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대표팀 시기상조?..이승우-백승호 '전원 프로' 포르투갈전서 반박할까

김용일 입력 2017. 5. 2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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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조별 경기에서 한국의 백승호(오른쪽)가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넣은 뒤 이승우와 골뒤풀이를 하고 있다. 전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이승우 백승호 성인대표팀 발탁? 시기상조다.”

한국산 FC바르셀로나 유망주인 이승우(19) 백승호(20)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도 격이 다른 활약을 펼치면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성인 국가대표팀 승격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대회 출전 연령대에 해당하는 킬리앙 음바페(18·AS모나코) 마커스 래쉬포드(2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세계 최고 유망주들은 U-20 대회를 포기하고 국가대표팀이나 U-21 대표팀 등으로 월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의 A매치 최연소 데뷔 기록은 1983년 11월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 아시아지역 1차 예선 태국전에서 김판근이 세운 17세241일이다. 이후 김봉수(18세7일) 고종수(18세80일) 손흥민(18세175일) 차범근(18세351일) 구자철(18세355일) 등 공수에서 남다른 재능을 인정받은 스타들이 모두 10대에 A매치 무대에 섰다. 세계 최고 유망주가 몰려 경쟁하는 바르셀로나에서 성장하며 연령별 대표팀 기둥으로 성장한 이승우 백승호도 A대표팀 조기 합류는 늘 바라고 꿈꾸는 일이다. 특히 이승우는 2년 전 내심 대선배 김판근의 A매치 최연소 데뷔 기록 경신을 꿈꿨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11년 손흥민 이후 10대 성인 국가대표가 사라진 요즘 둘의 A매치 데뷔 꿈은 그저 꿈으로만 남는 것일까.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과 연령별 대표를 거친 선배들이 힌트를 줬다.

◇성인팀에서 증명하고 오라

슈틸리케 감독은 이승우 백승호가 U-20 월드컵에서 보이는 퍼포먼스를 상당히 칭찬하면서도 성인대표팀 관점에서는 냉정한 시선을 유지했다. 그는 29일 파주NFC에서 내달 14일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8차전 대비 조기 소집 첫날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승우 백승호가 U-20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그 덕분에 한국이 16강에 진출했다”며 “다만 아직 U-20 선수들이 성인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U-20 대표팀이 (월드컵 직전) 전북현대와 치른 평가전(0-3 패) 내용만 보더라도 아직 그 연령대 선수와 프로(성인)의 격차는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연령별 대표 선수가 프로 소속팀에서 자리잡고 성인대표팀까지 올라오는 과정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23세 이하 출전)에 나선 한국 선수만 하더라도 지금 얼마나 소속팀서 주전으로 뛰고 있느냐. 수치로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특급 유망주의 월반은 유행처럼 번지고 성인 무대에서 증명이라는 선결 조건은 늘 따라붙는다. 음바페나 래쉬포드 모두 자국 리그는 물론 유럽클럽대항전에서도 두각을 보이면서 월반에 성공한 케이스다. 2년 전 이승우와 함께 1998년생 3대 유망주로 꼽힌 마르틴 외데가르드(노르웨이) 하킴 마스투르(이탈리아)도 소속팀에서 자리잡고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현재 성인대표팀의 중심인 손흥민 구자철 기성용 등 10대에 A매치를 치른 선수 역시도 프로에서 일찌감치 능력을 증명하면서 발탁됐다.

한국 유망주들이 쉽게 월반하지 못하는 건 초,중,고등학교에 국한한 유스 시스템 운영에서 비롯된다. 잉글랜드. 독일 등 유럽 선진리그는 연령대별 유스시스템(U-8~U-19)을 구축, 기량에 따라 월반이 자유로운 편이다. 사실상 어릴 때부터 프로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프로선수처럼 임하다 보니 성인 1군 적응도 비교적 빠른 편이다. 이승우 백승호는 유럽 시스팀에서 성장한 한국 유망주들이다. 즉,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이 성인대표팀으로 월반할 재능은 충분하나, 소속팀 성인 1군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승우 백승호는 워낙 최고 유망주들이 모인 바르셀로나에서 1군 데뷔를 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을 우려, 1군으로 뛸 수 있는 타리그 팀 이적도 고려하고 있다. 경기 속도와 피지컬, 전술 운영 등 모든 게 차원이 다른 성인 무대에서 증명하는 길이 ‘슈틸리케호’ 합류의 지름길이다. 물론 성인 무대에 잘 적응하려면 10대 시절 재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어릴 때 주목받다가도 성인이 돼서 여러 유혹과 슬럼프에 빠져 그저 그런 선수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연령별 대표를 모두 거치고 만 18세 독일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에 성공한 손흥민은 “지금 U-20 주력 선수들이 분위기도 좋고 자신감도 넘친다. 다만 이것을 (성인 선수가 될 때까지) 유지하려면 현재 성과에 나태해지거나 거만해져서는 안 된다. 늘 헝그리 정신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자철도 “어린 선수들이 이렇게 많은 미디어 관심을 처음 받아볼텐데, 미래에 관한 불안한 생각을 이겨내야 한다”며 “현재 U-20 멤버들 중 과연 몇 명이나 향후 5~10년 성인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두고봐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U-20 축구대표팀 이승우가 29일 천안축구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포르투갈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 경기를 치른다. 천안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전원 프로선수’ 포르투갈과 16강, 그래서 더 눈이 간다

이승우 백승호가 U-20 월드컵 16강에서 격돌하는 포르투갈이 21명 전원이 프로 팀 소속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유소년은 아직 유소년일 뿐’이라고 사실상 선을 그은 가운데 이들을 상대로 또 한 번 경쟁력을 증명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포르투갈은 벤피카(8명) 스포르팅 리스본(6명) FC포르투(4명) 등 자국 3대 명문 클럽에서 뛰는 선수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B팀이 참가하는 세군다리가(2부)를 중심으로 뛰고 있으나 1군에서도 활약하는 선수도 있다. 포르투갈 2부리그도 엄연히 성인 무대다. 벤피카 공격수 제 고메스는 올 시즌 1군에서 4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경기를 뛴 경험이 있다. 미드필더 델가두는 이탈리아 인테르밀란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산 바르샤 듀오가 포르투갈 프로팀에서 뛰는 선수들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얼마나 우위를 보일지 결과만큼이나 관심사로 떠올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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