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의 UFCexpress]UFC214, 2017년 최고의 대진카드가 모였다

조회수 2017. 7. 27. 14: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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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개최되는 UFC 214는 세계 격투기 관련 언론에서 2017년을 통틀어 최고의 대진 카드들로 채워진 대회라는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격투기를 잘 모르는 팬들이라도 쉽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경기들이 가득한 UFC 214의 주요 매치들을 함께 살펴보시죠.


다니엘 코미어 VS 존 존스

이 날 메인 이벤트에서는 UFC의 대표 앙숙인 다니엘 코미어와 존 존스가 라이트헤비급 벨트를 놓고 두 번째 대결을 벌입니다. 북미 언론은 이 둘을 복싱의 ‘무하마드 알리 & 조 프레이저’나 UFC의 ‘척 리델 & 티토 오티즈’에 비견될 만한 엄청난 라이벌로 표현하곤 합니다. 실제로 둘의 사이는 굉장히 나쁜 걸로 유명하죠. 지난 주 UFC 뉴욕 대회 중 치러진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가 끝나면 친구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둘 다 단호히 아니라며 영원히 그럴 수 없다고 대답할 정도입니다.

만나기만 하면 싸우기 바쁜 코미어와 존스

둘의 진심어린 감정싸움에 팬들이 보내는 관심은 뜨겁습니다. 이들의 1차전이 펼쳐졌던 UFC 182의 PPV 판매량은 무려 80만 개였습니다. 그 대회엔 존스 VS 코미어 전을 받쳐줄 다른 든든한 매치업들도 거의 없었는데도 팬들은 이 둘의 경기를 보기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코너 맥그리거의 외도와 론다 로우지의 몰락 등 슈퍼스타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올해 PPV 판매량이 영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UFC 측은 존스와 코미어가 나오는 이번 대회에 큰 기대를 걸고 흥행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2015년 1월 치러진 첫 대결은 존스의 완벽한 승리였습니다. 초반에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공방이 치열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존스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었죠. 특히 존스는 레슬링 커리어에서 훨씬 앞서는 코미어를 네 차례나 넘어뜨리며 자존심에 상당한 상처를 입혔고, 코미어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죠. 그래서 존스는 둘 간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그렇게 확실히 패배한 사람이 어찌 라이벌이 될 수 있냐며 코미어 혼자 라이벌 구도를 만들고 있을 뿐, 코미어는 본인에게 진 여러 선수들 중 한 명일 뿐 이라며 선을 긋습니다.

1차전에서 코미어를 넘어뜨리는 존스의 모습

하지만 이번 재대결에서는 코미어 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우선 존스는 1년 3개월이란 공백을 갖고 있습니다. 작년 4월에 치렀던 오빈스 생 프루 전 이전에도 1년 3개월의 공백이 있었으니 무려 2년 반 동안 단 한 경기만 치른 셈입니다. 거기다 생 프루 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신통치 않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링 러스트’가 천재 존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죠.


반면 코미어는 존스에게 진 후 절치부심 4연승을 거두며 두 차례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핵주먹 앤소니 존슨을 두 번이나 잡아냈고, 존 존스를 가장 괴롭혔던 사나이인 알렉산더 구스타프손도 물리쳤죠. 존스와의 1차전 때엔 라이트헤비급 감량에 확실히 적응이 되지 않았었다며 그때와 완전히 달라졌다고 확신하는 코미어의 상승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설전을 주고받는 양 선수

이번 주 내내 둘은 모든 미디어 행사를 주도하며 으르렁대고 있습니다. 올해 서른여덟 살인 코미어의 나이를 감안할 때 둘의 경기는 마지막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만일 코미어가 이긴다면 UFC 측이 사활을 걸고 그 인연에 종지부를 찍을 3차전을 추진하겠죠. 어쨌든 코미어와 존스의 재대결은 종합격투기 역사에 큰 의미가 있는 동시에 중량급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감상할 수 있는 명승부가 될 겁니다.



타이론 우들리 VS 데미안 마이아

코메인이벤트에서는 웰터급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가 주짓수 마스터 데미안 마이아를 상대로 방어전을 펼칩니다. 이 경기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챔피언 우들리는 웰터급 선수들 중 단신에 속하지만, 신체 능력이 어마어마합니다. 맹수 같은 근력과 폭발력 뿐 만 아니라 타고난 전사인 로비 라울러를 한 방에 KO시켰을 정도로 강력한 펀치력까지 갖고 있죠. 미들급의 요엘 로메로처럼 신이 내린 운동 능력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로비 라울러를 KO시키는 우들리의 모습


상대인 데미안 마이아는 주짓수 블랙벨트들이 즐비한 UFC에서 그라운드 최고수로 인정받는 인물입니다. 주짓수 세계 챔피언 출신으로, 현존하는 종합격투기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그래플링을 선보이며 주짓수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죠. 우리 김동현 선수가 구사하는 ‘매미권’의 최상 버전으로 보시면 될 겁니다. 거기다 미들급에서부터 오랫동안 활약해온 풍부한 경험도 갖고 있는 탄탄한 베테랑이죠.

릭 스토리를 넥크랭크로 잡아내는 마이아의 모습 (사진)

둘의 대결에서 승패의 관건은 ‘과연 데미안 마이아가 타이론 우들리를 넘어뜨릴 수 있는지’입니다. 마이아는 수 년 간 본인의 주짓수과 레슬링을 결합해 그만의 독특한 테익다운 체계를 완성시켰습니다. 레슬링의 싱글렉 테익다운과 주짓수의 딥 하프가드 기술을 섞어 상대를 흔들어 넘어뜨리거나 백으로 가는 그의 기술들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죠. 하지만 우들리는 완벽에 가까운 테익다운 디펜스를 갖고 있고, 마이아와 그래플링을 할 마음이 전혀 없을 겁니다. 라울러를 쓰러뜨렸던 라이트 펀치를 터뜨릴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겠죠. 거장 마이아의 수준 높은 기술이 괴물 우들리에게도 통할지 궁금하네요.



크리스 사이보그 VS 토냐 에빈저

UFC 214에서는 묵직한 남성부 타이틀전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 여성부 타이틀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성 격투기 최강의 파이터로 꼽히는 크리스 사이보그가 드디어 본인의 체급인 페더급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기 위해 나섭니다.

사이보그는 현재 전 세계 모든 여성 파이터들을 통틀어 가장 강하고 압도적인 선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알리스타 오브레임처럼 늘 약물 사용에 대한 의혹이 따라다니긴 하나, 옥타곤 안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만 본다면 최강의 챔피언임은 분명합니다. 데뷔전에서만 졌을 뿐 십 년 넘게 무패를 기록하고 있고 열일곱 번의 승리 중 무려 열다섯 번이 KO승입니다. 여성부에서 이런 파워를 가진 사람은 사이보그 뿐 입니다.

무시무시한 타격 파워의 소유자 사이보그  

상대인 토냐 에빈저는 원래 출전하기로 되어 있었던 메간 앤더슨이 빠지며 대신 투입되었는데, 현지 전문가들은 사이보그에 비해 기량이 한참 뒤진다고 입을 모읍니다. 여성 격투기 단체인 인빅타 FC의 밴텀급 챔피언이지만 플라이급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을 정도니, 페더급에서도 큰 편에 속하는 사이보그에게 일단 체격에서 너무 밀립니다. 2013년에는 UFC의 리얼리티 쇼 ‘얼티밋 파이터’에 지원했다가 라켈 페닝턴에게 패하며 TUF 하우스에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TUF 내 경기는 정식 경기로 간주되지 않기에 그녀의 공식 전적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레슬러 출신으로 이제까지 사이보그의 상대들 중 가장 준수한 레슬링 실력을 갖고 있고, 6년 간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는 점 정도가 변수로 꼽히고 있긴 하나 에빈저의 승리를 예상하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토냐 에빈저의 모습

이처럼 상대의 무게감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이 경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사이보그에게는 마치 전성기 시절의 마이크 타이슨 같은, 감히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무적의 아우라가 있거든요. 과거 타이슨이 나오면 상대가 누구든 다들 TV 앞으로 모였듯이, 사이보그가 나오면 무조건 그 경기를 볼 수 밖 에 없습니다. 론다 로우지의 몰락 후 여성 격투기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 사이보그가 과연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으며 여성부의 새로운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할지 기대됩니다.


이들 외에도 UFC 214에는 흥미로운 경기들이 잔뜩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 웰터급 챔피언 로비 라울러가 드디어 옥타곤으로 돌아와 ‘카우보이’ 도날드 세로니와 대결합니다. 라이트헤비급 랭킹 3위 지미 마누와가 주목받는 신성 볼칸 우즈데미르와 격돌하고, 페더급의 베테랑 리카르도 라마스도 무서운 신예 제이슨 나이트를 만납니다. 또, 한동안 밴텀급의 제왕으로 군림하다 TJ 딜라쇼에게 무너진 후 페더급 전향을 선언했던 헤난 바라오가 다시 체급을 내려 알저메인 스털링과 계약 체중 경기로 싸웁니다. 정찬성, 최두호 두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게 못내 아쉽긴 하지만,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을 열광시킬 만한 화려한 카드들로 꽉 찬 대회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무더위를 잠시나마 식힐 수 있는 시원시원한 명승부들이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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