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의 도루 논란, 삼성의 사과가 모든 것을 설명했다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큰 점수 차에서 나온 무관심 도루가 보기 드문 상황을 불러일으켰다.
사건은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발생했다. 두산이 14-1로 앞서고 있던 3회말, 선두타자 박해민이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송구 실책을 빌미로 출루했다. 그리고 이어진 김성훈 타석에서 무관심 도루로 2루를 훔쳤다. 이에 니퍼트는 이례적으로 박해민을 가리키며 불쾌하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경기 후 야구팬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보통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는 팀의 도루는 정서상 용인되지 않는다는 '불문율'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그러나 이번에는 13점 차로 뒤쳐지고 있던 팀이 시도한 도루였고 경기 초반이었다. 리그의 타고투저 성향이 짙어지며 두 자릿수 득점 차도 뒤집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분명 박해민의 도루에 대한 니퍼트의 반응은 지나치게 예민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경기 후 두산 측은 삼성이 먼저 베이스에서 뒤로 빠진 수비, 즉 주자를 묶지 않는 수비를 했고 이에 따라 두산 역시 수비를 뺐다. 도루 수비를 하지 않기로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박해민이 도루를 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삼성의 대처다. 박해민 뿐 아니라 이승엽까지도 두산에 사과의 의미를 전달하며 암묵적 합의를 어긴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불문율'은 이름 그대로 명시되어있지 않은, 암묵적인 합의다.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누구보다 불문율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터다. 박해민의 도루에 대한 니퍼트의 반응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영역이었기에 삼성 측도 사과의 제스처를 취했고,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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