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조미예의 MLB현장] 오승환 "재계약? 나쁘지 않은 상황, 하지만.."

조회수 2017. 9. 20. 17:08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고생했다.”

이 한마디가 큰 힘이 될 때가 있습니다. 때론 이 말 한마디에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위기를 극복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올 시즌 유난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오승환은 최근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호투했습니다. 로젠탈이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 마무리 복귀도 제기되고 있었던 터라 이목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18일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보여준 부진한 모습.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 공을 28개나 던졌고, 만루 위기까지 경험했습니다.  

그야말로 진땀 나는 상황. 아웃 카운트는 하나만을 남겨놨지만, 이미 2실점을 했고, 2루엔 머서, 3루엔 프리즈가 홈으로 들어갈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팀 스코어는 11-7. 앞서고 있었지만, 한순간에 대량 실점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선 정신 무장도 뒷받침 돼야 하는 상황.  

2사 2, 3루 위기 상황에서 오승환은 호세 오수나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선두 타자와 두 번째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주자를 내보내고, 이어진 실점과 만루 위기 상황까지. 마운드에서 견뎌야 할 중압감과 책임감은 표현하기 힘든 무게입니다.  

팀이 승리했지만, 오승환 본인은 아쉬운 경기. 이 마음을 매서니 감독이 모를 리 없습니다.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선수들과 악수와 포옹을 나누던 매서니 감독은 고개 숙이며 빠져나가려는 오승환을 다시 한번 붙잡습니다.  

오승환이 감독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이런 오승환을 일부러 한 번 더 붙잡아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합니다. 

“고생했다.”

그제야 오승환도 매서니 감독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매서니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며 다시 한번 파이팅을 했습니다.  

오승환은 그저 멋쩍은 미소만 나왔다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성적이 떨어졌지만, 확실히 배운 것들이 있다. 위기를, 어려움을 이겨내는 법.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만큼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것 같다.”라고. 

“재계약? 상황이 나쁘지 않다”

지난해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와 2년(1+1) 총액 11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습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에 그가 보여준 피칭은 구단을 놀라게 할 정도였습니다. 때마침 로젠탈의 부진과 부상으로 카디널스 마무리 자리를 꿰찼고, 오승환은 카디널스 클로저로서 임무를 다했습니다. 

이때 구단 프런트는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오승환을 붙잡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이죠. 시즌 중에 들어온 제안. 조건이 맞는다면 계약서에 사인하고, 곧바로 공개하기로 했지만,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것이죠. 당시 오승환 측에선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 2017 스프링 캠프. 연장 계약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오승환은 18일 경기 전에 진행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계약 연장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다시 이야기했어요. 나쁘진 않은 상황이에요. 지난해보다 성적이 크게 떨어져서 계약에 큰 지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는데,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구단에서 날 평가하는 것도 괜찮더라고요. 올해 성적이 하락했다고 해서 (계약 관련한) 대세에 영향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프링캠프 때부터 의견을 나눴고, 시즌 들어 성적이 하락했지만, 연장 계약 조건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세인트루이스와의 연장 계약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일까? 오승환은 “알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팀과 선수가 연장 계약을 두고 이야기한다는 건 서로를 원한다는 거지만, 계약하기까지는 양측을 충족시켜야 하는 조건이 있잖아요. 기간이나 금액이 가장 큰 이슈겠지만,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거죠. 모든 가능성은 열어 놓고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오승환은 계약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에이전트 김동욱 대표에게 일임했고, 확고한 믿음이 있음을 다시 한번 알렸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