수 양의지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혔던 NC 타선의 대한 대응책은 아마도 상대보다 1점을 더 내는 두산의 막강한 공격력에서 그 답을 충분히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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