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돋보기] '쇼핑왕' 과르디올라..감독 맡고 선수 영입에 쓴 돈만 1조3000억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2017. 7. 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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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력을 자랑하는 감독 중의 한 명이다.

그는 2008년 여름 바르셀로나 감독을 맡은 이후 9년 동안 스페인 라리가 우승 3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3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FIFA 클럽월드컵 우승 3회를 달성했다. 지도자로서 통산 승률이 71.3%에 달한다.

그는 수없이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그 값은 결코 싸지 않았다.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27일 스페인 ‘마르카’와 ‘더 선’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AS모나코서 벤자민 멘디를 5750만 유로에 영입하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금까지 선수 영입에 쓴 돈은 10억 유로(약 1조3000억원)를 넘어섰다.

바르셀로나에서 4년 있는 동안 3억8300만 유로를 쓴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서 3년간 1억9500만 유로, 맨시티에서 1년 조금 넘긴 사이에 4억5900만 유로를 썼다. 총 10억3700만 유로에 달한다.

과르디올라가 가장 거금을 들여 영입한 선수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였다. 2009년 6950만 유로를 투자해 이브라히모비치를 바르셀로나에 영입했지만 끝이 좋지 않았다. 둘 사이가 틀어지면서 이브라히모비치는 1년 만에 AC밀란으로 이적했다.

바이에른 뮌헨에선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쓰지 않았던 과르디올라는 맨시티로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선수 쇼핑에 나선다. 맨시티 구단주로 세계 최고 갑부로 통하는 만수르가 과르디올라를 위해 지갑을 아낍없이 열어준 것이다.

지난해 여름 존 스톤스와 가브리엘 제수스 등 10명을 영입하면서 2억1900만 유로를 퍼부은 과르디올라는 올 여름에는 지금까지만 6명 영입에 2억4000만 유로를 썼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가 2010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카를 영입하면서 쓴 구단의 한 해 이적시장 최고액인 2억5700만 유로에 조금 못미치는 액수다.

아직 이적시장이 한 달 이상 남아 있고, 맨시티가 킬리안 음바페와 알렉시스 산체스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재미있는 점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공격축구로 유명하지만 정작 돈은 수비수 영입하는 데 집중 투자했다는 사실이다.

공격수엔 3억8200만 유로를 쓴 반면 골키퍼와 수비수 영입엔 4억3600만 유로를 퍼부었다.

특히 올해 이적시장에서 카일 워커와 다닐루, 멘디, 골키퍼 에데르손 등 수비수 영입에만 1억3800만 유로를 투자한 데서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성향이 잘 드러난다. 멘디 이적료인 5750만 유로는 역대 수비수 최고 이적료다.

요한 크루이프는 “돈 가방이 골을 넣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돈으로 우승 트로피를 살 수는 없다는 뜻이다. 크루이프의 통찰력은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 시절엔 틀렸지만 맨시티에선 아직 유효한 것 같다. 과르디올라가 크루이프의 독설을 이겨내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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