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대성, 응원하는 만수..도전은 아름답다

2017. 7. 1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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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전은 아름답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10일 전화통화서 "농구에 대한 열정이다. 내가 그래서 (이)대성이를 좋아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미국 G리그에) 가겠다는데 어떻게 말리나. 대성이를 응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언론들이 보도한대로 이대성은 미국 G리그행을 준비하고 있다. G리그는 NBA 하부리그다. 궁극적으로는 G리그를 발판 삼아 NBA까지 노크해보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성, 매년 성장하는 기량으로 극찬을 받는다. 상무에서 엄청난 벌크업으로 파워를 키웠고, 슈팅 밸런스를 교정했다. 본래 뛰어난 수비력은 더욱 끈끈해졌다.

이런 노력은 G리그 도전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이대성은 지난 시즌 후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하면서 G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현재 이대성의 G리그 관련 업무를 체계적으로 돕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성은 모비스와 다음시즌 연봉계약을 했다. 하지만, 곧 임의탈퇴 형식으로 팀을 떠난다. 다음 관문은 10월에 열릴 G리그 드래프트다. 유재학 감독은 "드래프트서 뽑힐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라고 했다.

현재 이대성은 허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 있다. 하루라도 빨리 미국으로 건너가 체계적으로 G리그 드래프트 및 시즌을 준비하고 싶어한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그러나 15일부터 23일까지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윌리엄존스컵은 소화해야 한다. 이후 대표팀 퇴단시기가 자연스럽게 거론될 듯하다.

유 감독은 "분명히 G리그에는 대성이보다 잘하는 가드가 많을 것이다. 그래도 도전 자체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G리그를 통해 대성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혹시 G리그서 미국농구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모비스에 복귀할 때 혼란스러워지지 않을까. 유 감독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나와 몇 년간 같이 농구를 했다"라고 했다. 오히려 이대성으로선 농구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기회다. 이런 선수가 늘어나야 한국농구가 건강한 성장을 꾀할 수 있다.


이대성의 G리그행은 유재학 감독에게도 또 다른 도전이다. 김효범의 은퇴, 김수찬의 군 복무로 다음시즌 모비스 2번 자원은 빈약하다. 이대성마저 이탈하면서 초비상이 걸렸다. 이종현, 이대성 중심의 리빌딩에 대형악재가 끼였다.

유 감독은 "팀으로선 정말 큰 걱정이다. 대성이가 나가면서 외국선수도 어떻게 뽑아야 할지 고민이다. 이번 외국선수 풀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이도현 사무국장은 "트레이드를 시도해봤는데 잘 안 됐다. 대성이가 떠나면 등록선수 정원을 채우지 못해 D리그 참가를 못할 수도 있다. 선수보강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국내 대부분 농구인의 가장 큰 문제점이 우물 안 개구리 사고다. 현대농구의 트렌드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고집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도전보다는 현실 안주에 익숙하다. 세계농구의 흐름 변화에 둔하다. 한국농구가 아시아 중위권으로 추락한 근본적 원인이다.

이런 흐름과 이대성, 유재학 감독의 도전정신은 정면으로 배치된다. 사실 이대성은 KBL도 확실히 평정하지 못했다. 그의 G리그 도전이 누군가에겐 무리수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과정에서 도전에 대한 진정성이 더욱 돋보인다.

유 감독은 세계농구의 트렌드를 캐치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지도자다. 그 결과물을 한국농구의 현실에 맞춰 응용 및 적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개인과 팀의 발전을 위해 당장 눈 앞의 한 경기를 망쳐도 시즌 막판, 최후의 한 판을 내다보고 조직 구성원들을 끌어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리더다. 유 감독은 이대성이 떠나면 그 환경에 맞춰 어떻게든 유의미한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도자다. 예전부터 그랬다.

어쩌면 그런 두 사람이 한 팀에서 지도자와 선수로 호흡을 맞췄던 게 행운이다. 만약 이대성이 모비스 소속이 아니었다면, 소속팀 감독으로부터 G리그 도전을 쿨하게 허락 받을 수 있었을까. 이대성도, 유 감독도 분명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도전정신이 아름답다.

[이대성(위), 이대성과 유재학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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