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역전쇼' 쏟아지는 프로야구..불펜 수난시대

이석무 2017. 9. 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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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만 역대급 역전패를 두 차례나 당한 선두 KIA 타이거즈.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불쇼’가 시즌 막판 프로야구를 뒤흔들고 있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도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

지난 12일 2위 두산 베어스와 3위 NC 다이노스가 맞붙은 창원 마산구장.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내세우고도 2회까지 8점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초반에 8-0으로 점수가 벌어지면서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것처럼 보였다. 7회가 끝난 시점에서도 NC는 13-8로 앞섰다. NC의 승리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 보였다.

그런데 두산은 8회초에 대거 6점을 뽑으며 전세를 뒤집었다. 거짓말 같은 14-13 대역전승을 거뒀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는 NC의 뒷문이 와르르 무너졌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KIA는 역대급 역전패의 단골손님이다. KIA는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원정경기에서 7회에만 10실점하며 10-15로 패했다.

10-5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7회 우완 김윤동, 좌완 심동섭, 사이드암 임창용, 박진태 등 투수 4명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9안타 10실점 했다. 눈으로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 역전패였다.

KIA는 이미 드라마같은 역전패를 이번 달에 경험했다. 지난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의 원정경기였다.

7-1로 앞서던 KIA가 9회말에 대거 7점을 내주며 7-8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마지막 이닝에서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경기를 내준 것은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었다. 1년에 한 두 번 나올까 말까한 역대급 역전패를 이번 달에만 벌써 2번이나 당했다.

얼 시즌 10개 구단 투수 전체 평균자책점은 4.93(13일 경기까지 마친 시점 기준)다. 반면 각 구단 구원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5.07(선발 4.86)으로 훨씬 높다.

지난해 경우는 구원투수 전체 평균자책점이 5.06으로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 5.17보다 낮았다. 대부분의 경우 짧은 이닝을 전력투구하는 구원투수의 평균자책점이 선발투수보다 낮은게 보통이다.

하지만 올해는 반대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특히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그런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구원투수들이 올시즌 유독 고전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미 과부하가 걸린 구원투수들이 얼마나 더 힘을 내주느냐에 따라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선두 KIA는 1위라는 성적과는 별개로 시즌 내내 불안한 불펜 때문에 속앓이를 심하게 했다. 올시즌 KIA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5.66로 10개 구단 가운데 8위에 머물러있다. 특히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때 구원투수진의 피안타율은 .311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러있다.

5위 싸움을 힘겹게 이어가는 넥센도 구원진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kt와의 홈경기에서 9회초 2아웃까지 2-0으로 앞서다 마무리 투수 김상수가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날렸고 결국 연장전에서 2-3으로 패했다.

넥센은 9월에만 역전패를 5번이나 당했다. 9월달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이 8.01이나 된다. 뒷문이 허약하다보니 초반에 앞서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후반기 블론세이브가 9개로 SK와 더불어 가장 많다.

반면 구원투수들의 활약으로 활짝 웃는 팀도 있다. 대표적인 팀이 롯데다. 롯데는 9월 이후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이 0.93에 불과하다. 29이닝을 던지면서 실점을 단 3점 밖에 주지 않았다. 튼튼한 뒷문을 바탕으로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4위 자리를 사실상 굳혔다.

두산 역시 구원투수들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3.35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다. 특히 9월 이후에는 2.61로 더욱 낮아진다. 뒷문이 단단하다보니 9월에만 가장 많은 4번의 구원승을 따냈다.

많은 야구전문가들이 포스트시즌에서 1위 KIA보다 2위 두산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역시 불펜의 차이가 결정적이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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