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인천 '야구소년' 김영준, LG의 미래가 되다

조회수 2017. 8. 9. 13: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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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야구 리포트] LG트윈스 1차 지명을 받은 선린인터넷고 김영준 인터뷰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은 선린인터넷고 김영준  [사진: 김영준]

지난 6월 26일 KBO는 2018시즌 신인 1차지명 명단을 발표했다. 서울권에 유독 뛰어난 유망주가 집중된 터라 서울 연고 세 구단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됐다.  

서울지역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넥센 히어로즈는 예상대로 드래프트 최대어인 휘문고 안우진을 지명했고  2순위였던 두산 베어스는 배명고 투수 곽빈을 선택했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는 덕수고 양창섭 지명 여부로 가장 관심을 받았던 LG트윈스는 선린인터넷고 김영준을 1차지명자로 결정하는 소신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봉황대기 MVP를 차지한 안우진과 올해 주말리그에서 주가를 올린 곽빈, 고교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양창섭에 비하면 김영준은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덜한 선수다. 그러나 오랜 기간 그에게 주목했던 LG구단은 김영준의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줬고 1차지명자로 그를 선택했다.

# LG 1차지명자 김영준의 투구 영상

올해 김영준은 선린인터넷고 에이스로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8월 현재 59.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은 0.91로 물오른 기량을 보이고 있다.

190cm에 가까운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패스트볼과 승부처에서 구사하는 낙차 큰 포크볼은 고교 레벨을 상회하는 수준이며  최근 투수로서 선호되는 팔다리가 긴 체형이라는 점 역시 김영준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 중 하나였다.

김영준의 고교 기록 (기록 출처: 대한소프트볼협회)  케이비리포트

2015년 이후 고교 야구를 포함 아마야구 전반을 취재하고 있는 [케이비리포트]에서는 LG트윈스 마운드의 미래가 될  1차 지명 유망주 김영준을 만나 그의 속내를 들어봤다.

[케이비리포트/이하 동일] 1차 지명 발표 후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요. [다음스포츠] 야구팬 분들께 인사말 부탁합니다.

김영준 (이하 동일): 안녕하십니까? 이번 신인 1차지명에서 LG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선린인터넷고등학교의 투수 김영준입니다.

LG트윈스의 1차지명을 받게 된 순간 기분은 어땠나요?

머릿속이 하얘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습니다.(웃음) LG 구단에 너무 감사했구요.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고 너무 행복하고 설레서 실제로 며칠 간은 밤에 잠도 오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휴가 때는 밤낮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웃음)

리틀야구단에서 활약할 당시의 김영준. 리틀야구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을 만큼 좋은 기량을 보였지만, 당시에는 리틀 출신 선수들의 상급학교 특기자 진학이 쉽지 않은 시기였기에 김영준도 원하던 중학교 진학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 김영준)

프로 지망생들에게 '1차 지명'이 지니는 의미를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웃음) 그런데 김영준 선수는 원래는 인천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중학교 때 서울로 진학했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까지 리틀야구단 소속이었습니다.  중학교 진학 후에도 야구를 계속하려 했지만 당시 인천에서 진학을 희망했던 중학교에서는 정원이 다 차서 저를 특기자로 받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이라 테스트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때 참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야구를 계속하려면 유급을 해야하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즈음 제가 속한 리틀야구팀이 서울 인헌초등학교 야구부와 연습경기를 하게 됐는데요. 그 때 인헌초 감독님께서 절 좋게 봐주셨고 이후에 서울 선린중학교 감독님께 저를 추천해주셔서 테스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테스트에 합격해서 서울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선린중학교 시절의 김영준. 희망하던 인천 내 중학교 진학이 좌절된 그는 테스트를 통해 서울 소재 선린중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사진: 김영준)

큰 키와 긴 팔다리가 인상적입니다. 키가 얼마나 되나요?

네, 187cm입니다.

피지컬 조건이 워낙 좋고 운동 능력도 뛰어나 보입니다. 혹시 야구 이외에 다른 운동도 잘하나요?

하하. 축구를 좀 하는 편입니다. 특히 체형 덕분이지 골키퍼 포지션에 자신이 있습니다.(웃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말씀하신대로 체형은 타고 났지만 체력 강화를 위해 유연성 보강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처음 고등학생이 됐을 때는 지금은 원주고 감독님이신 안병원 코치님께서 체력 보강에 대해 자주 조언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체력이나 몸 상태에 무엇보다 집중하고 있고, 시합에 맞춰서 컨디션 관리와 페이스 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야구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볼까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입니다. 공식 시합에서 패스트볼의 구속은 어느 정도까지 나왔나요?

주변에서 패스트볼 구속이 149km/h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제가 실제 확인한 최고 구속은 148km/h입니다.(*황금사자기 대회) 평균 구속은 140km대 초반대인데 이 정도 구속은 꾸준히 유지합니다. 

실전에서 자주 구사하는 변화구는 어떤 구종인가요?

주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구사하는데 이 두 구종은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을 때 쓰고 포크볼을 결정구로 활용하곤 합니다.

고교 무대에서 포크볼을 구사하는 선수는 드문 편인데, 어떤 계기로 습득하게 됐나요?

초등학교 때 혼자서 책을 보면서 던지기 시작했는데, 리틀 시절 채병용 선배님과 송현우 코치님께 많이 배웠습니다. 웬만하면 많이 던지지 말라고 주의를 주시면서 조금씩 가르쳐주셨습니다.

본인만의 포크볼 구사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군요

제가 시합에서 포크볼을 자주 안 던지다 보니 상대 타자가 속구를 기다리고 있을 때 한두 개씩 던지면 효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포크볼을 한두 개 보여주면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타자들이 변화구를 염두에 두기 때문에 몸 쪽 빠른 공이 더 잘 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서울시 추계대회 이후 현격히 구위가 좋아지고 기량이 급성장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었나요?

(잠시 고민하던 표정으로) 음...재미없는 답변일 것 같은데 인내심이 비결인 듯 합니다. 너무 급히 서두르지 않고 제 페이스에 맞게 꾸준히 열심히 해온 게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또한 웨이트 트레이닝, 단거리 런닝 , 스트레칭을 꾸준히 한 것도 구위가 좋아지는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고교 진학 이후 저를 잘 지도해주신 윤석환 감독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김영준이 롤모델이라 밝힌  팀 선배 임찬규 (사진: LG 트윈스)

혹시 KBO리그에 김영준 선수가 롤모델로 삼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단호하게) 임찬규 선배님 입니다. 올 시즌 타자들과 당당히 승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요. 특히 타자를 압도하는 자신감과 공격적인 피칭을  제 것으로 하고 싶습니다. (웃음)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기뻤을 때는 언제였나요? 당연히?

하하. 네. 예상하신대로 1차지명 발표가 난 그 순간이었습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다시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아, 물론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되었을 때도 그에 못지 않게 기뻤습니다. 생각해보니 많은데요. (웃음)

그리고 제가 1학년이던 2015년 당시 3학년 선배들이 주축이 되서 팀이 황금사자기에서 우승을 했는데, 제가 뛰지 않았음에도 정말 기뻤고 '내 손으로 팀을 우승 시켜보고 싶다'라는 각오도 다졌습니다. 김대현, 이영하 두 선배님들처럼 고교 생활을 멋지게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입단 예정인 LG트윈스에 대해서는 평소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나요?

'저 유니폼을 꼭 한번 입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LG트윈스 선배님들을 보면 다들 인물도 잘생기시고 유니폼도 너무 예뻐서  ‘꼭 저 팀에 입단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중학교 때부터 했습니다. (웃음)

그리고 LG트윈스의 팬 분들이 매우 열정적이신데 저도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팬분들의 환호를 받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목표와 [다음스포츠] 독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은 기간 몸 관리를 잘하고 프로 선수에 걸맞는 더 좋은 몸을 만들어서 (프로 입단을) 준비하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팬 분들께 더 성장한 모습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가까운 미래에 LG트윈스 마운드의 기둥이 되겠습니다. 앞으로 잘 지켜봐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제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야구가 잘 되지 않으면 고향 인천의 월미도 해변을 찾아 답답함을 해소하곤 한다는 김영준 [사진: 김영준]

인터뷰 중에도 1차 지명을 받은 것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해 필자에게도 웃음을 준 김영준은 향후 프로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면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해 일반 야구팬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일 수 있지만 올해 기록에서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 투수로서의 기량과 성장 가능성만큼은 야구계 대다수가 인정하는 유망주다.

또한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인천에서 서울까지 지하철을 타고 통학했을 정도로 야구로 성공하겠다는 의지 역시 확고하다. 이처럼 근성과 재능을 두루 갖춘 김영준이  프로무대에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갈지 향후 그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

[ 관련 기사: 2차 1R 지명이 유력한  "덕수고 양창섭, '완벽한 에이스'를 꿈꾼다" 편 ]


취재: 이도영 아마야구 전문필진 / 정리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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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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