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동섭의 하드아웃] '정확도' 갖춘 SK 타선, 완전체로 거듭난다

이동섭 기자 입력 2017.09.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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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홈런을 합작하고 있는 최정-로맥 듀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l 한 번 터지면 크게 터진다. SK 와이번스 ‘상남자 타선’의 매력이다. SK 타선은 그간 약점으로 꼽힌 '정확도 문제'까지 극복하며, 점점 완전체로 거듭나고 있다.
 
SK 와이번스 '상남자' 타선이 또 일을 냈다.
 
SK는 9월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리그 선두'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18안타를 때려내는 뜨거운 공격력을 자랑하며 15대 10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4경기에서 무려 36점을 기록한 SK는 압도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5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SK 타선은 9월 팀 타율 0.318(9월 14일 기준)을 기록하며, 약점으로 꼽힌 '정확도 문제'도 극복하고 있다. 
 
이날 경기 SK 타선은 7회 말에만 9안타(2홈런)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10점을 몰아쳤다. 대폭발의 시발점엔 정진기의 ‘전력질주'가 있었다. 
 
정진기의 전력 질주가 불러온 나비효과
 
정진기의 전력질주는 7회 말 SK 타선의 대폭발로 이어졌다(사진=엠스플뉴스)
 
5-10 SK가 다섯 점 차로 뒤진 7회 말. SK 타선은 '정교한 타격'으로 4개의 단타를 때려내며 2점을 따라붙었다.  
 
7-10 원아웃 주자 1, 2루 KIA 마운드에 베테랑 사이드암 임창용이 등판하자,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대타 카드를 꺼냈다. 8번 타자 김성현 타석에 정진기를 투입한 것. 정진기는 올 시즌 11홈런을 때려내며 ‘차세대 파워 히터’로 촉망받는 왼손 타자다. 
 
하지만, 정진기는 9월 타율 0.158로 주춤하던 터.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정진기는 “최근 타격감이 썩 좋지 않지만, 모든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었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SK 외야수 정진기(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타석에 들어선 정진기는 임창용을 상대로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윙했다. 공이 방망이에 맞았지만, 파울라인 바깥쪽으로 벗어났다. 2구째 체인지업엔 타이밍을 완전히 놓치며 헛스윙한 정진기다. 임창용이 던진 3구째 144km/h 속구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다.
 
볼 카운트는 원 볼 투스트라이크, 투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임창용이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던졌다. 정진기는 눈앞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변화구에 당황한 듯 서둘러 방망이를 갖다 댔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정진기가 가까스로 맞춘 공은 KIA 2루수 안치홍을 향해 데굴데굴 굴러갔다.
 
병살 위기였다. 2루수 안치홍은 유격수 김선빈에게 사뿐히 공을 던졌다. SK 1루 주자 최승준은 포스아웃 당했다. 김선빈은 1루로 공을 던졌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모두가 ‘당연히 병살타가 될 것’라고 예상하던 찰나, 정진기가 쏜살같이 달려 1루를 먼저 밟은 것이다. 이닝이 그대로 끝날 수도 있었던 상황 정진기의 전력 질주가 SK에 추가 공격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모든 플레이에 최선을 다할 것”이란 약속을 지킨 정진기였다. 이후 SK는 이재원과 노수광이 연속해서 적시타를 때려내며 KIA를 한 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어 타석에 등장한 나주환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정진기의 ‘전력 질주’라는 작은 날갯짓은 점점 ‘허리케인’이란 거대한 폭풍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리그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 정이 타석에 등장했다.
 
‘빵’ 터진 중심 타선, KIA를 무너뜨리다 
 
9월 13일 KIA전에서 2홈런 포함 4안타 7타점 맹타를 휘두른 최 정(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7회 말 2사 만루 SK 최 정이 때려낸 하얀 공이 하늘 높이 반짝이자,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 요동쳤다. 
 
하늘에서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내려다보던 공은 그대로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최 정의 역전 만루 홈런이 터진 것이다. 시즌 45호 홈런이었다.
 
누상에 꽉 차 있던 주자들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최 정까지 홈을 밟으며 SK는 4점을 추가했다. 이 홈런으로 SK가 KIA에 13대 1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랜드슬램을 허용한 KIA 베테랑 불펜투수 임창용은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경기 내내 리드를 잡고 있던 KIA로썬 충격적인 한 방이었다. 
 
9월 10경기에서 9홈런을 때려내는 엄청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SK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SK의 활활 타오르는 공격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4번 타자 정의윤이 교체된 불펜투수 박진태를 상대로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깔끔한 안타를 만들어냈고,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우측 담장을 시원하게 넘기는 투런 홈런을 만들어낸 것. 시즌 28호 홈런이었다.
 
점수는 15대 10, 로맥의 투런포로 확실한 승기를 잡은 SK였다. 박희수, 박정배로 이어지는 SK 불펜진은 5점 차 리드를 무사히 지켜냈고, SK는 ‘리그 선두’ KIA를 무너뜨렸다.
 
이날 경기 44, 44호 홈런을 때려내며 4안타 7타점 맹타를 휘두른 최 정은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SK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장 큰 목표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 다툼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미 있는 역전승이 나와 기쁜 마음이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모든 타자가 끈질긴 승부를 펼친 점이 오늘 승리의 원동력이다”라며 SK 타자들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확도'까지 갖춘 '완전체 타선', 가을야구 향한 막판 스퍼트 
 
9월 14일 기준 SK 타선 주요 기록(자료=스탯티즈).
 
SK ‘상남자 타선’은 가을야구를 향한 막판 스퍼트를 시작했다.
 
9월 팀 타율 0.318(리그 1위)/ OPS(출루율+장타율) 0.957(1위)/ 25홈런(1위)/ 72타점(1위)을 기록(9월 14일 기준)하며,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다.
 
특히 그 간 약점으로 지적되던 '정확성'을 겸비하며 SK 타선은 '완전체'로 거듭나고 있다. 
 
SK 정경배 타격코치는 “최 정, 로맥, 정의윤 등 중심 타선이 살아나면서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목할 만한 건 노수광, 최항 등 젊은 선수들이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는 6월과 7월 초 뜨거운 공격력을 과시하며 리그 3위로 전반기를 마친 바 있다. 그 당시 공격력을 재현하며,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SK다.   
 
과연, SK가 더욱 강력해진 공격력을 바탕으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