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세 없는 우즈벡, 친절해도 너무 친절하다

2017. 9. 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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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안경남 기자] “우즈베키스탄축구협회 측에서 훈련장부터 잔디까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고 있다” 벼랑 끝 승부다. 그 흔한 홈 텃세라도 부릴 법 한데 우즈베키스탄은 너무도 친절하다.

신태용호가 타슈켄트 입성 둘째날인 2일(한국시간) 분요드코르 아카데미 필드에서 첫 훈련을 소화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기성용이 처음으로 팀 훈련에 합류한 가운데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최철순까지 26명이 전원이 현지 적응에 돌입했다. 신태용 감독은 “첫 날부터 푹 쉬었고 선수들 컨디션이 좋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친절한 우즈베키스탄 덕에 모든 게 순조롭다. 타슈켄트 공항 입국부터 현지 대사관 측의 신속한 협조로 선수단은 빠르게 숙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덕분에 대표팀은 1시간 이상 걸린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며 피로를 줄였다.

과거 이란의 경우 한국 선수단의 입국을 최대한 길게 하며 컨디션을 떨어트리는 텃세를 부렸다. 타슈켄트에 사는 한 교민은 “우즈베키스탄이 대표팀도 똑같이 입국하게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너무 쉽게 통과하게 해줬다”며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표팀 숙소도 타슈켄트에서 가장 비싼 초호화 호텔이다.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이 묵고 있는 숙소보다 시설과 환경 면에서 월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호텔에서도 대표팀 조리팀이 만든 한식과 함께 현지식이 제공되고 있다.

숙소의 경우 축구협회가 빠른 현지 답사로 확보한 측면도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의 방해가 없었기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볼 수도 있다.

훈련장도 최적의 위치다. 5년 전 최종예선에선 우즈베키스탄이 매일 다른 훈련장을 제공해 대표팀 이동에 애를 먹은 적이 있다. 한 번은 시 외각에 훈련장을 잡아 이동에만 1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 측에서 경기가 열리는 분요드코르 스타디움 옆의 아카데미 구장에 한국 훈련장을 마련해줬다. 교통 체증도 없어 숙소에서 훈련장까진 1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다.

논란의 됐던 잔디도 서울월드컵경기장보다 좋다. 잔디의 종이 한국과 달라 적응이 필요하지만 움푹 파이거나 말라 있지 않다.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패턴 플레이를 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훈련 첫 날 잔디를 밟은 이근호는 “잔디가 이 정도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친절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축구협회가 훈련장의 잔디를 깎아달라는 요구에도 흔쾌히 응했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이란, 중국과는 완전히 다른 배려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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