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찬호의 슛포일러] 우승 가까워진 전북 vs ACL 원하는 서울

정지훈 기자 2017. 10. 13.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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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Spoiler alert! 영화가 개봉하면 너도 나도 스포일러를 피해 다니기 일쑤다. 이제는 영화를 넘어 드라마나 예능까지 어느 누구도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다. 하지만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스포츠에는 착한 스포일러가 필요한 법. 연극인 윤찬호가 전하는 축구 예고편. 진짜 스포일러가 될지 아니면 헛다리만 짚게 될지 지켜봐 주기 바란다. "OO가 범인이다!" [편집자주]

10월 15일 일요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경기가 펼쳐진다.

전북은 현재 승점 65점으로 2위 제주, 3위 울산을 승점 6점 차로 따돌리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우승까지 남은 매직넘버는 9점. 승리를 추가하면 6점이 되고, 제주와 울산이 동시에 패배한다면 3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승점 삭감의 여파도 있었지만, 지난 시즌 전북은 스플릿 라운드에 접어들자마자 3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마감했고 2승 1무 2패라는 성적을 거두며 최종전에서 서울의 역전 우승을 허용한 바 있다.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스플릿의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은 승점 53점으로 5위에 머물러있다. 7월 19일 인천전 승리 이후 12라운드째 5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서울이다. 서울의 목표는 일단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걸린 3위지만, 4위에 오르고 울산의 FA컵 우승을 기원하는 마지막 옵션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5년 연속 ACL 출전 기록을 6년으로 늘리기 위해서 남은 경기에 온 힘을 불어넣어야 하는 서울이다. 서울은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추억이 깃든 그 장소에서 스플릿 라운드를 시작한다.

# 돌아온 김진수의 왼발

33라운드 제주전은 올 시즌 전북의 최대 고비였다. 패배한다면 제주와 승점 동률로 스플릿 라운드를 시작해야 했다. 최근 상대 전적 3연패에 12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던 제주는 예상대로 강력했다. 제주는 전후반 내내 전북을 괴롭혔고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후반 33분 최강희 감독이 교체 카드를 꺼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 직후 부상을 당해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재활에 매진했던 김진수가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아직 경기감각이 완전하지 않은 김진수를 팽팽한 균형 속에 투입하는 것은 의외였지만, 동시 투입된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한 크로스나 스로인을 노린 교체카드로 판단됐다.

도우미 역할을 해줄 것 같았던 김진수는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10여 분간 왼쪽 측면을 휘저으며 예열을 마친 김진수는 후반 42분 자신의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코너킥으로 이어진 다음 상황에서 김진수는 자신의 앞에 떨어진 세컨드 볼을 왼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전북의 승리를 견인했다. 전북은 김진수의 복귀로 공수 양면에 걸쳐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복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북이다.

# 드디어 찾은 황현수의 파트너, 이웅희

서울은 올 시즌 내내 중앙 수비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야 했다. 황현수의 가파른 성장으로 센터백 두 자리 중 한 자리는 든든하게 채웠으나 남은 한자리가 문제였다. 오스마르와 곽태휘는 노련미에 비해 발이 느려 상대의 빠른 역습에 고전했다. 신예 김원균은 중요한 순간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여름에 영입한 칼레드는 특유의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성향 탓에 안정감이 부족했다. 사실상 첫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황현수의 파트너는 기량만큼 경험까지 갖춘 선수여야 했다.

중앙 미드필더 자원이 부상에서 복귀하며 스쿼드의 두께를 더해주는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끼워 맞추지 못한 퍼즐을 드디어 완성한 서울이다. 679일 만에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지난 상주전에서 이웅희는 특유의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무실점 승리를 견인했다. 2015년 김주영의 이적 공백을 충실히 메웠던 이웅희는 이제 노련미까지 갖춘 선수로 성장했다. 상주에서는 부상으로 인해 주전 경쟁에서 뒤처졌지만, 민간인이 되자마자 제 기량을 회복하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동료들과 손발을 더 맞춰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웅희의 활약은 남은 일정에서 서울의 든든한 힘이 될 전망이다.

# 스트라이커들의 골 침묵, 이제는 깨어나야 할 때

전북과 서울은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한 팀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빈곤한 득점력에 시달리고 있다. 전북은 4경기 연속, 서울은 3경기 연속 1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멀티 골이 당연했던 전북은 세 명의 스트라이커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면서 골 감각에 문제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동국이 포항전과 수원전에서 득점포를 터뜨리며 분전하고 있지만, 김신욱과 에두는 각각 6경기와 5경기째 골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공격수의 활약을 골의 유무로만 판단할 수는 없지만,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스트라이커의 골을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 전북은 최근 스리백을 활용하며 약해진 측면의 파괴력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서울의 고민은 더 심각하다. 전남전에서 그림 같은 프리킥을 성공시킨 박주영은 21라운드 제주전에서 기록한 골이 마지막 필드골이다. 7월 한달 동안에만 6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에 나섰던 여름 사나이 데얀은 벌써 8경기 째 골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의 골 침묵이 길어지면서 서울의 상승 곡선도 완만해졌다. 미드필드 조합의 잦은 변경으로 인해 스트라이커에게 공이 쉽게 배달되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라운드 안에서 미리 약속된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스플릿 라운드의 첫 번째 매치다. 이번 라운드를 포함해 K리그 클래식은 앞으로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저마다 목표가 다르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수적이다. 절대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열한 대결을 벌이게 될 두 팀의 대결이 기대된다.

# 예상 선발 라인업

글=윤찬호(창작집단 LAS) 칼럼니스트

사진=윤경식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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