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만 문제 아니다..'APT 감소' K리그 경기의 질 높여야 한다

김용일 2017. 5.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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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K리그 클래식 강원FC와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에 서 강원 골키퍼 이범영(아래)이 인천 웨슬리에 앞서 공을 잡아내고 있다. 평창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심판 판정 논란만 프로축구의 신뢰와 질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다. 종목의 본질과 같은 경기력도 문제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1강 전북’ 시대에 끝나고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곧 하향평준화를 의미한다. 이미 올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무대를 밟은 4개 팀 중 3개 팀이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충격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감독, 코치진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펼치는 퍼포먼스의 질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APT(Actual Playing Time·지연된 시간을 제외한 실제 경기 시간) 수치만 봐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K리그에선 90분 경기 중 공이 멈춰 있는 시간이 35~40분이나 된다. 지난해 K 리그 클래식 평균 APT는 58분56초로 전년대비 2분18초가 증가해 ‘56분 벽’이 깨졌지만 대체로 60분 이상을 나타내는 유럽 선진리그에 비해서는 여전히 5분 이상 모자라다. 특히 경기 중 팀별 APT를 살펴보면 평균 25~30분으로 실제 공을 소유하며 경기하는 행위는 전체 시간의 3분의1 수준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010년 ‘5분 더 캠페인’을 시행하고 지난해부터 다득점을 골득실보다 순위산정에 우선으로 반영하는 정책 변경으로 APT를 끌어올리는 데 다각도로 노력했다. 어느 정도 결실도 봤다. 하지만 팀간의 전력 차이가 극심하게 줄어든 올 시즌엔 다소 소극적으로 경기를 펼치다 보니 다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본지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의뢰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클래식 1~12라운드가 치러진 현재 12개 팀 중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APT 수치가 증가한 팀은 제주, 포항, 서울, 울산 등 4개 팀에 불과했다. 나머지 8개 팀은 모두 감소했다. 올 시즌 알짜배기 선수 영입으로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ACL 16강에 진출하고 다득점 1위로 리그 선두를 달리는 제주는 경기 중 ATP 평균 31분22초로 지난해(29분08초)보다 2분14초가 증가했다. 포항과 서울도 각각 1분35초, 1분15초가 늘었고 울산도 48초로 소폭 증가했다. 나머지 팀은 마이너스다. 특히 ‘1강’이란 수식어가 붙었던 전북은 27분45초에 그쳐 지난해(29분20초)보다 1분35초가 줄었다. APT 증가수치를 순위로 매겼을 때 12개 팀 중 9위에 해당한다. 전북 밑에 있는 팀은 올시즌 최하위를 달리는 인천(-3분25초)과 승격 팀인 대구(-3분50초), 강원(-4분08초)이다. 대구와 강원은 지난해 챌린지에 있을 때 수치와 비교한 것이어서 사실상 의미를 둘 순 없다. 자연스럽게 수준이 높은 클래식에 올라온만큼 챌린지 때보다 볼 소유 시간이 줄어들 수있다는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승격이라는 공통의 목표 속에서 클래식보다 결과 중심적인 문화가 강한 챌린지의 상황은 더 심각한 편이다. 올 시즌 유일하게 무패 가도(10승3무)를 달리는 선두 경남이 APT 수치에서는 25분43초로 최하위다. APT 수치가 가장 높은 아산(31분41초)보다 무려 5분이상 적다. 결과는 내고 있지만 재미있고 적극적인, 팬 구미에 맞는 경기력에서는 다소 동떨어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조긍연 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은 “APT는 감독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K리그 감독직이 워낙 파리 목숨이다 보니 경기의 질보다 결과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골키퍼 6초룰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심판들이 경기에 따라 일관되게 보지 않는 것도 있다. 일부러 시간을 끄는 행위에 대해서는 로컬 룰을 둬서라도 엄하게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스포츠는 경기력이라는 상품이 최우선이다.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품질 높은 경기를 볼 권리가 있다. 그래야 구단과 선수를 향한 충성도 있는 팬이 늘어나고 축구인의 권위도 높아지는 것이다. 이제 K리그도 나만 살기 위한 경기보다 상생을 위한 경기에 초첨을 둬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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