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아찔했던 '17승' 소감.."보호대를 착용합시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7. 8. 1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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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

“보호대를 꼭 착용합시다.”

큰일날뻔했다. 양현종(29·KIA)이 다승 단독 1위를 질주하는 동시에 인생의 큰 고비를 넘겼다.

양현종은 15일 광주 NC전에서 7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KIA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2007년 프로 데뷔한 양현종은 2009년부터 풀타임 선발로 뛰기 시작해 2010년과 2014년에 16승을 거둔 바 있다. 이날 17승을 거두며 프로 데뷔 이후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을 기록한 양현종은 동시에 다승왕 레이스에서도 한발짝 더 앞서나갔다. 다승왕을 놓고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헥터 노에시(KIA·15승)에 2승 차로 앞서기 시작했다.

개막후 7전 전승을 거두다 5월 중순부터 5경기에서 3패를 당하며 침체에 빠졌던 양현종은 6월15일 롯데전에서 8승째를 거둔 이후 완벽하게 되살아났다. 이날까지 11경기에서 10연승을 거두면서 무섭게 다승왕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날도 3회 선두타자 이호준에게 한가운데 직구에 내준 솔로홈런을 제외하고는 실점이 없었다. 3회 내준 홈런 외에는 피안타도 7회초 1사후 3번 나성범에게 맞은 중월 2루타가 유일했다. 7회까지 투구 수는 90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양현종은 20일 다시 등판을 준비하기 위해 8회부터 불펜에 공을 넘겼다.

이날 양현종은 아찔한 순간을 넘겼다. 6회초 2사후 박민우의 타구에 급소를 맞았다. 급소에 맞은 뒤 타구를 1루로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잡고 이닝은 마쳤으나 한동안 마운드에 주저앉아 고통스러워하며 KIA 벤치를 긴장시켰다. 다행히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큰 부상을 당하지 않고 7회까지 등판한 양현종은 경기 뒤 ‘멀쩡하게’ 승리 소감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양현종은 “2014년에 유난히 타구를 많이 맞아 선수 인생이 아니라 내 인생이 끝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매경기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며 “들어가서 보니 보호대가 찌그러져있었다. 큰일날뻔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웃었다. 양현종은 “요즘은 방망이 반발력이 워낙 좋아 잡을 수 있는 타구도 맞을 위험이 높다”며 “불편하더라도 모든 투수들이 보호대를 착용하기를 권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호대 덕분에 인생의 위기를 무사히 넘긴 양현종은 이날 승리로 다승왕 경쟁과 함께 KIA의 선두 질주 역시 지켜냈다.

1회 김주찬의 선제 솔로홈런에 3회 1사 3루 이명기의 결승 희생플라이 등을 더해 4-1로 앞서있던 KIA는 8회 임창용(1이닝 무실점), 9회 김세현(1이닝 1실점)으로 뒷문을 지켜 승리를 거뒀다.

KIA는 이날 NC전을 시작으로 17일부터는 두산과 2연전을 치러야 한다. 후반기 최대 승부처가 될 4연전의 첫날, 양현종의 호투로 KIA는 2위 두산에 7경기 차, 3위 NC에는 7.5경기 차로 앞서며 한결 여유를 얻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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