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펜은 '뭉침의 효과'가 없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2017. 6. 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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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 뭉친 팀 타선과 달리 애매모호한 불펜..'KIA 선두 수성의 가장 큰 과제'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뭉쳐야 산다. 뭉치면 더 강해진다. 지구방위대 후레쉬맨도 혼자서 악당을 상대하면 맨날 쥐어터진다. 그러다가 꼭 같이 모여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렇게 5명이 다 모여야 롤링 발칸포나 슈퍼 우주검을 쓸 수 있다. 맨날 똑같은 공식에 당하는 악당도 그렇지만, 후레쉬맨도 어지간히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독수리 오형제도 마찬가지다. 혼자 있으면 독수리, 제비, 부엉이 등 그저 한 마리의 새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5명이 다 모이면 화려한 불새로 변신한다.

이처럼 개개인의 힘이 설령 약하더라도 뭉치고 모여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KIA에 빗대어 보면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KIA 타선은 강하다. 리그 타율 1위(0.364)의 유격수 김선빈과 2루수 안치홍 콤비는 KIA의 자랑이다. 4번 최형우와 나름 성질 있는 나지완, 살아난 버나디나와 베테랑 이범호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거기에 복덩이 트레이드 김민식과 이명기, 만루홈런 때리는 슈퍼백업 서동욱과 그 외의 젊은 선수들까지 KIA는 타격으로 열심히 먹고 살고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이 리그 전체를 호령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KIA 라인업을 살펴보면 강하다. 한 명이 아닌 9명의 타순이 배열이 됐을 때, 피할 곳이 없어보인다.

19일 현재 팀 타율 2할8푼9리로 리그 2위다. 득점권 타율은 3할1푼8리로 리그 최고다. 비결은 간단하다.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기, 버나디나 등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은 타율 3할1푼8리로 리그에서 가장 좋다. 이들이 출루하면 중심타선에서 해결한다. 중심타선의 한 방은 타 팀 못지 않게 강하다.

설령 놓치더라도 공포의 9번 김선빈을 비롯한 하위타선이 버티고 있다. 그리고 살아난 팀 타격을 다시 상위타선이 이어받고 해결한다.

서로 부족하거나 다른 점을 채워주는 보완의 고리가 잘 연결되고 있는 KIA 타선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타선과 달리 마운드, 특히나 불펜의 경우는 이러한 '뭉침의 효과'가 전혀 없다.

KIA 손영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한 경기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18일 광주 LG전이다. 1회에만 만루포를 포함, 7-0으로 앞섰다. 그래서일까? 너무 일찍 결과를 예측했다.

선발 박진태가 양석환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추격을 허용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리드 중이니 지키면 된다. 그런데 KIA는 박진태를 내리고 6회에 손영민을 투입했다. 일단 여기서 고개가 갸우뚱 한다.

5회까지 LG 타선이 실컷 봐둔 사이드암 박진태와 똑같은 유형인 손영민을 투입한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최근 구위가 가장 좋다고 판단했을 수 있으니 그럴 수 있다.

또한 LG가 사이드암 투수에 약한 경향이 있으니 그대로 밀고 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LG 팀 타선은 감이 확실히 올라온 상황이었다. 결과론이지만, 8-16으로 패한 KIA 불펜 운용은 확실히 오답이었다.

현재 임창용이 2군으로 떠난 뒤, 마무리는 젊은 김윤동이 맡고 있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불펜진의 보직을 파악하기 힘든 KIA다. 누가 나가고 누가 나올지 예측하기 힘들다.

나름 좌우좌우에 맞춰서 나가는 것 같이 보이지만, 기본적인 불펜 구성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 추격조나 패전조는 커녕, 필승조도 한승혁인지, 심동섭인지 애매하다. 그저 막기에 급급한 느낌이다.

KIA 불펜진이 버텨낸 이닝은 209이닝이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게 소화하고 있음에도 평균자책점은 6.20으로 리그 꼴찌다. 허리에서 확실히 버틸 수 있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

홀드 개수가 이를 증명한다. LG는 진해수가 홀로 15개의 홀드를 기록 중이다. 이어 신정락이 8개, 김지용이 6개, 최동환 4개를 기록 중이다. 한 명을 중심으로 여러 명이 힘을 합치고 있다.

진해수-신정락-김지용, 그리고 윤지웅-정찬헌-최동환, 이렇게 2우 1좌를 기준으로 두 개의 필승조가 운용된다. 거기에 이동현이 돌아오며 힘을 보태고 있다. 제대로 뭉치니 강한 LG다.

반면, KIA는 기준이 되는 선수가 없다. 팀 내에서 홀드가 가장 많은 선수가 6홀드의 심동섭이다. 그리고 4개의 박지훈, 3개의 임창용, 김윤동과 2개의 한승혁, 고효준 정도다.

KIA는 타선이 뭉치는 것처럼 불펜도 뭉쳐야 더 강해질 수 있다. 기준과 중심을 잡고 서로가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조 편성과 운용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KIA는 선두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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