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광풍에 한화도 KBO도 웃는다
로사리오는 이미 지난해 역대 한화 외국인 타자 최다 타점(120점) 기록을 다시 썼다. 올해도 벌써 51타점을 쌓아 올려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사흘간 때려낸 홈런 여덟 개의 공이 컸다. 무엇보다 최근 계속된 고민을 해결했다. 이상군 한화 감독 대행은 "이번 3경기에서 홈런을 몰아치기 전까지는 땅볼 타구가 많았다. 배트 중심에 딱 맞아야 하는데, 배트 아랫부분에 빗맞아 힘없이 굴러가는 타구가 많이 나왔다"며 "이 문제로 나카시마 데루시 한화 타격 코치와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해답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이미 힘은 충분히 갖고 있다. 공을 높이 띄워서 그 힘을 타구에 싣는 게 유일한 숙제였다. 이 대행은 "오른손을 빨리 놓아서 공을 올려치는 훈련을 했다. 그 이후 타구가 멀리 뻗어 나가면서 홈런이 나왔다"며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좋은 홈런이었다"고 했다.
사흘간 넘긴 홈런 8개는 좌·중·우를 가리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갔다. 홈런을 친 구종도 직구(4개)·체인지업(2개)·슬라이더(1개)·컷패스트볼(1개)로 다양했다. 그냥 운이 좋아 넘어간 게 아니라 타격감과 기술이 절정에 오른 상태에서 나온 홈런들이다. 그래서 더 고무적이다.
일부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 지도자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로사리오처럼 메이저리그 경력이 많고 몸값(150만 달러)도 높은 선수라면 특히 더 그렇다. 로사리오는 정반대다. 가장 큰 장점이 융화력이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 팀 선수라서가 아니라 정말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더그아웃 분위기에 잘 적응하고 선수단과 무척 잘 어울렸다"며 "김태균과도 아주 친하게 지낸다"고 증언했다.
팀에 스스로를 맞춘다. 김성근 전임 감독의 훈련 방식과 자신의 스타일이 잘 맞지 않아 고생한 적도 있지만, 불평 없이 감독의 방침을 잘 따르려고 애썼다. 시즌 도중 갑작스럽게 이 대행 체제로 바뀐 뒤에도 달라진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언제나 긍정적인 선수다. 최근에는 심리적 안정도 많이 찾았다"는 게 주변 증언이다. 이 대행도 "로사리오는 늘 밝고 선수들과 좋은 대화도 많이 나누기 때문에 팀 분위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물론 가장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은 역시 '실력' 그 자체다. 로사리오가 3일 연속 홈런을 때려내는 동안, 한화는 378일 만에 3연전 싹쓸이에 성공했다. 조금씩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KBO 리그도 로사리오의 활약이 반갑다. 지난해 NC에서 뛴 에릭 테임즈가 메이저리그(밀워키)로 떠난 뒤 '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 자리는 공석이었다. 많은 외국인 타자들이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팀 성적을 좌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임자로 자리 잡는 듯했던 NC 재비어 스크럭스마저 지난 10일 부상으로 이탈했다.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는 외국인 타자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로사리오가 성큼 성큼 맨 앞줄로 나아가고 있다.
아무리 몰아치기에 능한 타자라 해도 3경기 8홈런은 믿을 수 없는 기록이다. '그 어려운 걸' 로사리오가 해냈다. 사흘 만에 홈런 17개를 기록하게 돼 스크럭스와 함께 이 부문 공동 3위가 됐다. SK 최정과 한동민의 집안 경쟁으로 좁혀 지고 있던 홈런왕 레이스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모처럼 KBO 리그에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슈는 곧 흥행으로 이어진다. 달라진 환경과 타격폼이 로사리오의 변화를 이끌었고, 그런 로사리오의 변화가 다시 한화와 KBO 리그를 뒤흔들었다. 선순환이다. 로사리오가 휘두를 불방망이에 뜨거운 기대가 쏟아지는 이유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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