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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t, 김진욱 감독은 언제까지 '인내'할까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입력 2017.06.20. 06: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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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하다. kt가 6월의 반등을 꿈꿨지만 개막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t는 지난 18일까지 한화와 3연전을 싹쓸이 당하며 4연패에 빠졌다. 5월27일부터 5연패 뒤 2승, 7연패 뒤 1승, 그리고 4연패다. 6월 들어 3승12패로 처참한 성적을 기록중이다.

한화와 3연전은 현재 kt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주말 3연전을 시작하기 전 9위 kt는 8위 한화와 0.5경기 차였다. 그러나 싹쓸이를 당하면서 3.5경기차로 벌어졌고 10위 삼성과 승차는 사라졌다.

꼴찌 추락의 기로에 선 채 만난 한화전은 사력을 다해야 하는 경기였지만 kt는 3연전에서 37점을 내줬다. 이 기간 10개 팀 중 최다 실점을 했다. 무려 18경기 동안 홈런을 치지 못하고 있던 한화 윌린 로사리오에게만 4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8홈런을 내줬다. 한 팀이 3연전 사이 특정 타자에게 홈런을 8개나 맞은 것은 KBO리그 사상 처음 벌어진 일이다. 홈런은 투수의 몫이지만 실점에는 야수들의 몫도 컸다. 올시즌 kt는 3번째로 실책이 많은 팀이다. 이 3연전에서는 2개뿐이었지만 기록되지 않은 실책은 거의 경기마다 나오고 있다. 송구 동작이 느슨하거나 태그 마무리 동작에서 정확성이 떨어지면서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거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놓치는 장면은 주말 한화전에서도 나왔다.

kt의 가장 큰 문제는 개막 전과 다르지 않다. 기본 전력이 다른 팀에 비해 처진다는 데 있다. 외국인 선수 농사는 올해도 ‘성공’과 거리가 멀다. 외국인 타자는 시즌 절반이 지나도록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고 선발 돈 로치는 팔꿈치 부상으로 엔트리 제외됐다 돌아와 다시 통증을 호소하며 빠졌다. 개막 직후 ‘반짝’ 했던 선발진이 붕괴되고 불펜 힘도 사라졌다. 리그 최강급으로 급성장한 마무리 김재윤도 4~5일에 한번꼴로만 등판하고 있다. kt는 개막 전만 해도 고졸 신인 홍현빈까지 주전감으로 놓고 외야의 높은 경쟁률을 자랑했다. 이제는 외야가 약하다며 새 타자 로하스를 외야수로 출전시키고 있다. 실제 kt는 올시즌 다른 팀들로부터 외야 수비가 가장 약하다고 평가받아왔다.

창단 4년차인 kt는 다른 팀들에 비해 전력 구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 탈꼴찌를 다투고 있는 삼성과의 가장 큰 차이이기도 하다. 시즌 초반, kt의 전력은 최상이었고 삼성의 전력은 최악이었다. 삼성이 2군과 재활에서 돌아온 선수들의 합류로 점점 일어섰다면 kt는 정체된 상태에서 점점 추락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을 향해 ‘주전이 된 자신감이 자만심이 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막 두 달 사이 외국인선수도 바꿨고, ‘중형급 이상’은 아니지만 트레이드도 2차례 했다. 더 이상 수급할 전력의 여유도 없다면 이제는 벤치에서 반전의 카드가 나오기를 기대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 역할은 오로지 사령탑이 쥐고 있다.

삼성과 SK가 좋은 예다. 삼성은 아직 최하위에 머물러있지만 도저히 빠져나오지 못할 듯 보이던 4월의 악몽을 떨쳐냈다. 타선 전체가 부진하던 와중에 4번 타자 다린 러프를 2군에 보낸 김한수 감독의 승부수가 결정적이었다. 2군에 다녀온 러프는 이후 36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 9홈런 39타점을 기록, 완벽히 부활해있다. 개막 6연패로 출발했지만 중상위권으로 올라선 SK도 비슷하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여러 명 보유한 장타자들을 놓고 매경기 순서를 바꿔 ‘나열’했다. 그리 길지 않은 기다림 끝에 시작된 홈런 행진은 SK 상승세의 출발점이 됐다. 개막 전 마무리로 직접 낙점했던 서진용이 부진하자 5월 중순 다시 박희수에게 뒷문을 맡기는 결단도 내렸다. 이후 SK 불펜도 안정됐다.

김진욱 감독은 아직 카드를 꺼내지 않고 있다. 온화한 리더십으로 아직 젊은 선수들에 대한 ‘믿음’를 지키고 있다. 18일 경기 전에는 “안 되던 것을 갑자기 잘 할 수는 없다. 선수들이 악착같이 뛰어줘야 하는데 그런 면은 부족하다”고 현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면서도 “감독이 직접 선수들에게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면 선수들이 너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런 역할을 고참들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당장 20일부터 기로에 선다. 역시 6월 들어 4승12패로 부진한 롯데와 3연전을 시작한다. 이 3연전 결과에 따라 kt는 올시즌 첫 꼴찌로 추락할 수도 있고, 기사회생 할 수도 있다. 김 감독이 ‘반전 카드’를 꺼내들어야 할 시점은 당겨질지도 모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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