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무실점' 류현진이 디트로이트전에서 증명한 3가지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입력 2017. 8. 2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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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1·LA 다저스)이 무실점 호투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여러가지를 얻은 경기였다.

류현진은 20일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원정 인터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3회 위기 때 투구수가 늘었고 5회가 끝났을 때 투구수가 89개가 되면서 예상보다 일찍 강판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0-0이던 6회부터 로스 스트리플링을 류현진 대신 마운드에 올렸다.

다저스 타선은 7회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적시타, 8회 저스틴 터너의 적시타에 이어 9회 야스마니 그랜달의 쐐기 1점홈런이 터지면서 3-0으로 이기고 6연승을 이어갔다.

류현진이 20일 디트로이트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9명 모두 오른손으로 채운 디트로이트를 맞아 허를 찌르는 투구로 무실점, 삼진 4개를 잡아냈다. | 게티이미지 코리아

■영리한 피칭-적응력 증명 류현진은 이날 경기 초반 속구 구속이 조금 떨어진 채 시작했다. 제구도 흔들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류현진은 경기를 마친 뒤 “제구가 썩 좋지 않아 투구 수가 많아졌다. 불만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영리한 피칭으로 뚫었다. 위기 때마다 디트로이트 중심타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장기인 체인지업 대신 결정구로 하이 패스트볼과 바깥 쪽으로 돌아들어가는 백도어성 커터를 사용했다. 체인지업을 머릿 속에 그렸던 디트로이트 타자들은 허를 찔렸다. 삼진 4개 중 3개가 어정쩡한 스윙에 당했고, 1개는 아예 손도 못대는 루킹 삼진이었다. 류현진의 영리한 피칭은 포스트시즌 활용도를 높이는 요소다. 치밀한 분석은 물론 의외의 상황이 많이 벌어지는 단기전에서 류현진이 보여준 변화 적응력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어쨌든 무실점-위기관리 증명 디트로이트는 좌투수 상대 팀 OPS(출루율+장타율)가 0.849로 리그 전체 1위인 팀이다. 이날 좌완 류현진을 상대로 9명을 모두 스위치 타자 1명 포함 우타자로 채웠다.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3안타, 4볼넷을 내주며 투구 숫자가 조금 늘어나기는 했지만 위기 돌파 능력이 여전했다. 3회 2사 만루에서 미겔 카브레라를 3구 삼진으로 돌려 세운 것은 이날의 백미였다. 2회 무사 1루 때는 빅터 마르티네스를 병살 처리하며 가뿐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류현진은 “점수를 1점도 주지 않은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최고의 투구는 아니었지만, 5이닝 동안 싸워 맞섰다”면서 “6회에도 올라갈 수 있다고 했던 점이 고무적이었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체력적 안정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다.

■100이닝 돌파-건강 증명 류현진은 이날 5이닝을 더함으로써 시즌 101.2이닝을 소화했다. 2015년 5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 첫 한 시즌 100이닝 이상 투구다. 류현진의 올시즌 기록 4승6패, 평균자책 3.45도 의미있는 기록이지만 무엇보다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류현진은 복귀 가능성이 불명확한 어깨 수술을 받았다. 복귀 과정 중 팔꿈치 괴사 조직 제거 수술을 받기도 했다. 2시즌을 통째로 쉬었고, 올 시즌 역시 풀타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증명했다. 100이닝은 류현진이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증명서’인 셈이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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