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170km 로켓맨, 이번엔 양키스의 '우승 청부사'될까

강호철 기자 입력 2017.10.13. 03:05

12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

원정팀인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29)은 3―2로 앞선 채 8회초 동료 타자들이 공격에 나서자 서서히 몸을 풀었다.

채프먼이 완벽하게 마무리를 한 양키스는 인디언스를 5대2로 누르고 2패 후 3연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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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 인디언스 꺾고 AL 결승행
채프먼 3경기 나와 2세이브 거둬.. 작년엔 '염소 저주' 컵스 우승 기여
어깨 회전각·양발 간격 큰 것이 불같은 강속구의 비결

12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 원정팀인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29)은 3―2로 앞선 채 8회초 동료 타자들이 공격에 나서자 서서히 몸을 풀었다. 그리곤 평소보다 이른 8회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 투수는 9회 한 이닝을 막는 게 보통이다. 조 지라르디 양키스 감독은 혹시 있을지도 모를 인디언스의 마지막 반격 의지를 꺾기 위해 승리의 보증수표인 채프먼을 일찍 투입했다.

가볍게 몸을 푼 채프먼이 8회 첫 타자 지오반니 어셀라를 상대로 던진 공은 시속 약 159㎞(98.8마일). 공을 던지는 왼쪽 어깨가 달아오르면서 스피드건에 찍힌 숫자가 점점 높아졌다. 그는 이날 32개를 던지며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마쳤고, 8개의 공이 100마일을 넘었다.

팬들을 쿠바 태생으로 미국에 망명한 그를 ‘쿠바 미사일’로 부른다. 채프먼(29)이 상체를 크게 젖히고 역동적으로 투구하는 모습. 그는 12일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160㎞대 강속구로 인디언스 타선을 꽁꽁 묶고 팀 승리를 지켰다. /AP 연합뉴스

채프먼이 완벽하게 마무리를 한 양키스는 인디언스를 5대2로 누르고 2패 후 3연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2012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 3차례 마운드에 올라 5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2세이브를 거둔 채프먼은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2011년 기록한 106마일(170.6㎞)짜리 직구는 지금도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빠른 공으로 남아 있다. 그의 올 시즌 연봉은 1700만달러(약 194억원)다.

서른을 눈앞에 둔 그이지만 볼 스피드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 1~20위 기록의 주인공이 모두 채프먼이다. 올 시즌 최고 구속은 104.3마일(약 168㎞)이며 평균 구속도 99.7마일(약 161㎞)에 이른다. 슬라이더는 어지간한 투수들 직구 스피드를 웃돌아 타자들이 속수무책일 경우가 잦다. 때로 컨트롤이 흔들리는 게 유일한 단점이지만, 한번 영점조준이 되면 '언히터블'이다.

채프먼의 170㎞ 광속구는 역동적 투구 동작에서 나온다. 그가 공을 던지기 위해 어깨를 회전하는 각도는 65도로 메이저리그 평균(40도)을 크게 넘는다. 투구 시 팔을 휘두르는 시간은 0.035초로 전체 평균(0.07~0.09초)의 절반 이하다. 공을 던질 때의 양발 간격은 자신의 키(193㎝)보다 긴 226㎝다. 보통 투수들의 투구시 양발 간격은 신장의 87~90% 정도다.

신시내티 레즈에서 MLB 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2016년 뉴욕 양키스에서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돼 컵스의 108년 만의 우승을 도왔고, 올해 다시 양키스로 돌아왔다. 2009년 통산 27번째 우승 이후 8년 만에 정상 등극을 꿈꾸는 양키스는 올해 정규리그 동안엔 '언더독'(우승 확률이 적은 팀)으로 꼽히다가 가을 들어 힘을 내고 있다. 올 시즌 리그 최강으로 꼽히던 인디언스를 무너뜨린 양키스는 14일부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7전 4선승제 승부를 펼치게 된다. 정규리그 성적은 양키스가 애스트로스에 2승5패로 열세. 그러나 채프먼이 더욱 힘을 내는 가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양키스지는 돌아온 채프먼과 함께 올 시즌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