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식의 寫眞萬事]조재호 프로가 알려주는 당구 잘 치는 비결

김춘식 입력 2017. 8. 18. 09:26 수정 2017. 8. 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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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 3쿠션 당구대회에서 조재호 선수가 스트로크를 하고 있다.

‘빗겨치기는 야스퍼스처럼, 제각돌리기는 쿠드롱처럼, 빈쿠션치기는 브롬달처럼’

17일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당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 3쿠션 16강 대결에서 승리한 뒤 8강전을 기다리며 숨을 고르고 있는 국내 당구랭킹 1위 조재호 선수(38·서울시청)에게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당구를 잘 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모방하면 됩니다.” “누구를 모방해요?” “빗겨치기는 야스퍼스를 모방하고, 제각돌리기는 쿠드롱을 모방하고, 빈쿠션치기는 브롬달을 모방하면 됩니다.” “말이 쉽지 그게 됩니까?” “당연히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려워도 그 길밖에 없습니다. 내공이 한 번에 몇 단계 확 불어나는 비급은 없습니다. 모방이 첫 단계고 그다음은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는 겁니다. 저는 제각돌리기를 연습하며 쿠드롱의 행동까지 따라 했습니다. 재능이 중요하지만 연습은 그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모방하고 연습하기!’ 이게 당구 잘 치는 비결입니다.”
조재호 선수가 빈쿠션치기를 시도하고 있다.조 선수는 아쉽게 8강에 오르지 못했다.
현재 세계 랭킹 16위인 조 선수는 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버호벤 오픈 마스터스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우승했다. 1980년대 세계 당구계를 주름잡던 고 이상천 선수를 기리는 대회로 세계캐롬당구연맹(UMB)과 미국당구연맹(USBA)이 공동 주관한 이 대회에서 조 선수는 8강전에서 세계 ‘4대 천왕’중 한 명이자 자신의 롤 모델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세계 랭킹 4위), 4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결승에서 벨기에의 에디 레펜스를 꺽고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 3쿠션 당구계의 샛별 조명우.하루종일 게임이 지속되자 피곤한 모습이다.
이미 3쿠션 세계 최정상급의 반열에 오른 한국 3쿠션 당구계의 랭킹 1위 조재호 선수지만 지금도 매일 8시간이 넘게 연습을 한다. 단 하루도 연습을 거르지 않는다. 14살부터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모방하며 실력을 키운 그가 이제는 어느덧 후배 선수들과 동호인들이 따라하고 싶은 스트로크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횡단샷’에 관한 한 조재호의 샷은 이미 명품이다.
2017년 포르투 월드컵 챔피언 김행직 선수.김선수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2013년 구리 월드컵 챔피언 강동궁.눈매가 매섭다.
한국 당구의 간판.최성원 선수.최 선수 역시 8강에 오르지 못했다.한국 당구는 최성원이나 조재호, 김행직 같은 1류 선수도 8강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320여 명이 출전한 3쿠션은 17일 8명의 강자만 살아남았다. 조재호, 최성원, 김행직, 허정한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강자들이 8강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변이다. “1000번을 져야 인생의 의미를 안다고 합니다. 이기고 지는게 일상입니다. 오로지 연습할 뿐입니다” 경기장을 나서는 조재호 선수 뒤로 묵직한 긴장감이 흐른다. 선수는 힘을 낭비하지 않는다. 딱 필요한 만큼만 힘을 가하고, 딱 필요한 만큼 굴러간 당구공이 목적구와 부딪힌다. 정교한 설계와 실행이 예술이다. 연습 없이는 불가능한 퍼포먼스다. 지든, 이기든 그렇다. 진정한 승부는 일상의 승부 너머에 있다. 글·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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