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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모의 Respect] '완벽한 신사' 토트넘이 기억하는 이영표

이성모 입력 2017.09.21. 09:57 수정 2017.09.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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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신사', 이영표보다 더 나은 프로페셔널을 바라기 힘들 것"
손흥민이 토트넘 입단한 후 직접 구단에 연락취하기도.
크리스마스 파티에 '잊지 못할' 복장하고 나타난 비화도.
토트넘 홈페이지에서 소개되고 있는 이영표의 프로필.(출처=토트넘 공식홈페이지) 
“이영표는 한마디로 ‘완벽한 신사’ 같은 선수였다. 그보다 더 나은 프로페셔널을 바라기 힘들 것이다.”
(17년차 토트넘 클럽 저널리스트 폴 마일스)

2015/16시즌 손흥민이 입단한 후로 토트넘은 한국의 축구팬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클럽 중 하나가 됐다. 많은 팬들이 토트넘의 경기를 기다리고, 스타팅 라인업을 기다리고 손흥민의 골 하나하나에 기뻐하고 또 아쉬워한다.

그렇듯 현재의 많은 팬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토트넘이지만, 토트넘은 그 자체로 잉글랜드 축구계에서 훌륭한 역사를 지닌,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에 이미 잉글랜드에서 ‘빅5’(아스널, 토트넘, 맨유, 리버풀, 에버튼) 중 한 팀으로 불리던 팀이었다.

그리고 물론 토트넘은 손흥민 이전에 이미 다른 한국의 레전드가 활약하며 한국 축구팬들과 인연을 쌓았던 팀이기도 하다. 그 주인공, 이영표가 뛰었던 두 팀 토트넘과 도르트문트의 맞대결 현장에서 토트넘 내부직원들이 기억하는 이영표에 대해 들어봤다.

* 이영표 토트넘 커리어

2005년 8월 토트넘 입단.
2005년 9월 10일 리버풀 상대로 한 데뷔전 이후 ‘EPL 이 주의 베스트 11’ 선정.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직후의 시즌)
2005년 10월 맨유 전에서의 활약으로 두 번째 ‘이 주의 베스트 11’ 선정.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첫 시즌 리그 31경기 출전 포함 3시즌 동안 리그 70경기 출전.
모든 대회 통합 93경기 출전(리그 70, 리그컵 6, FA컵 7, 유럽 대회 경기 7경기)

(토트넘에서 클럽 저널리스트로 17년 째 일하고 있는 폴 마일스. '스퍼스 TV'를 통해 매경기 후 포체티노 감독,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주인공이 바로 이 폴 마일스다)

토트넘의 클럽 저널리스트로 ‘스퍼스 TV’(Spurs TV)에서 공개되는 포체티노 감독, 혹은 선수들의 인터뷰를 한 번이라도 본 팬들에게는 낯설지 않을 사진속의 주인공 폴 마일스는 현재 토트넘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 중 가장 오랜 경험을 가진 사람 중 하나다.(17년 차)

이영표가 토트넘에 입단하기 전부터 이미 토트넘에서 일하고 있었던 그는 이영표가 토트넘에 입단한 후 그와 처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사람이기도 하다.

이영표에 대한 기억을 묻자 폴은 다음과 같이 말을 꺼냈다.

"내가 이영표를 처음 만난 것은 2005년, 그가 PSV를 떠나서 토트넘에 입단한 직후였다. 사실 그가 클럽에 온 후로 처음 그와 인터뷰를 한 사람이 나였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는 '완벽한 신사'였다."

"그는 토트넘에서 지내는 동안 단 하나의 문제도 만들지 않았다. 훈련을 할 때도, 클럽의 사회봉사 활동 등에 참가할 때도 그는 완벽한 프로선수였다. 그보다 더 나은 프로페셔널을 바라기가 힘들 것이다."

매경기마다 발행하는 공식 프로그램 안의 내용을 집필하는 클럽 저널리스트 답게 그는 선수로서 이영표의 모습에 대해서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선수로서의 그에 대해 특히 기억나는 경기는, 그의 첫 경기에서 그가 정말 좋은 경기를 하는 걸 보고 '이 주의 선수'에 뽑힐만하다고 생각한 경기가 있었다.(데뷔전이었던 리버풀전을 의미. 실제로 '이 주의 베스트 11'에 선정) 마틴 욜 감독은 이영표를 아주 높게 평가했고, 사실 이영표가 입단한 그 시즌부터 토트넘은 현재의 토트넘처럼 유럽 대회에 도전하는 팀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후에 에코토가 영입한 후로 이영표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뛰게 된 후에도 아무 문제 없이 그 포지션을 소화한 것도 기억이 난다. 그는 양발을 모두 잘 썼기에 왼쪽, 오른쪽 어디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리버풀을 상대로 한 이영표의 데뷔전 당시 경기 모습과 국내보도 모습. 이미지출처 = MBC 
이영표가 토트넘에서 뛰던 시절 토트넘에 미디어팀 '막내'로 합류했던 사이먼. 12년이 지난 현재 그는 미디어팀의 최고참이다.

이영표가 토트넘에서 뛸 당시 토트넙에 합류, 당시에는 미디어팀의 '막내'였던 사이먼 펄스타인은 12년이 지난 현재 미디어팀의 최고참이 됐다. 그는 포체티노 감독의 기자회견에 동행해서 질문을 신청하는 기자들의 순서를 지정해주는 등 진행을 맡는 역할을 맡고 있다. 

“내가 토트넘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영표가 이미 이곳에서 뛰고 있었다. 그의 첫인상은 아주 공손하고 상대를 존중해주는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다."

"이영표는 아주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선수였다. 수비수지만 공격적으로도 재능이 아주 뛰어난 선수였고 팀을 위한 기회를 만드는 것을 즐겼던 선수다. 나는 토트넘 팬들이 기억하는 이영표라는 선수는 아마도 그런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의 모습은 토트넘이라는 클럽의 성격과도 아주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한편, 사이먼은 이영표에 대해 폴과는 또 다른 의외의(?) 일화를 들려줬다. 

"한가지 내가 이영표에 대해 아주 잘 기억하는 장면이 있다.(웃음) 선수들이 재밌는 복장을 입고 모여서 갖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그의 복장이었는데. 나는 보통 크리스마스에 선수들이 입고 오는 복장에 대해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데 유독 이영표의 경우는 아주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는 해리 포터 옷을 입고 왔다.(웃음) 혹시 이영표가 이 글을 보면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 기억은 거의 확실할 거라고 생각한다." 

"또, 손흥민이 토트넘에 입단한 후 이영표가 구단에 연락을 해온 적이 있다. 나도 그와 짧게 연락을 나눴다. 솔직히 그 내용이 모두 기억이 나진 않지만, 손흥민이 입단한 후 직접 구단에 연락을 취해오는 그런 모습이 그의 아주 좋은 면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토트넘 대 도르트문트 전을 앞두고 프로그램을 통해 이영표에 대해 소개한 토트넘. 사진출처=골닷컴

내가 두 사람과 만나 그들의 의견을 물어본 것은 지난주에 있었던 토트넘 대 도르트문트의 맞대결 현장에서였다.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하는, 또 각자의 리그에서 우승경쟁을 벌이는 두 팀에서 이영표가 뛰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도 그가 얼마나 유럽에서 인정받은 선수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였다. 

폴과 사이먼 두 사람의 인터뷰는 미리 준비된 인터뷰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몇가지 공통적인 부분이 있었다. 가장 큰 공통점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이영표가 토트넘 내부 직원들로부터도, 또 그를 기억하는 팬들로부터도 좋은 팀원이자 선수로서 '존중'(이 칼럼의 제목처럼 'Respect')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두 사람이 남긴 코멘트를 각각 하나씩 더 마지막으로 소개하며 이 칼럼을 마무리한다. 

"이영표의 토트넘 선수 시절 마지막 무렵 심봉다가 팀에 합류하면서 그의 출전기회가 제한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후로도 이영표는 늘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폴) 

"나를 비롯해서 당시 토트넘에서 일했던 직원들 모두가 이영표를 잘 기억하고 있고 또 그를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다."(사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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