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탁구 1·2·3위, 中오픈서 '고의 기권'.. 무슨 일 있었길래..

이태동 기자 2017. 6. 2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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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감독 면직에 '보이콧'.. 파장 커지자 모두 사과 반성문
(왼쪽부터)마룽, 판젠둥, 쉬신.

'탁구 남자 단식 세계 랭킹 1~3위, 중국 오픈에서 동반 8강 진출 실패.' 믿기 어려운 일이 23일 중국에서 벌어졌다. 세계1위 마룽, 2위 판젠둥, 3위 쉬신이 자국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중국 오픈(청두)에서 모두 16강 탈락한 것이다.

셋은 지난 23일 열릴 예정이던 남자 단식 16강전에 고의적인 '기권'을 했다. 이는 류궈량 중국 남자대표팀 감독에 대한 중국탁구협회의 인사 조치가 발단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국 협회는 류궈량 감독을 협회 부회장으로 임명하면서 대표팀 감독에서 면직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더 잘 준비하기 위해 대표팀에 변화가 필요했다"는 이유였다. 류궈량은 1996 애틀랜타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로, 탁구 역사상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올림픽·월드컵·세계선수권)을 달성한 레전드다. 2003년부터 코치·감독으로 남자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선수들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경기에 나가고 싶은 의지가 사라졌다. 류궈량, 당신이 그립다"는 내용의 글을 동시에 올렸다. 전례가 없는 사태에 온갖 루머도 떠돌고 있다. '류궈량이 선수들을 조종했을 것'이라거나 '그간 중국탁구협회의 일방 행정에 쌓였던 불만이 폭발한 것' 등이다. 국내 한 탁구단 감독은 "류궈량은 중국 협회 고위 관계자들과 친분이 깊다"며 "경질된 거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국가체육총국은 즉각 "선수들의 행동은 프로 정신에 위배되고 상대 선수와 관중을 무시한 처사"라며 협회에 조사를 지시했다. 파장이 커지자 세 선수는 25일 웨이보에 "대표팀 변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충동적으로 행동했다. 사과한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동시에 게재했다. 중국탁구협회는 "올림픽 준비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대표팀 개혁안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중국 탁구팬은 ITTF 홈페이지에 "류궈량은 정치 싸움에 휘말려 떠나는 것이니 ITTF가 막아달라"는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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