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 이슈人]류현진의 공개 불만, 알력 다툼의 희생양인가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7. 9. 2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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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몸에 아무 문제없다. 구단 윗분들에게 물어봐 달라." - 12일, 선발 일정이 미뤄지자

“괜찮다. 더 던질 수 있다.” - 18일 등판에서 5회 강판을 지시하자

류현진(LA다저스)이 갈수록 자신의 생각 혹은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좋은 일이다. 한국에서는 참고 인내하는 것이 미덕일지 모르지만 서양 문화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말해야한다.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이런 의견을 피력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예전처럼 류현진에게 상황이 호의적으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전과는 다른 입지와 상황인 것은 류현진의 예전같이 못한 실력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AFPBBNews = News1

▶분명 예전같지 않은 류현진, 하지만 당연하다

올 시즌 생각보다 매우 잘해주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2013, 2014년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다.

2013년은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우) 3.6, 2014년은 3.8이었지만 올해는 1.1에 불과하다. 평균자책점은 3.46으로 예전과 비슷하지만(2013년 3.00 2014년 3.38) 이를 제외하곤 승수(14승, 현재 5승), 이닝 소화력(평균 한시즌 172이닝, 현재 122.1이닝), 이닝당 출루허용(WHIP, 평균 1.19, 현재 1.33)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퇴보했다. 수비무관 평균자책점인 FIP도 2014년 2.62로 엄청났지만 올해는 4.49로 거의 2점대 가까이 올랐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 2경기가 남았지만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란 쉽지 않다.

당연하다. 류현진은 2년전 투수 생명이 달린 어깨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많은 선수들이 재활 과정에서 포기해 은퇴하거나 돌아와도 결코 예전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어깨 수술을 받고 돌아왔는데도 류현진이 이정도로 한다는 것이 놀라운 수준이다.

하지만 프로는 결국 결과로 말한다. 어깨 부상을 당했든 아니든 당장 결과가 좋지 못한다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성적의 문제가 류현진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고 류현진으로서는 예전과 같이 불만 없는 상황을 만들기란 쉽지 않아졌다.

▶보호한다는 명분인가, 알력 다툼의 희생양인가

이런 ‘어깨 부상’이라는 이유가 있다 보니 다저스는 늘 등판 일정이 미뤄지거나 할 경우 ‘류현진의 어깨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댄다. 하지만 어깨를 보호한다는 팀이 어깨 수술을 받은 선수에게 치명적인 불펜행을 요구했었던 것은 모순된다.

류현진의 입지가 예전같지 않은 것에는 뛰어난 경쟁자(클레이튼 커쇼, 다르빗슈 유, 알렉스 우드, 리치 힐, 마에다 켄타)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전과 달리 수뇌부가 바뀌었다는 점도 한몫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앤드루 프리드먼(왼쪽)과 네드 콜레티

실제로 류현진 입단 당시에는 콜레티 단장-돈 매팅리 감독 체재였지만 현재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데이브 로버츠 감독 체재다. 단장역할을 하고 있는 프리드먼 사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들어온 2015년이후 영입된 선수가 잘하는 것이 자신의 공적, 자신의 야구스타일상 긍정적이다.

커쇼와 류현진을 빼고 선발진 전원은 프리드먼 사장 이후 들어온 선수들이다. 분명 마에다 켄타가 평균자책점이 4.21로 좋지 못하지만 기묘하리만큼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데 음모론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커쇼야 어차피 그 어떤 단장이든 구단주가 와도 입지에 변함이 없다고 보면 콜레티 단장이 영입했던 류현진 뿐만 아니라 아드리안 곤잘레스, 야시엘 푸이그 등 한때 팀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변방에 쳐진 선수들의 면면이 공통점을 보인다.

▶메이저리그식 ‘돈 방패’에서도 부족한 류현진

또한 메이저리그에서는 얼마를 받았냐만큼 입지에 중요한 것이 없다. 부진해도 고액 연봉자면 계속 기회가 주어지고 자리를 보전받는다. 잘하는 선수라도 연봉이 적으면 금방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위기에 놓인다.

류현진은 6년 3600만달러의 계약으로 연평균 600만달러 정도를 받는 선수다. 선발진에서 마에다와 우드를 빼고 류현진보다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없다. 우드의 경우 FA가 아닌 아직 조정기간 안에 있는 선수라는 점, 마에다는 온갖 인센티브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류현진은 분명 어느 팀에 가도 그리 적지 않은 연봉을 받는 선수지만 다저스에서는 저액 연봉자로 분류될 수도 있다.

물론 류현진의 6년 3600만달러 계약에는 한화 이글스에게 준 2573만달러의 포스팅 비용도 포함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류현진은 연평균 1000만달러짜리 선수다. 하지만 프리드먼 사장 입장에서는 이미 지불된 포스팅 비용이며 자신과는 상관없는 금액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결국 어깨부상으로 불가피하게 예전같지 않은 실력, 이와 함께 새로운 사장-감독 체재로 알력다툼, 메이저리그 식 ‘돈방패’에도 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삼중고로 류현진은 갈수록 예전보다 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때로는 불만도 공개적으로 토로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AFPBBNews = News1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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