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구윤경의 포토카툰] 제주의 거침없는 질주, 답은 벤치에 있다

구윤경 입력 2017.09.22. 12:01 수정 2017.09.22. 17:48

제주 유나이티드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10경기 연속 무패(8승2무) 행진을 이어갔다.

제주의 경기를 애정있게 지켜봤다면 그들의 끈끈함이 어느 정도인지 이미 느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해답을 찾기위해 다시 제주의 벤치를 살펴본다.

한때 리그 6위까지 떨어졌던 제주가 1위 전북을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었던 이유를 신뢰와 믿음이 가득한 제주 벤치가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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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며 10경기 연속 무패(8승2무) 행진을 이어갔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와 함께 1위 전북과의 거리가 승점 3점차로 줄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아쉽게 탈락하면서 한동안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이제 그때의 아쉬움은 미련없이 지운 것 같다.  

요즘 제주는 개막 때보다도 더 생기가 넘친다. 그들의 이유있는 질주의 답을 벤치에서 찾아본다. 

9월20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10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간 제주유나이티드 선수단이 경기종료 후 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주의 벤치는 그라운드보다 뜨겁다

한 팀이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전술도 좋아야 하고 그것을 발휘해 줄 선수 개개인의 능력도 따라줘야 하며 따로 놀지 않고 하나로 뭉치는 팀워크도 중요하다. 앞선 두 조건들도 분명 뛰어나지만, 제주의 상승세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마도 팀워크를 첫손에 꼽아야 할 것 같다. 제주의 경기를 애정있게 지켜봤다면 그들의 끈끈함이 어느 정도인지 이미 느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전반 9분 알렉스의 행운의 골이 들어가는 순간 벤치에 있던 제주 교체멤버가 모두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기뻐하고 있다.  
동료들에게 달려와 세리머니를 펼치는 알렉스

첫 번째 골의 주인공 알렉스에 이어 결승골 주인공 윤빛가람 역시 골을 터트린 후 동료들을 찾았다.

후반 5분 골을 터트린 윤빛가람이 동료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라운드 한켠에서 몸을 풀고 있던 교체 멤버들과 기쁨을 만끽하는 윤빛가람

비단 이번 경기 뿐만 아니라 올 시즌 많은 경기에서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5월3일, 전북 원정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마르셀로가 벤치로 달려가 동료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5월24일, ACL 16강 1차전 우라와 레즈와의 경기에서 진성욱이 골을 터트리자 누구보다 기뻐하는 황일수와 이창민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라운드 밖에서 경기를 본다는 것이 선수에게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제주에서 주전경쟁은 어디까지나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였다. 휘슬이 울리면 그때부터 모든 선수가 한마음으로 함께 뛴다. 워낙 열성적이라 어떨 때는 그라운드보다 벤치가 더 뜨거울 정도다.

경기가 중단될 때는 막간을 이용해 부심에게 어필까지 하며 팬들의 답답한 마음을 속시원하게 긁어준다. 

경기에 대한 집중도가 워낙 높다보니 한 가지 단점도 있다.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팬으로 빙의된다는 것이다.

5월3일, 전북 원정경기 중 그라운드 밖에서 몸을 풀던 제주 선수들  

경쟁의 연속인 프로에서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응원하고, 격려한다는 것. 보는 입장에는 참 훈훈하지만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 한동안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던 전북의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은 당시를 회상하며 "감독님이나 선수들한테 티 내지 않고 혼자 묵묵히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속상하지만 팀에 피해를 주지않기 위해 자신의 감정은 숨겼던 것이다. 기뻐하는 제주 벤치멤버들의 마음 한 켠에도 무거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 바로 팀을 위한 배려다.

팀워크는 배려와 존중에서 비롯된다. 억지로 부추길 수도 없고, 돈으로 살 수도 없다. 그렇다면 이것이 어떻게 제주에 녹아들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을 찾기위해 다시 제주의 벤치를 살펴본다. 그곳에 열정적인 교체멤버 외에 주목할 부분이 또 있다.



#줍고, 또 줍고, 물병 줍는 감독 조성환 

5월3일 전북 원정경기에서 후반 30분 멘디의 네 번째 골이 들어가자 곧바로 잔디 위의 물병을 챙기는 조성환 감독

선수들을 격려하는 조성환 감독만의 방법이다. 대단한 행동은 아니지만 그의 행동은 많은 이들을 변화시켰다. 감독의 움직임에 코칭 스태프가 움직이고, 코칭 스태프의 움직임은 지켜보는 선수들을 움직였다. 

선수들이 벤치로 다가오면 제주 벤치의 스태프는 대부분이 분주해진다. 

솔선수범이 일종의 나비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조성환 감독이 전반전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마그노를 기다려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교체멤버 이찬동이 전반전을 마치고 라커로 향하는 박진포를 격려하고 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선수들의 모습에 고스란히 조성환 감독이 담겨있다.

수원전을 승리로 이끈 조성환 감독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할 수 있다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었다며 선수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때 리그 6위까지 떨어졌던 제주가 1위 전북을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었던 이유를 신뢰와 믿음이 가득한 제주 벤치가 말해주고 있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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