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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의 하프타임] 손흥민은 몸 조차 제대로 풀지 못했다

조회수 2017. 10. 18. 15: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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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축구팬들의 마음
무너지는 기대감
딱 4분.. 그의 꿈을 위해 주어진 시간
그가 갖는 아쉬움과 미안함
너무 아쉬워요..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기대했습니다. 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선수였고, 스타일도 닮고 싶었던 선수였습니다. 그 선수와 나란히 그라운드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흥분됐습니다. 오늘 경기를 대하는 손흥민 선수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호날두와의 대결이 온전히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손흥민 선수


무너지는 기대감과 아쉬움

손흥민 선수만큼은 아니겠지만 저 역시 큰 기대를 가지고 경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기대는 선발명단을 보면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으로는 ‘후반에 나오겠지.. 손날두가 나올 때 호날두가 교체되서 들어가지만 말았으면…’ 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기대가 남아 있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됐고 의외로 토트넘의 경기력이 좋았습니다. 국내 팬 뿐만 아니라 일부 토트넘 팬들까지도 의문을 품었던 요렌테와 케인의 조합 역시 나쁘지 않았죠. 경기는 박진감 넘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눈은 자꾸 조끼를 입고 사이드라인 밖에서 몸을 푸는 손흥민 선수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사이드라인 밖에서 몸을 풀면서도 그라운드안에서 뛰고 있는 호날두의 모습을 지켜보는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얼마나 뛰고 싶을까? 늘 그렇겠지만 오늘은 더 간절히 뛰고 싶을텐데… 얼마나 호날두와 뛰고 싶었으면 눈을 떼지를 못하는구나’라는 생각도…


그라운드 밖에서 손흥민을 응원하다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에는 유독 한국팬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경기 전에 경기장에서 만난 하태혁씨는 “경기 후에 손흥민 선수가 호날두에게 가서 인사를 나누고 유니폼 교환도 할 지, 우상인 호날두 앞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온 어린 중학생팬인 최현우군도 “호날두와 손흥민선수가 함께 경기를 뛰는 모습을 본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해요. 오늘 호날두 앞에서 손흥민선수가 잘 할거 같아요.”라며 오늘 이 곳에서 두 사람을 볼 수 있을거라는 행복한 기대로 들떠 있는 듯 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축구 팬들도 그런 기대가 있기에 이른 새벽에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이 경기를 볼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손날두와 호날두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를 안고 온 하태혁씨와 동료들

국내 팬들 뿐만 아니라 일부 토트넘의 팬들도 SNS에 “시소코와 요렌테? 손흥민 대신에 요렌테가 선발출전한다고 그리고 시소코가 정말로?” “왜 손흥민 대신 요렌테를 쓴지 모르겠다.” 등 출전명단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고, “손흥민은 벤치에 있기 아까우니까 아스널 보내자” "포체티노, 손흥민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벌을 받을 자격이 없어"라는 등 어이없다는 표현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저 뿐 아니라 대부분의 토트넘팬들과 기자들도 당황스럽고 이해가 안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선발 명단 발표 후 일부 토트넘 팬들의 SNS반응


딱 4분… 그의 꿈을 위해 주어진 시간

시간은 경기종료를 향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포체티노 감독은 더 이상 교체할 의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그토록 염원했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그라운드를 밟지도 못하고 돌아갈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시소코선수가 부상을 당했고,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 선수를 교체멤버로 선택했습니다. 남은 시간은 딱 4분. 그토록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대했던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었습니다.

4분이라는 시간을 지켜보면서 경기 후에 ‘과연 우상이었던 호날두와 손흥민 선수가 인사를 나눌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바람마저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경기전에도 그리고 경기후에도 그들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 선수

믹스트존에서 손흥민 선수를 만났습니다. 한국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며 들려온 단어는 “너무 아쉽다” 였습니다. 정말 아쉬워 보였습니다. 그렇게 속상하고 아쉬운 가운데도 기대했던 팬들에게 그 기대에 맞는 상황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의 표정을 보면서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그 순간 그는 유명한 축구선수가 아닌 기대를 이루지 못해 속상해 하는 우리네 동생처럼 느껴졌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니까 힘내!’라는 생각도… 

그렇습니다. 자신이 좋아했고 동경했던 우상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을 것입니다. 기대와 설레는 마음으로 이 날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기대가 허무하게 사라졌습니다. 자신이 말한대로 아쉽고 속상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를 위로해 주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그리고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우상이라고…’

11월 1일 웸블리에서 그의 기대가 이루어지길 응원합니다. 그리고 호날두에게 손날두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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