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류현진에 대한 오해, "사라진 류현진, 도대체 어디 갔나요?"

조회수 2017. 9. 20. 17: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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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딨어? 또 없네”

경기 시작 10분 전. 다저스 더그아웃은 시끌벅적합니다. 

키케 에르난데스는 벤치 등받이에 거꾸로 매달려 혹은 원숭이 흉내를 내는데, 바나나 달라는 몸부림입니다. ‘랠리 바나나’ 창시자다운 독특한 세레머니죠.  

또 한쪽에선 클레이튼 커쇼가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합니다. 엇박자도 나는 것 같고, 춤이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나름 최선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선수들은 제각기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는, 혹은 흥을 돋우는 세레머니를 합니다. 

류현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파이팅을 외칩니다. 벨린저와는 ‘하이파이브 후, 가슴 치기’를 하고, 저스틴 터너와는 ‘맛있게 먹자 찹찹’, 곤잘레스와는 ‘폭탄 팡!’ 세레머니를 합니다. 이는 선수들끼리 미리 정한 세레머니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라집니다. 더그아웃에서 류현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거죠. 

기사나, 기자가 운영하는 SNS에 가끔 올라오는 질문입니다. 중계 화면에 잡힌 다저스 더그아웃에 류현진이 없다는 것. 그동안은 단순히 “류현진은 어디에 있나요? 류현진은 왜 안 보이죠?” 정도의 간단한 질문이었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며칠 전, 달린 댓글에 생각을 다시 하게 됐습니다.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자주 사라지는 류현진의 모습을 보고, 혹시나 팀보다 자신만 생각하는 모습으로 비칠까 걱정스럽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팬이기에 이런 걱정도 하는 것이겠죠.  

8월 17일. 다저스가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날입니다. 사실 류현진도 함께했습니다. 더 설명할 것도 없이 류현진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푸이그가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날리고, 2루 베이스를 밟자마자 더그아웃을 향해 승리의 제스처를 취했고, 다저스 더그아웃에선 선수들이 뛰어나갔습니다.  

커쇼가 제일 먼저 푸이그에게 안겼고, 테일러가 그 뒤를 함께 했습니다.

류현진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빠르게 뛰어갔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입니다. 

정확히 2이닝이 끝나면 류현진은 클럽하우스로 들어갑니다. 그러고는 7이닝 혹은 8이닝이 되면 다시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류현진이 다저스에 입단한 2013년부터 반복됐습니다. 유리베와 장난을 치던 2013, 2014년에도 마찬가지, 원정 경기에서도 동일합니다. 

“그런데, 왜?”

류현진이 어깨 수술을 한 직후 발표했던 이야기 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다저스 입단할 때부터 어깨 통증을 가지고 있었다. 이게 심해져 결국 수술을 하게 됐다.”고 언급한 내용이었습니다. 

치료와 관리가 필요했습니다. 

저녁 7시 경기를 기준으로 설명해 드리면, 류현진은 12시 30분 정도에 출근합니다. 원정이나 팀 스케줄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12시 30분 안팎입니다. 

경기장에 출근하면 실내에서 근력 운동과 마사지를 중점으로 훈련, 그다음은 그라운드에서 러닝, 계단 오르내리기, 스피드 레더 등을 합니다. 요일별로 진행하는 운동이 다릅니다. 그리고 다시 실내에서 치료와 마사지를 병행. 오후 4시가 되면 팀훈련이 시작됩니다. 이땐 동료들과 함께 하는 건 스트레칭, 타격, 캐치볼, 공 줍기 등. 즉, 4시 이전에는 개인 훈련과 치료를 하고, 팀 훈련에 합류하는 거죠. 5시 30분 정도면 팀훈련이 끝납니다. 경기 시작 전,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  

경기 시작 전, 류현진은 더그아웃에 나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경기를 지켜봅니다. 정확히 2이닝까지 지켜 보고 다시 실내로 들어갑니다. 이때 치료, 마사지 등을 합니다. 하루 훈련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참고로 개인 훈련과 치료, 마사지 스케줄은 구단 트레이너가 정합니다. 2~3명의 트레이너가 모든 선수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죠. 

류현진은 장난기가 많습니다. 보이는 모습은 걱정이라곤 없는 사람처럼 느껴질 만큼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그는 다저스 입단할 때부터 어깨 통증을 안고 있었고, 결국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수술 후, 복귀한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피칭하고 있는데, 이 모습을 보여주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노력이 동반됩니다. 

경기 도중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보이지 않는 이유는 개인플레이가 아닌, 훈련, 치료, 관리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가 수술 후,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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