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탯토리] 165cm 김선빈은 S존이 더 좁을까?

조회수 2017. 8. 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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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규규칙에 따르면 스트라이크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말한다.”

스트라이크존의 좌우너비는 홈플레이트 크기에 따라 정해지지만 위아래 높이는 선수의 체격조건의 영향을 받게 된다.  키가 크면 넓어지고 키가 작으면 좁아진다.  현재 KBO리그 실질적인 최단신은 KIA 김선빈이다.  공식 프로필의 키가 165cm다.  올해 삼성의 신인 김성윤이 163cm로 8년만에 최단신 타이틀을 가져가긴 했지만 그는 22경기 14타석 출전이 전부다.

김선빈은 그런데 올 시즌 최고 타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8월14일 현재 타율 .385(1위) 출루율 .435(5위)를 기록중이다.  키도 작지만 타석의 준비자세도 잔뜩 웅크린다.  투수 시점에서 보면 던질 곳이 없어보이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스트라이크 판정기준은 타격 전의 준비자세와는 상관이 없다.  김선빈도 실제 타격에 들어가면 웅크린 자세 그대로가 아니라 상체를 충분히 펴고 배트를 돌린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리그평균키 183cm보다는 휠씬 작다.

이것이 스트라이크존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공이 홈플레이트 상공을 통과한 경우, 즉 좌우 -27.5cm부터 +27.5cm 사이를 통과한 공과한 공에 대해, 김선빈이 타석에 선 경우와 다른 우타자가 타석에 선 경우의 스트라이크 판정성향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보면 된다.  비교대상은 타자가 컨택하거나 헛스윙한 공을 제외하고 심판에 의해 볼과 스트라이크가 결정된 투구들이다.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의 높은쪽 경계선은 지면으로부터 100cm 근처다. 올해 김선빈이 타석에 있을 때 100cm-110cm 높이를 통과한 공의 54.4%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다른 우타자가 타석에 있을 경우는 같은 높이를 통과한 공 중 36.3%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김선빈에게 더 많은 스트라이크가 선언된 것이다.   90cm-100cm 높이의 공에서는 김선빈 타석 때 80.0%,  다른 우타자 타석 때는 83.7%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이 높이에서는 김선빈보다 다른 리그 우타자 스트라이크선언 비율이 약간 높았다. 

그렇다면 김선빈은 리그평균보다 휠씬 작은 키를 가졌지만 스트라이크존의 상한선은 다른 우타자에 비해 오히려 높거나 적어도 비슷했다. 

스트라이크존 낮은쪽 경계선은 50cm 전후이다.  50-60cm 사이를 통과한 공에 대해 김선빈은 78.0%가 스트라이크, 다른 우타자들은 평균 70.0% 였다.  김선빈 쪽이 8.8%포인트 높다.  40-50cm 사이를 통과한 공에 대해서도 김선빈이 28.6%로 나머지 우타자 21.2%보다 7.4%포인트 더 높은 비율로 스트라이크판정을 받았다.  김선빈의 스트라이크존 하한선은 다른 우타자보다 낮았다. 

그가 유독 '위아래 폭에 후한' 심판을 만났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작은 키로 인한 판정의 유리함'은 없었다. 

그렇다면 그의 체격조건 때문에 다른 타자들보다 더 높게 느꼈을, '높은 공'에 대한 타격결과는 어떻게 다를까.   역시 같은 높이의 공에 대해, 김선빈과 다른 리그 우타자의 타격결과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스트라이크존 가로폭을 통과한 공의 인플레이타율.  괄호안은 인플레이타구갯수 (KBO2017)

스트라이크 판정 가능성이 있는 가장 높은 공(100cm-110cm)에 대해 김선빈의 인플레이 타율(배트에 맞아 페어그라운드로 날아간 공의 타율)은 0.273이고 리그우타자 평균은 0.316이다. 그는 올 시즌 리딩히터지만 높은 공에 대한 타격결과는 리그평균보다 나쁘다.  그 아래쪽(90cm-100cm)에서도 김선빈의 인플레이 타율은 0.313으로 리그평균 0.359보다 낮다.

그가 리그평균 우타자 인플레이 타율을 넘어서는 높이는 70cm-80cm 부터다. 여기서부터 40cm-50cm 까지 구간에서 0.528 - 0.522 - 0.462 의 엄청난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KBO리그 선수들의  체격조건은 예전에 비해 확연하게 향상되어 있다. 구단의 스카우트와 육성팀, 코칭스탭이 지명대상 선수를 평가하고 팀내 유망주에게 출전기회를 부여할 때도 체격조건은 늘 고려대상이다. 김선빈이 고교시절 '화순고 야구천재'로 명성이 높았음에도 2차 6라운드라는 낮은 지명순위에 그친 것은 아마 그의 체격조건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리그1위팀 KIA의 주전유격수이고 0.385 고타율의 리딩히터다.

누군가는 그의 작은 키가 투수의 스트라이크존을 혼란시킬 것이라 넘겨짚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그가 타석에 섰을 때의 판정성향 데이터에 따르면 스트라이크존의 위아래 폭이 줄어들지 않았다. 작은 차이지만 결과만 놓고보면 오히려 넓어진 편에 가깝다. 높은 쪽 공을 쳐서 이득을 본 것도 아니다.  

김선빈의 재능과 노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휠씬 굉장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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