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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후유증' 지운 이상군 대행, 한화 '정식감독' 될까

케이비리포트 입력 2017.09.2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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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상군 대행 체제에서 달라진 모습 보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

[오마이뉴스 케이비리포트 기자]

 전임감독과는 사뭇 다른 경기 운용으로 호평받는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 [KBO 야매카툰] 28화: 다양한 '아닙니다' 사용법 중)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한화 이글스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있다. 한화는 23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장 10회말 김회성의 끝내기 안타로 8-7로 승리해 8위를 확정지었고 다음날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는 5-0 완승을 거뒀다. 한화의 고춧가루 세례로 인해 KIA는 두산 베어스와 공동 1위로 몰렸다.

시즌 초반인 5월 21일 김성근 감독이 팀을 떠나며 한화는 선장이 없는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당시 한화는 43경기에서 18승 25패 승률 0.419로 9위에 처져 있었다.

하지만 이상군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95경기에서 43승 1무 51패 승률 0.457을 거두고 있다. 8월 이후로는 42경기에서 23승 19패 승률 0.548로 선전하고 있다. 타팀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감독 대행 체제에서 성적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상군 감독 대행은 5월 23일 대전 KIA전부터 한화를 이끌었다. 당시에는 시즌이 한참 남았기에 하루빨리 한화가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6월 중순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시즌 종료 뒤 감독 선임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상군 감독 대행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 9월 24일 현재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9월 24일 현재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지난 6월 말 한화 구단이 베테랑 조인성과 송신영을 방출한 것은 올 시즌 남은 기간의 팀 운영에 대한 방향성을 드러내는 상징적 조치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수 년 간 한화는 지나치게 베테랑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미래를 이끌 유망주의 성장이 지체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상군 감독 대행 체제에서도 부상 선수들은 끊이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는 부상을 반복했다. 주축 타자 중에도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 이성열, 하주석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상이 꼬리를 물었던 이유로 전임 감독 시절 지속된 강훈련으로 인한 누적된 피로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로는 구단의 부상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상군 감독 대행은 전임 감독과는 차별화되는 운영을 선택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기용하며 부상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충분한 재활 기간을 보장했다.

 한화 김재영과 오선진
ⓒ 한화 이글스
그 사이 투타에서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이나 유망주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사이드암 김재영은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와 더불어 3연승을 질주하며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24일 경기에는 선두 KIA 타선을 상대로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5승째를 따내며 리그 선두 경쟁 판도를 흔들었다.

불펜에서는 강승현, 서균, 이충호, 박상원 등 새로운 얼굴이나 영건에 기회를 주고 있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1년 이상 공백이 있었던 김민우가 재활을 마치고 1군에 복귀한 것도 반갑다.

야수진에서도 정범모, 오선진, 정경운, 이동훈, 강상원 등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포수 정범모는 과거 수비 실수가 잦았지만 최근 안정적으로 변화했다는 평가다.

오선진은 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타율 0.308 OPS(출루율 + 장타율) 0.783로 한화의 새로운 테이블세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즌 후 이상군 감독 대행은 대행 꼬리표를 뗄 수 있을까?
ⓒ 한화 이글스
감독 대행은 허울만 좋을 뿐 여러모로 힘겨운 자리다. 시즌 도중에 감독이 물러난 가운데 미래가 불투명한 감독대행이 선수단을 하나로 모으는 동기 부여는 쉽지 않다. 감독 대행의 입장에서는 감독 승격을 염두에 둔다면 혹사를 해서라도 성적을 내고 싶은 의욕에 사로잡힐 수 있다.

하지만 이상군 감독 대행은 주전력의 연쇄 이탈 속에서도 선수들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전임 감독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희망을 보였다.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가용 전력도 변변히 운용하지 못하며 질타를 받고 있는 일부 감독들의 부진이 겹쳐져 이상군 감독 대행의 최근 성과가 더욱 돋보이는 상황이다.

3년 전 현대 야구의 흐름을 거스르는 퇴행적 선택을 했던 한화 구단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내부인사 이상군 감독 대행을 시즌 후 정식 감독으로 선임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한화 이상군 대행, '가을잔치'와 '리빌딩' 기로에 서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덧붙이는 글 | (글: 이용선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야구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