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의 할말하자] '거취 고민' 이승우, 상무 입대는 어떨까?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7. 7. 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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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여전히 거취가 오리무중인 이승우.

확실하게 스페인 2부리그 바르셀로나B(2군팀)에서 뛸 수 없는 상황에서 바르셀로나 측은 ‘재계약 후에 임대를 가라’는 입장이고 이승우 측은 불리한 조건보다는 좀 더 유리한 조건과 뛸 수 있는 팀을 고르기 위해 고민 중이다.

뚱딴지 같은 발상을 해본다. 이승우가 상주 상무 혹은 아산 무궁화 입대를 추진해보는 것은 어떨까? 비현실적인 것은 안다. 하지만 한국이 월드컵 4강에 갈 줄 누가 알았으며 한국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전급 선수로 뛸 것이라고 그 누가 생각했던가. 황당하고 비현실적이다 생각한 일은 종종 현실이 되기도 한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군경팀, 출전기회에서 ‘같은 값이면 이승우’일 수 있다

20세에 다다른 이승우가 새로운 팀을 찾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프로팀’이면서 어느정도 출전기회를 보장해줄 수 있어야 한다. 풀타임 주전을 바라기란 쉽지 않다. 아직 기량이나 나이에서 쉽지 않다. 또한 해당 소속팀에서 지난 3년의 출전정지로 인해 정체된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K리그의 군경팀은 이런 조건을 충족 시켜줄 수 있다. 먼저 이승우가 입단한다면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은 엄청날 것이다. 이승우의 스타성은 이미 수원컵, U-17, U-20월드컵 등을 통해 드러났다. 이승우는 한국 축구 선수 중에서 몇 안되게 자신의 이름만으로 티켓을 구매케 할 수 있는 선수다. 국내 K리그 빅클럽의 주전 선수는 몰라도 아직 프로팀과 정식 계약도 안한 이승우가 더 유명한 것이 현실이다.

상주 상무나 아산 무궁화는 언제나 적은 관중숫자로 골머리를 앓는 팀들이다. 이는 K리그 전체의 문제다. 어느 정도 실력만 충족한다면 이승우가 군경팀의 얼굴로서 당장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은 높다.

물론 실력적으로 군경팀의 다른 소속선수들과 모자람이 없어야 하지만 유럽 유수클럽의 제의를 받고 1군에서 출전기회를 생각하는 정도라면 기량면에서 그리 뒤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스타성과 관심도로 인해 같은 기량이라면 유망하고 티켓 파워가 있는 이승우가 더 우대받을 수 있다.

K리그의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 아시아에서 실력적으로는 사실상 1위로 여겨진다. 웬만한 유럽 변방 1부리그보다 더 나을 수 있다.

아예 10경기 내외로 1군에 나올 수 있는 유럽팀들 보다 자신의 기량만 어느 정도 뒷받침된다면 풀타임으로 기회를 줄 수도 있는 K리그 군경팀이 나을지도 모른다.

▶실력적으로 만만치 않은 군경팀, 기량 향상에 도움

많이 뛰는 것만큼 이승우에게 중요한 것은 기량 향상이다. 3년간의 출전정지로 실전경기 투입이 되지 않으며 성장해야할 때 성장하지 못한 부분이 뼈 아프다.

군경팀의 선수들은 실력적으로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모여있다. 공격진영에서도 올 시즌만 해도 K리그 챌린지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주민규, 슈퍼매치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윤주태, 국가대표 출신의 조영철 등이 포진해있다. K리그 중하위권팀만 가도 주전이 유력한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 자체로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차피 바르셀로나를 떠난다면 바르셀로나식의 훈련을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수준 있는 선수와 현실적인 주전경쟁을 펼쳐 살아남는 것 자체가 큰 기량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K리그 역대 최다출전자(706경기)인 김병지의 경우 상무 입대 전에는 그저 직장인 리그에 뛰던 아마추어였지만 상무 입대 후 기량 향상으로 프로 입단을 할 수 있었고 이후 전설적인 골키퍼가 됐다. 이동국의 경우 한때 최고의 선수였지만 2002 월드컵 멤버 탈락 등으로 인한 슬럼프에서 상무 입대를 한 후 예전 기량 이상으로 돌아와 K리그 최고 선수 반열은 물론 영국진출까지도 성공할 수 있었다.

본인이 노력한다면 기량 향상에 이보다 좋을 수 없는 곳이 군경팀이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빠른 병역 해결, 이후 엄청난 이득으로 올 수 있다

어차피 한국인으로 살 것이라면 군문제는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아예 이른 나이에 군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 EPL에서 뛰던 김두현의 경우 다소 늦은 나이에 진출했기에 개인 문제도 있지만 군문제도 겹쳐 EPL꿈을 접고 국내로 돌아와야 했다.

손흥민 역시 워낙 어린시절부터 독일에서 뛰다보니 군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없었고 지난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14골을 넣고 미래가 창창함에도 군대문제가 계속 걸림돌로 언급되고 있다. 손흥민의 경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소속팀과 실랑이를 펼치다 결국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2016 리우 올림픽 참가도 소속팀에서는 그리 싫어하고 보내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게 애를 써서 소집됐다.

만약 이승우가 이른 나이에 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면 향후 유럽에서 팀을 뛰는데 몸값은 물론 프리시즌에서 이같은 고민을 전혀 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는 개인이나 팀을 위해서도 매우 좋으며 잠재력을 터뜨려 유럽에서 최고 활약을 할 때 군문제 때문에 원치않게 국내로 돌아와야하는 상황도 없을 수 있다.

▶병역혜택, 쉽지 않다

물론 그 사이 축구대표팀이 ‘올림픽 3위 이상 혹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 병역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군문제를 먼저 해결한 선택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병역혜택을 받기란 쉬울까.

2012 런던 올림픽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병역혜택이 쉬운 것처럼 느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축구로 동메달을 딴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과 다름없다. 2012 당시에도 사실상 A대표팀 멤버 대부분이 마침 나이가 맞아 올림픽에 뛰어 사상 첫 동메달을 해냈다. 2014년은 홈에서 한다는 절대 유리함으로 28년만에 금메달을 땄다.

향후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나 2020 도쿄 올림픽 등이 남아있지만 과연 한국 축구가 여기서 병역혜택에 해당하는 메달을 딸 수 있을지는 장담키 힘들다. 현실적으로 50%이하의 확률이라 봐도 무방하다. 결코 쉽지 않다.

▶‘신의 한수’ 될 수 있는 군경팀 입대

물론 가장 핫하고 중요한 시기에 군경팀을 생각한다는 발상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딱 이승우가 원하는 ‘많이 뛰고 기량 발전을 할 수 있는’팀으로 군경팀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데다 향후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른 병역 해결은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전제조건은 이승우가 군경팀 입단 테스트에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본인의 의사가 따라줘야 한다.

지난해 상주 상무 동계 전지훈련 취재 후 선수들과 인터뷰겸 잡담을 나눴다. 그때 만난 선수들 모두가 한입으로 “어릴 때 갔다올걸 그랬다. 경기에 뛰는게 쉽지 않은 어릴 때 다녀왔다면 한창 연봉 많이 받고, 가정도 이뤄야할 이 나이에 군복무를 하지 않았도 됐을텐데”라며 “어릴 때 선배들이 ‘빨리 군대 갔다 와라’고 했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이제야 그 말이 와닿는다”고 후회했다. 역시 '군대는 빨리 갈수록 이득'이라는 군필자들의 말은 진리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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