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FA컵 준결승 대진확정..각양각색 입담대결

최만식 입력 2017.09.14. 05:50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대진추첨을 마친 뒤 4강 감독과 선수들이 파이팅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17년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울산-목포시청, 부산-수원이 각각 격돌한다.

대한축구협회가 13일 개최한 FA컵 준결승 대진 추첨식에서 이같이 결정됐다. 울산과 목포시청은 오는 27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부산과 수원은 10월 2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결승 티켓을 향한 진검승부를 펼친다.

올해 FA컵 준결승은 K리그 클래식(수원, 울산), 챌린지(부산), 내셔널리그(목포시청)에서 골고루 진출해 흥미를 더하게 됐다.

특히 목포시청은 창단 후 처음으로 준결승에 올라 기적을 꿈꾸고 울산은 준결승 실패 징크스를 깰지 관심을 끈다. 부산과 수원도 2010년 결승전(수원 승) 이후 다시 맞붙게 됐다.

이날 대진 확정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기자회견에서 나타난 각팀 감독, 주장들의 각양각색 출사표다. 겉으로는 화기애애했지만 상대를 향한 신경전과 재치있는 '견제구'가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FA컵 준결승에서 격돌하는 부산 조진호 감독-임상협(왼쪽)과 수원 서정원 감독-염기훈. 최만식 기자

▶"클래식팀 연파기록 쭈욱~" vs "이번에도 중거리슛으로"

부산 조진호 감독은 이날 사령탑 가운데 최연소(44세)다. 올시즌 부산에 취임해 챌린지 리그에서 선두 경남을 거세게 추격중이다. 출사표에서 패기가 넘쳤다. 그는 '클래식 킬러'를 강조했다. "지금까지 포항, 서울, 전남을 꺾고 이제 수원까지 만나게 됐다. 수원은 공격적이고 측면에서 풀어가는 과정이 좋은 팀이다. 그래도 클래식팀 상대로 연승을 이어가겠다." 올해 FA컵에서 유독 부산은 클래식 강호들과 계속 만났지만 잘 헤쳐나왔다. 여기에 부산 주장 임상협이 "준결승에서 클래식팀 만나고 싶었다. 클래식팀 연달아 깨고 올라와서 자신있다. 수원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다"며 감독을 거들었다. 그러자 수원 주장 염기훈이 특유의 입담으로 견제구를 던졌다. "부산의 클래식 상대 연승기록 이번에 끊어주겠다. 나에겐 또 기회가 왔다. 2010년 부산과의 결승전에서 결승골로 우승한 좋은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그때처럼 중거리슛을 시도하겠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세계적으로 FA컵이란 대회는 변수가 많다. 부산이 올해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만큼 방심하지 않겠다"면서 "조나탄이 10월 중순쯤 복귀하는 것은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에 조 감독은 "조나탄이 복귀할 때면 우리에게도 레오가 복귀한다"면서도 "FA컵도 의미있지만 승격이 걸려있는 리그 성적이 더 중요하다. FA컵 준결승까지 1개월 시간이 있는 만큼 리그에 비중을 두겠다"며 슬쩍 연막을 쳤다.

FA컵 준결승에서 만나게 된 울산과 목포시청 감독-선수가 우승컵을 향한 다짐을 보였다. 최만식 기자
▶"이동거리만 문제다" vs "관광만 하고 돌아가세요"

목포시청 김정혁 감독과 울산 주장 김성환이 먼저 익살스럽게 붙었다. 김정혁 감독은 "울산은 너무 멀고 길도 많이 막힌다. 이왕 가는 거 멋지게 다녀오겠다. 거리가 멀다는 것 말고는 별 문제가 없다"며 도전자의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러자 김성환이 "(김정혁)감독님이 거리가 멀다고 말하셨는데, 그만큼 관광만 하고 가시도록 하겠다"고 응수해 폭소를 유발했다. 양팀 감독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김정혁 감독이 "개인적으로 김도훈 감독 좋아한다. 올해 울산에서 초반에 힘들었지만 잘 할 거라 믿었다. 울산이 리그 일정상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도 마찬가지다. 울산이 베스트를 출전시켜주길 바란다. 우리도 베스트를 낼테니 총력전으로 한번 붙어보자"고 했다. 내셔널리그팀이라고 얕보지 말고 정상적인 승부를 펼쳐보자는 의미다. 이에 김도훈 감독은 "김정혁 감독은 상무 시절 함께 지냈던 훌륭한 선배님이다. 목포시청을 잘 이끌어오셨고, 어떻게 준결승까지 올라왔는지 분석도 많이 했다. 홈경기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 긴장하지 않으면 안된다. 홈에서 당연히 베스트 내보내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화답했다. 필승을 다짐하는 표현도 재치가 넘쳤다. 목포시청 선수를 대표한 정훈성은 "내셔널리그와 달리 FA컵은 방송중계도 한다.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최대한 열심히 해서 이기도록 하겠다"고 했고 김도훈 감독은 "울산이 FA컵 준결승 실패 트라우마가 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올해 (울산 감독으로)왔다"며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