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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의 超야구수다] 현재 1위 KIA, 아직도 승부는 KIA 하기 나름

조회수 2017. 9. 24. 15: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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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특별해져야 하지만 사실 특별함은 따로 없다
늘 하던 대로 하는 평상심이 바로 특별함이다

특별했던 경기, 2017시즌 마지막 운명적 만남에 두 팀의 감독은 격을 맞췄다. 두산은 장원준을, 그리고KIA는 헥터를 선발투수로 냈다. 두 투수 모두 양 팀에 있어 스페셜리스트다.

그냥 그대로. 더 이상의 특별함이 필요 없는 두 투수였지만 팀 사정상 보다 더 특별해야 했던 KIA 헥터가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다. 초반부터 온 힘으로 승부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결국 6이닝 7안타 5실점 2피홈런 패전 투수가 된다. 평소와 다름없이 힘을 뺀 장원준에게 평소보다 힘을 더 넣은 헥터의 완패였다.

위기에서 더 힘을 뺀 장원준과 양의지
KIA의 중심 최형우를 잡아냈다



먼저 위기를 맞은 것은 두산 장원준이었다. 1회말 시작과 함께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초구 안타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 안치홍을 잡았지만 3번 김주찬이 4구를 골라냈다. 타자가 정말 잘 골랐다.

1사 주자1-2루 그리고 타석에는 4번타자 최형우, KIA가 그리는 가장 바람직한 장면. 하지만 결과는 2루수 땅볼 병살타. 최근 몸과 타격 컨디션이 안 좋은 4번 타자 최형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현실이 됐고 선발 헥터의 힘은 오늘보다 더 특별해져야 하는 순간이 된다.

부진에 빠진 많은 타자들이 대개 그렇듯 최근 최형우는 공을 자신의 힛팅 존까지 기다리지 못한다. 찰나의 차이지만 공이 오기 전 스윙이 먼저 시작한다. 자신에게서 도망가는 공에 대해 배트를 멈추지 못하거나 스윙이 조금 감겨져 타구는 평소 감각과는 달리 당겨지는 땅볼이 되고 만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두산 포수 양의지의 눈은 최형우의 이러한 부진의 이유를 놓치지 않았다.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위기 상황에서 철저히 파고들어 몸에서 도망가는 공으로만 승부했다.

거기에 투수 장원준은 힘을 빼고 정확하게 던져 넣었다. 상대의 기세를 살려줄 초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더욱이 상대팀 공격의 중심타자 최형우를 잡아냈다. 시즌내 위기를 재미있게 즐겼던 KIA 선수들을 쫓기는 흐름으로 몰고 가기에 충분했다.

사실 장원준의 꾸준함의 비결은 더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그 이상의 힘을 넣지 않는, 즉 무리한 몸의 힘을 쓰지 않는데 있다. 힘을 빼고 최대한 공을 앞으로 가져가 던지는데 온 신경을 집중한다.

오늘처럼 특별했던 경기 그리고 경기의 첫이닝, 누구도 평상심을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원준의 힘을 뺀 투구는 변함이 없었다. 힘을 뺀 결과는 장원준과 양의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루어줬다.

체인지업은 타이밍의 힘을 빼는 것
하지만 힘이 들어간 헥터...



보다 더 특별해져야 했던 헥터가 힘을 빼고 조금씩 평상시의 안정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던 3회초 1사, 9번 허경민의 행운의 우전 안타가 나온다. 1B-2S의 투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몸쪽 속구 승부구에 먹히면서 우익수 김주찬의 앞에 타구가 떨어진다.

먼저 KIA 우익수 수비 위치와 준비가 조금 아쉬웠다. 2S 이후 투수의 공 배합(최소한 포수가 타자가 몸쪽에 붙어 앉는 모습으로)과 투수의 구위(우타자가 헥터의 몸쪽 공을 우익수로 머리 뒤로 넘기는 확률은 거의 없다)에 따라서 준비했더라면 미리 앞으로 이동하거나 첫 발의 움직임이 조금 더 빠르게 미리 움직이지 않았을까 했다.

시즌 내 김주찬의 수비위치가 어느 한 포지션으로 고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움을 인정하지만 그래도 지금부터의 경기는 이런 세밀함으로 승부가 움직이게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한다.

1사1루 민병헌을 맞이한 헥터는 다시 힘이 들어갔다. 두 개의 바깥쪽 속구로 만든 1B-1S, 배터리간의 싸인을 주고 받는 인터벌이 길어졌다. 투수 헥터가 의도하는게 있었다. 모든 운명을 헥터의 힘에 의지해야 했던 경험이 부족한 포수 한승택에게는 투수의 의지를 거스를 수 있는 힘과 여유가 없었다. 따라야 했다.

여기서 헥터의 의도한 선택은 바깥쪽 체인지업이었다. 앞선 두 개의 바깥쪽 속구의 이미지에 타자의 힘이 들어가 있는 점을 이용해 힘을 빼고 모든 타자의 공통 땅볼존인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를 이미지 했다. 여기까지는 역시 에이스 헥터였다.

하지만 체인지업을 던지며 헥터는 장원준처럼 힘을 빼지 못했다. 헥터가 의도한 체인지업의 의미는 힘을 빼서 잡겠다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힘이 더 들어갔다. 몸의 중심이 던지는 방향으로 먼저 도망갔다. 그렇게 던져진  체인지업은 높은 속구의 스피드 오프가 되어버렸다. 가장 안 좋은 상황이 되었고 결과 또한 최악의 경우수가 나왔다.

반면 두산 민병헌은 배트를 짧게 쥐고 앞다리를 열어 타석에서 떨어져 있다.사실 바깥쪽 코스에 부담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민병헌은 자신을 잘 알고 있다. 상대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움직일지 잘 안다는 의미다.

배트를 짧게 쥐고 떨어져서 일정부분 몸쪽 코스를 커버한 다음, 과감하게 파고들어 간다. 리그의 정상급 타자로서 꾸준하게 버텨내는 민병헌의 오래된 전략이다.

마치 함정을 파놓고 기다렸다는 듯 과감하게 홈 플레이트를 향해 들어갔다. 지난NC전(9/20 장현식 상대 홈런) 7회 동점 홈런의 장면도 똑 같았다. KIA 가 경기전 최근 두산 경기에 대한 학습의 효과가 있었다면 좀 더 신중하거나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이에 더해 4회초 선두타자 오재일을 삼진 처리후 양의지에게 볼카운트2B-2S허용한 홈런은 같은 맥락에서 더욱 아쉬웠다. 민병헌에게 허용한 홈런은 배터리의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양의지에게 허용한 홈런은 최근 바뀐 양의지의 모습(9/19 롯데 김원중 상대 홈런)을 전혀 감안하지 못한 KIA배터리의 확실한 볼 배합 미스였다.

경기를 지켜보면서 에이스 헥터의 힘에 모든 것을 걸어야만 했던 현재 KIA의 팀 상황이 계속 머릿 속을 맴돌았다. 결과지만 사실 모든 것은 과정의 문제다. 여기까지 끌려온 과정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포수도 아니 어쩌면 그 누구도 지금은 그의 힘을 믿을 뿐 특별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보다 더 특별해 져야 했던 헥터가 힘을 더 넣었고 결국은 그것이 화의 발단이 됐다. 재밌게 즐기겠다는 김기태감독의 경기전 인터뷰가 있었지만 헥터는 경기를 재밌게 즐길 수 없었다.

부쩍 힘이 들어간 상대와 상황을 놓고
힘을 빼고 즐길 줄 아는 두산 김태형 감독



4회초 양의지의 홈런은 김태형 감독에게 속된 말로 경기를 가지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3-0으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 민병헌이 4구를 골라냈다. KIA배터리가 전 타석 홈런을 만들어 낸 민병헌에게 코스와 구위에 힘을 뺄 수 없었다.

무사1루, 두산에게 상황의 흐름은 추가 1점을 강력히 요구하는 분위기였다. 타석에는 류지혁 그리고 다음 타자들은 헥터 킬러 박건우와 4번타자 김재환이었다.

시즌 중 좀처럼 번트를 대지 않는 김태형 감독도 최근에는 스퀴즈 번트가 이슈가 되기도 했을 정도로 경기 상황에 개입하고 있었다. 상황을 이루는 많은 요소가 타석에 들어선 류지혁이 희생번트를 할 것이다라고 가르키고 있었다.

3루 코치에게 싸인을 받고 타석에 들어선 류지혁은 먼저 번트의 모션을 잠시 취했다. 다시 강공의 자세로 바꾼다. KIA 벤치와 헥터는 상황의 교본대로 1루 주자에게 견제를 한다. 다시 들어선 류지혁은 앞서 했던 행동을 반복한다.

보통 각 팀에는 번트가 자주 나오는 타자들이 있고 상대는 그 선수들의 번트 습관을 미리 파악한다. 류지혁은 두가지 습관이 있었다고 기억 한다. 강공 타격자세에서 투수가 투구와 동시에 급하게 번트 모션으로 나오는 것 (사실 기습번트의 개념도 강하고 안정감이 떨어졌다)과 투구 이전 미리 번트 동작으로 나와 있는 것이다.

대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상황의 급박함과 투수의 구위에 따라 구분해 사용하는데 오늘 같이 순간 번트의 모습을 미리 보였다가 투구 이전 강공의 모습으로 다시 전환한 것은 처음이었다. 

헥터의 초구가 류지혁을 향해 던져지는 순간 1루주자 민병헌은 스타트를 끊었고 류지혁은 치고 달리는 작전시 취해야 하는 타자의 기본대로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유격수 김선빈의 방향으로 타구를 보낸다.

힘이 잔뜩 들어가 경기를 보는 시야가 좁아져 있는 상대 그리고 상황을 한 발 빠져서 판을 보고 있던 두산 김태형 감독이 멋지게 뚫고 지나갔다. 무사 주자1-3루가 된다. 그리고 상황을 클린하게 쓸어 담는 역할인 박건우와 김재환의 이어진 우전 안타로 가볍게2점의 추가점을 얻어낸다.

상황을 잠시 돌아가 본다, 류지혁의 치고 달리기 강공책으로 주자1-3루가 된 후, 강석천 타격 코치를 불러 뭔가를 이야기하는 김태형 감독의 모습은 류지혁이 타석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뭔가 어색함을 느꼈던 것은 아닌가 추측하게 한다.

이것은 만약 KIA벤치나 배터리 그리고 김선빈과 안치홍이 여유가 있었다면 평상시 보였던 상대 벤치나 타자와 뭔가 다름을 작전을 낸 김태형 감독처럼 충분히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좀더 들어가면 앞서 말한 타자의 번트 습관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었다면, 좀 더 상황을 신중하게 대해서 상대를 압박했더라면, 어색함으로 표현된 알 수 없지만 짐작할 수 있는 상대의 움직임을 사전에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결국 10.5게임차가 0.5게임차 까지 줄었지만
그래도 승부는 아직 KIA가 하기 나름이다



6월 10.5게임 차였던 게임차가 이제 0.5게임차가 줄어들었다. 더욱이 최근 KIA 상황은 모두에게 느껴질 만큼 최악의 상태에 가깝다. 도저히 힘을 뺄 수가 없는 특별한 상황이 계속 된다. 더불어 상황을 바라보는 시야도 좁아졌다. 벤치가 쫓기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선수들도 당연히 방향을 잃고 쫓기게 된다.

세상이 무너질 듯 밀려오는 상황이 뭔가 특별해 져야 할 것 같지만 사실 특별함은 따로 없다. 늘 하던 대로 하는 평상심이 바로 특별함이다. 비록 승리를 가져간 상대지만 꾸준함의 대명사인 두산 장원준의 투구모습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상황이 어렵지만 위기에 빠진 KIA에 지금 필요한 답일수 있다. 원래 2위에 0.5게임차만 앞서도 이긴다. 아직1위는KIA타이거즈다. 그리고 마지막 결과는 이제부터 KIA가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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