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포커스] '144경기' KBO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를 찾아서

강윤지 2017. 7. 23.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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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2016시즌 챔피언 두산에게는 ‘판타스틱4’라는 압도적인 선발진이 있었다.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이 모두 15승 이상을 거둬 KBO리그 최초 한 시즌 15승 이상 투수 4명을 배출했다. 승수만큼이나 중요한 건 이들이 책임진 이닝이었다.

니퍼트 167⅔이닝, 보우덴 180이닝, 장원준 168이닝, 유희관 185⅔이닝으로 넷이 각자 165이닝 이상을 던졌고, 그 중 둘은 180이닝 이상을 던졌다.

경기 수가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각 팀의 마운드 약화는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다. 이에 따라 선발투수의 덕목도 승리에서 이닝으로 이동했고, 갈수록 그 가치가 커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 팀을 웃게 하는 KBO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는 누굴까.

2016시즌 두산 우승의 핵심이었던 판타스틱4, 승수만큼이나 이닝에 주목한다. 사진=MK스포츠 DB
◆수치를 뛰어넘는 이닝이터의 가치

투수 전문가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144경기를 하다 보니 선발이 오래 던져주는 효과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 크다”고 단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차명석 위원은 “선발이 일찍 무너져 나가서 불펜으로 막는다고 해도 이렇게 되면 불펜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7~8월에 무너진다. 불펜으로도 성적을 낼 수는 있지만 우승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닝이터의 규정은 명백했다. 차 위원은 “1,2선발이 한 시즌 180~200이닝, 3,4선발이 160이닝 기준으로 왔다갔다하고 5선발이 규정이닝(144) 정도 해주면 이상적인데 이 정도 5선발은 사실 없다. 적어도 150이닝이 3명은 돼야 한다”고 이상적인 다섯 선발들의 이닝 소화에 대해 설명했다.

차 위원 역시 마지막으로 “지난해 두산이 우승할 수 있었던 데는 선발이 150이닝 이상씩 소화한 게 컸다. 승패를 떠나 전체 페넌트레이스 운영 면에서, 수치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올 시즌 2경기나 불펜 투입을 아예 차단한 KIA 임기영. 사진=MK스포츠 DB
◆올 시즌 최고의 이닝이터는?

완투는 그 주 팀 마운드에 숨구멍을 만들어준다. 올 시즌 선발투수들의 완투 횟수는 총 16번. 임기영(KIA)과 데이비드 허프(LG)가 두 번씩 기록했다. 임기영은 두 번 모두 완봉승.

헥터 노에시, 팻 딘(이상 KIA), 장원준, 유희관(이상 두산) 라이언 피어밴드, 고영표, 돈 로치(이상 kt) 에릭 해커(NC), 김성민(넥센), 문승원(SK), 배영수(한화), 윤성환(삼성)이 한 차례씩 완투를 기록했다.

이 중 김성민은 7월 2일 수원 경기가 강우콜드로 종료되면서 5이닝 완투를 기록했다. 상대 선발이던 로치는 6이닝 5실점 강우콜드 패전투수가 됐다. 둘을 논외로 하면 현 리그의 이닝이터 흐름을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완봉, 완투 등의 기록은 최고치에 관한 기록이다. ‘꾸준함’의 덕목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꼭 함께 봐야 고려해야 할 것이 경기 당 평균 소화 이닝이다.

올 시즌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선발이 총 18명. 6⅓이닝을 기준으로 하면 8명으로 줄어들고, 6⅔이닝까지 기준을 올리면 단 2명이다. 헥터, 유희관 뿐. LG 외인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는 던지는 동안은 6⅔이닝을 소화했지만 공백이 긴 탓에 규정 이닝에서 제외돼 있다.

헥터는 2년째 매 경기 이닝 소화를 기본으로 깔고 간다. 사진=MK스포츠 DB
주 첫 경기나 3연전 첫 경기 선발이 무너지면 팀 마운드 운영에 엄청난 손실이 있다. 그렇기에 최저치를 함께 살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현재 이닝 1~5위에 있는 투수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헥터의 올 시즌 1경기 최소 이닝은 5이닝으로 단 한 차례 있었다. 켈리는 2이닝 조기 강판이 1경기 있다. 7월 4일 KIA전서 물오른 타선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 그 경기를 제외하면 최소 이닝은 5이닝이었다.

이닝 3~5위는 국내 투수들이 달리고 있다. 유희관은 많이 맞고 많은 점수를 내주는 경기가 꽤 있었다. 그럼에도 최소 이닝은 4⅔이닝이다. 숱한 고비를 넘기면서 어떻게든 경기를 끌고 가려던 점이 돋보였다. 양현종도 6월 1일 NC전 2이닝 조기강판을 제외하면 꾸준히 5이닝 이상을 던졌다. 올 시즌 롯데 에이스로 입지를 굳힌 박세웅의 경우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헥터와 마찬가지로 최소 이닝이 5이닝 한 차례였다.

지난 2시즌과 올 시즌을 보태 풀 3시즌이 좀 덜 되는 기간 켈리는 500이닝을 돌파했다. 사진=MK스포츠 DB
◆144경기 체제 이래 눈에 띈 이닝이터

144경기 체제가 된 2015시즌부터 현 시점까지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건 메릴 켈리(SK)다. 켈리는 세 시즌 동안 503이닝을 던졌다. 켈리는 2015시즌 181이닝, 2016시즌 200⅓이닝을 소화하는 엄청난 이닝 소화력을 보였다. 다음으로 양현종(KIA)이 500⅓이닝, 헨리 소사(LG)가 498⅓이닝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 기간 평균치 면에서는 유희관, 해커, 윤성환이 경기 당 평균 6⅓이닝으로 가장 꾸준히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유희관은 선발로 자리 잡은 2013시즌 145⅓이닝을 시작으로 2014시즌 177⅓이닝, 2015시즌 189⅔이닝, 2016시즌 185⅔이닝을 던져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이닝이터로 우뚝 섰다.

2013시즌부터 NC와 함께하며 ‘장수 외인’ 대열에 합류한 해커는 첫 시즌부터 178⅓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자질을 보였다. 지난해 부상 영향으로 23경기 140⅔이닝을 던졌다. 5시즌 동안 통산 805⅓이닝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쌓였다.

윤성환은 2013시즌부터 매 시즌 170이닝 이상을 던졌다. 2015시즌, 2016시즌에는 각각 194이닝, 180이닝을 던지는 꾸준한 이닝이터로 활약했다.

단일 시즌을 살펴보면, 2015시즌 최고의 이닝이터는 최근 리그에 복귀한 조쉬 린드블럼(롯데)이었다. 린드블럼은 32경기서 총 210이닝을 던졌다. 다음으로는 해커가 31경기 204이닝으로 총 2명의 투수가 200이닝을 소화했다. ‘에이스’의 책임으로 불리는 180이닝까지는 총 9명의 투수가 기록됐다.

2016시즌 최고는 헥터로 31경기서 206⅔이닝을 소화했다. 헥터 외에도 양현종과 켈리가 200⅓이닝을 기록했다. 180이닝을 기록한 선수 숫자는 7명으로 전년에 비해 조금 줄었다.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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