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군 체제' 한화, 김성근 그림자 지우기 작업

입력 2017. 5. 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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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라뇨, 코치입니다".

김성근 전 감독의 갑작스런 중도 하차로 임시 지휘봉을 잡게 된 이상군(55) 한화 감독대행.

김 전 감독 체제에서 한화는 10개 구단 중 가장 나이 먹은 팀이 되어버렸다.

베테랑 기용이 많았던 김 전 감독 체제에선 한화의 세대교체 작업도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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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떠난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훈련량, 투수운용, 선수구성에 변화 생길듯

[OSEN=대전, 이상학 기자] "감독이라뇨, 코치입니다". 

김성근 전 감독의 갑작스런 중도 하차로 임시 지휘봉을 잡게 된 이상군(55) 한화 감독대행. 그는 조심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감독으로 호칭이 바뀌었지만 "코치라고 불러달라"면서 손사래쳤다. "감독을 보좌한 코치로서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 선수들에게도 너나 할 것 없이 선수, 코치 모두 책임이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는 게 감독님께 보답하는 길이다"며 전임 감독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당장 이상군 대행에게 어수선한 팀 분위기 수습이란 과제가 주어졌다. 시즌이 4개월 넘게 남은 상황이라 한화 구단으로서도 감독대행 체제로 오래 끌고 갈 수 없다. 이상군 대행도 지금 당장 어떤 색깔을 내기 어렵지만 과제는 분명하다. 짙게 깔린 김성근 전 감독의 그림자를 하루빨리 지우는 것이다. 이미 작업은 시작됐다. 

▲ 부상 방지, 훈련량 줄이기
24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감독대행으로 취재진 앞에 나선 이상군 대행은 "어느 팀이든 부상 선수가 많지만, 특히 우리 팀은 부상자가 너무 많다. 부상을 얼마나 최소화시켜 건강한 팀을 이끌어가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 체제에서 2년반 동안 한화는 한 번도 베스트 전력으로 싸워보지 못할 만큼 부상자들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구단 안팎에서 한화에 유독 부상자가 많은 이유로 과도한 훈련량 문제를 지적했다.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이어진 '특타'는 한화 트레이드마크였다. 한화의 한 선수는 "훈령량이 너무 많아 몸이 쉽게 지쳤다. 특히 우리 팀은 나이 있는 선수가 많다. 그럴수록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한데 매일 밤낮으로 특타를 하니 몸이 버틸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대행은 부상 방지를 위해 훈련 방법에 변화를 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적으로 훈련하는 시간 외에 아침 일찍 나오거나 밤 늦은 훈련은 안 하려 한다. 필요하다면 할 수 있겠지만 부상 없이 건강하게 뛰는 게 중요하다. 그런 시스템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훈 단장은 2군 퓨처스팀에도 '루틴에 의한 매뉴얼 확립'을 강조했다. 앞으로 1군도 같은 방식이 적용된다. 

▲ 투수 운용, 확실한 역할분담
김 전 감독의 투수 운용도 선발투수 중심으로 보직 구분이 체계적인 현대 야구와 멀었다. 선발 교체 타이밍은 빨랐고, 불펜 의존도가 높았다. 불펜에선 특정 투수들이 상황을 가리지 않고 투입했다. 연투와 멀티 이닝이 기본이었다. 지난 2년 반 동안 투수들의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투수들이 구위 저하 또는 부상으로 나가 떨어졌다. 

이 대행 체제에선 투수 운용도 바뀐다. 첫 경기였던 23일 KIA전이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날 선발 배영수는 4회 1사에 6실점을 허용할 때까지 교체되지 않았다. 김 전 감독이었으면 벌써 교체였다. 이 대행은 "경기 전부터 배영수를 길게 끌고가려 했다. 초반에는 바꿀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선발투수들이 초반에 대량실점으로 무너지지 않는 한 맡기겠다는 생각이다. 

불펜도 마찬가지. '필승조' 권혁과 송창식은 지난 2년 반 동안 접전 상황은 물론 지고 있는 상황,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 가리지 않고 투입돼 혹사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 대행은 "권혁과 송창식은 이기는 경기에만 투입할 생각이다. 이닝·투구수도 고려해서 운용해나갈 것이다"고 알렸다. 혹사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두 투수이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 젊은 선수 등용, 리빌딩 작업
한화는 24일 KIA전을 앞두고 2년차 포수 박상언, 4년차 외야수 박준혁을 1군 엔트리에 올렸다. 최고참 포수 조인성이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 구단 차원에서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에게 조금 더 기회를 주고자 한다. 아직 시즌 99경기가 남은 만큼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아질 전망이다. 

김 전 감독 체제에서 한화는 10개 구단 중 가장 나이 먹은 팀이 되어버렸다. 단기성적을 위해 외부 영입에 눈길을 돌린 사이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이 대거 유출됐다. 주전 선수들의 대부분이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한화로선 다음 세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베테랑 기용이 많았던 김 전 감독 체제에선 한화의 세대교체 작업도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이 대행은 오랜 기간 한화에 몸담았고, 1~2군 선수 파악이 잘 되어있다. 유망주 육성에 중점을 두고 2군을 관리해온 박종훈 단장과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선수 구성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감독이 떠난 한화에 변화의 새바람이 분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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