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이어 안세현까지..수영계 '미다스의 손' SK텔레콤 전담팀

권혁진 2017. 8. 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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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SK텔레콤이 만지면 달라진다. 적어도 수영계에서는 틀린 말이 아니다.

【서울=뉴시스】안세현과 SK텔레콤 전담팀.(사진=SK텔레콤 전담팀 제공)

SK텔레콤 전담팀은 최근 한국 수영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SK텔레콤이 수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7년부터다.

당시 이들의 관심은 박태환(28·인천시청)에게 집중됐다. 후원 형식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 획득을 도운 SK텔레콤은 이후 본격적으로 그를 위한 전담팀을 꾸렸다.

이듬해 박태환이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전 종목 예선 탈락의 수모를 당하면서 SK텔레콤 전담팀은 확 바뀌었다. 새로워진 구성원과 다시 뛰기 시작한 박태환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3관왕, 2011년 상하이세계선수권 금메달(자유형 400m),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 2개(자유형 200m·400m)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런던올림픽 종료 후 박태환과의 계약기간이 끝나자 SK텔레콤 전담팀은 유망주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낙점한 이가 2017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한국기록 3개를 갈아치운 여자 접영의 대표주자 안세현(22·SK텔레콤)이다.

SK텔레콤 전담팀은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출신의 권세정 총괄 매니저와 박철규 의무담당, 강민규 운영 담당 매니저, 임재엽 코치로 구성됐다.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호주에 머물며 훈련을 지휘했다. 지난해까지 선수 생활을 한 임재엽 코치를 제외하면 수년째 호흡을 맞추는 이들이다.

이들은 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다. 박태환과 함께 할 때는 10개월 가까이 타국 생활을 했다. 당연히 가족들보다 선수와 함께 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국내에 머물고 싶어도 수영장을 구하는 일조차 여의치 않으니 바깥으로 나돌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의 훈련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K텔레콤이 안세현에게 매년 투자하는 금액은 6억원이 넘는다. 구조상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많은 돈을 쏟아 붓는 이유는 사회적 책임 때문이라는 것이 전담팀의 설명이다.

권세정 매니저는 "SK텔레콤은 대기업을 논할 때 늘 거론되는 회사다. 국민을 대상으로 돈을 버니 이를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박태환 전담팀 때 쌓은 노하우도 있으니 더욱 나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다. 당시 회사의 맘을 돌리는데 거의 1년이 걸렸다"고 떠올렸다.

SK텔레콤은 박태환과의 후원 계약 종료와 함께 수영 지원에서 발을 빼려고 했다. 이때 회사 설득에 나선 이가 권세정 매니저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뉴시스】고범준 기자 =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쿠아틱 스타디움에서 호주 마이클 볼 코치가 스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6.08.02. bjko@newsis.com

회사로부터 전권을 받은 권세정 매니저는 볼 코치와 상의 끝에 2015년 안세현의 후원을 시작했다. 보다 체계적인 훈련을 실시한 안세현은 부다페스트에서 마침내 그 진가를 발휘했다.

매번 투자가 결실을 맺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SK텔레콤 전담팀은 안세현으로 빛을 보기 전 여러 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수영계 일부의 불편한 시선은 이들의 어깨를 처지게 했다.

권세정 매니저는 "우리가 육체적으로 어려운 것은 스스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재능이 있는 선수가 스스로 무너질 때는 엄청 힘들다"고 토로했다.

SK텔레콤 전담팀은 현재 선수와의 계약을 2~3년이 아닌 1년 단위로 체결한다. 선수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다. 계약 시기가 다가오면 1년 간의 훈련 태도와 성과를 정리해 테이블에 앉는다. 안세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평범한 이의 세계 정복. 지금은 안세현이 그 목표를 이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환이는 우리나라에서 나오기 힘든 천부적인 아이다. 반면 세현이는 우리의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해 기량을 끌어올린 케이스"라는 권세정 매니저는 "천재가 아닌 평범한 재능을 갖춘 선수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이를 입증하면 누군가 후발 주자로 나설 것이고, 그러면 수영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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