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소리 후 구령 붙이던 이동국, 할 것 하는 '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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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파주NFC. 약 3년 만의 대표팀 재승선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선 이동국은 "(파주가)낯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많이 변한 것 같다. 영 새롭다. 내가 빨리 적응해야할 것 같다"는 농담조로 첫 소감을 대신했다.
베테랑답게 수많은 질문에 여유롭게 답했지만 사실 그에게도 편할 것은 없던 자리였다.
코스를 오가는 서른여덟 공격수 이동국의 입에서 구령이 나오자 뒤 따르는 후배들도 그냥 뛸 수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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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1일 오후 파주NFC. 약 3년 만의 대표팀 재승선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선 이동국은 "(파주가)낯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많이 변한 것 같다. 영 새롭다. 내가 빨리 적응해야할 것 같다"는 농담조로 첫 소감을 대신했다.
베테랑답게 수많은 질문에 여유롭게 답했지만 사실 그에게도 편할 것은 없던 자리였다. 때문에 답하기가 곤란했을 질문에 과감한 쓴 소리를 전하던 그의 모습은 꽤나 놀라웠다.
아들 '대박이(이시안)'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에 대한 질문이 날아들고, 차두리 코치와의 호칭 관계 정리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던 중 '밖에서 본 대표팀의 문제는 무엇이었냐'는 제법 진지한 화두가 던져졌다. 이동국 스스로도 "말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말을 아끼진 않았다.
그는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야기한다면, 희생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대표팀이라는 것은 전체가 하나로 움직여야하는데 자신이 돋보이고 싶었던 이들이 있었던 것 같다"는 직언을 던졌다. 이어 "바뀌어야한다. 자기가 돋보이는 것보다 옆에 있는 사람이 돋보이게 뛴다면 누구를 만나도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분명 조심스러웠을 질문이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입장에서 굳이 싫은 소리를 전하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가뜩이나 '베테랑' '맏형' 등의 단어가 나오고 있는 와중 후배들과 거리감만 키울 수 있는 발언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동국은 거침없이 담고 있던 생각을 전했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신태용 감독은 "정말 이동국이 그런 말을 했다면, 감독으로서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최고참부터 희생하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다면 진정한 '원팀'이 될 수 있다"며 흡족함을 전했다.
감독도 말했듯, 자신이 솔선수범할 각오가 없으면 내뱉기 힘든 이야기였다. 권위의식으로 후배들을 찍어 누를 생각이었다면 반발만 키울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말 뒤로 행동이 동반되어야하는데, 첫 훈련에서 보여줬다.
대표팀이 처음 모이면 으레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러닝이나 보조도구를 사용한 기본 훈련 때 파이팅을 외치게 마련이다. 한번 해보자는 의미인데, 아무래도 후배들이 그 소리통 역할을 맡은 경우가 많다. 신태용호 1기에서도 후배들의 목소리는 들렸다. 그리고 팀의 '왕고' 이동국도 불필요한 무게감을 버리고 함께 소리를 질렀다.
코스를 오가는 서른여덟 공격수 이동국의 입에서 구령이 나오자 뒤 따르는 후배들도 그냥 뛸 수만은 없었다. 이동국이 함께 공 빼앗기 게임에 참가한 김남일 코치를 타박하자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베테랑 선수들을 잘 활용(?)하는 것에 능한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팀 분위기를 만드는데 있어 고참들의 몫이 아주 중요하다. 나이 든 아저씨들이 어찌 하느냐에 따라 후배들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면서 "코치들이 일일이 떠드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뜻을 전한 적 있다.
어려운 길을 가야하는 신태용호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분위기'다. 너무 가라앉아 있어도 곤란하고 지나치게 떠 있어도 문제가 있다. 적절한 수위 조절이 필요한데, 그 높이를 A매치 103회에 빛나는 '라이언킹' 이동국이 조절해주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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