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KIA에게 한국시리즈는 오히려 비극이다

김성태 기자 입력 2017. 9. 22. 21:35 수정 2017. 9. 2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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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졌다.

시즌 들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졌다.

KIA는 22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헥터의 6이닝 5실점 난조와 팀 타선의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0-6으로 패했다.

1위 KIA와 2위 두산의 승차는 이제 0.5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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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KIA가 졌다. 시즌 들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졌다. 팀 불펜진이 약한 것처럼 올해의 KIA도 마지막이 불안하다.

KIA는 22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헥터의 6이닝 5실점 난조와 팀 타선의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0-6으로 패했다. 1위 KIA와 2위 두산의 승차는 이제 0.5경기가 됐다.

쫓아가는 두산보다 쫓기는 KIA가 더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날 김기태 감독은 나름 승부수를 걸었다. 테이블 세터진에 김선빈-안치홍 콤비를 투입, 초반부터 기선제압에 나서려 했다.

하지만 두 선수가 이날 쳐낸 안타는 딱 1개다. 이미 여기서 승부수가 실패로 돌아갔다. 중심타선에 있는 최형우, 나지완도 무안타였다. 타선 자체가 이날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선발도 팀이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18승의 헥터를 내보냈다. 2회까지는 잘 버텼다. 힘을 팍팍 주며 잘 던졌는데, 3회부터 페이스를 조절하려다가 된통 얻어맞았다.

공 자체가 높게 들어가면서 민병헌에게 2점 홈런을 내줬다. 여기서부터 서서히 꼬이더니 0-2에서 4회 양의지에게 또 한 방을 내줬다.

0-3으로 뒤지고 있던 5회에도 민병헌을 내보내더니 박건우에게 장타를 허용하며 실점 했고, 4번 김재환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5점째를 허용했다. 그렇게 0-5로 계속 끌려갔다. 그리고 7회에 서동욱이 공을 놓친 사이, 추가로 실점하며 0-6이 완성됐다.

반면, KIA 타선은 7회까지 상대 장원준에게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덕아웃으로 돌아가기만 했다. 리그 1위 팀의 타격이 맞나 싶을 정도로 힘이 쏙 빠져 있었다.

KIA는 반격이 필요했다. 무기력하게 패할 순 없었다. 그리고 8회말이 됐다. 두산은 이용찬이 나왔다. 선두타자 최원준이 장타를 쳐내며 무사 2루를 만들었다. 이어 나온 김선빈이 볼넷을 얻어냈다.

그리고 2번 안치홍이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이 공이 중견수 앞으로 왔다. 상대 조수행이 죽을 힘을 다해 달려와 공을 잡더니 2루를 보자마자 번개 같이 송구했다.

타구가 높이 떠서 잡힐 수 있는 상황임에도 2루에 있던 최원준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고, 뒤늦게 귀루를 했지만 이미 공은 2루수 오재원의 글러브 속에 있었다.

무사 1, 2루가 순식간에 2사 1루가 됐다. 혹시라도 KIA의 대역전극을 기대했던 이들은 여기서 맥이 탁 풀렸다. 보는 이도 그런데, 선수들은 오죽 했을까? 덕아웃 분위기가 그대로 쳐졌다.

물론 8회말에 득점은 없었다. 9회말에서도 KIA는 여전히 무기력 했다. 그렇게 졌다.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 자체가 정말 좋지 못했다. 누가 봐도 1위 팀의 경기력은 아니었다.

최원준의 본헤드 플레이가 현재의 KIA를 말해준다. 급하다. 추격을 당하니 도망은 가야 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몸만 앞서다가 중요한 순간에 어이 없이 증발한다.

아직 0.5경기 차로 앞서고 있으니 1위는 맞다. 잔여 경기도 두산보다 3경기가 더 많으니 여전히 유리한 것도 맞다. 하지만 리그 우승을 해도 지금의 KIA에겐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만만한 1위 팀, 특히나 1위 순위 다툼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다는 것 자체가 올해 KIA의 행보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증명하고 있다.

열심히 농사 짓고 막판 추수 시기에 수확을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 헥터를 내고도 영봉패를 당했다는 것은 분명 KIA가 돌이켜 봐야 할 부분이다.

최종 목적지는 리그 우승이 아니라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지금의 KIA라면 한국시리즈를 가는 것은 오히려 더 슬픈 비극이 될 가능성도 있다.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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