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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of court] '새로운 삶 선택' 양지희, 인생 2막 그리고 부부라는 이름으로③

김우석 입력 2017.05.20.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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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 넘치는 포즈를 취해준 양지희, 김창훈 부부

[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WKBL은 지난 시즌을 끝내고 또 한 명의 전설로 이름을 남길 한 선수가 은퇴를 결정했다.

주인공은 아산 우리은행 통합 5연패 주역인 센터 양지희(33, 185cm)다. 양지희는 2016-17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택했다.

가장 큰 이유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 지난 5년 간 대표팀과 소속 팀을 오가며 나라와 팀에 헌신했던 양지희 무릎은 정상일 수 없는 상태. 양지희 소속 팀이었던 우리은행이 훈련량이 엄청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녀의 무릎은 더욱 아픔이 많았을 터.

양지희는 첫 통합우승을 일궈냈던 2012-13시즌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여수 전지 훈련을 빗대 ‘지나가던 개가 부러울 정도의 강한 훈련이었다.’라는 명언(?)을 남겼고, 이후 이 이야기는 후대 손손으로 이어지며 많은 인터뷰 혹은 우리은행 분석 기사에 언급되곤 했다.

또, 양지희는 인터뷰마다 재치있는 입담을 선보이며 ‘호랑이’ 위성우 감독을 우회적으로 디스하는 명 대사도 많이 남겼다.

어쨌든 양지희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해 지난 22년 간 자신에게 전부와 같았던 ‘농구 선수’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일반인이라는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은퇴라는 단어를 접한 양지희 씨는 전라남도 광주 중앙초, 수피아여중, 수피아여고 출신으로 청소년 대표를 지냈고, 2003년 W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라운드 4순위로 당시 부천 신세계(현 부천 KEB하나은행)에 입단한 후 7년 만인 2010-11시즌을 앞두고 춘천 우리은행(현 아산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지난 시즌까지 선수로 활약한, WKBL 배출한 스타 플레이어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신세계 시절 한 차례 트리플더블을 기록했을 정도로 알찬 기량을 지녔던 선수다. 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에 자신의 힘을 보탰고, WKBL에서는 MVP 등을 수상한 화려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또, 3차례 아시아 선수권에 나서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이 세 번이나 차지한 준우승에 이름을 남겼을 정도로 대표팀 단골 멤버였다.

양지희는 자신이 선수 생활을 한 자신이 선수 생활 15년 동안 통산 447경기에서 나서 8.26점 4.97리바운드 1.9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화려한 기록이 아닐 수 있지만, 전성기를 시작했던 2007-08시즌부터 기록을 따지면 어마무시하다.

플레이오프는 총 22경기를 통해 6.95점 5.36리바운드 1.95어시스트를 만들었다. 특히, 2015-16시즌 챔프전에서 첼시 리를 효과적으로 방어했던 양지희의 활약은 그녀의 선수생활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그렇게 15년 동안 꾸준함을 무기로 WKBL과 대표팀을 지켜온 양지희가 이제 선수로서 그녀를 짓눌러온 부담을 던져버리고 2014년 4월 화촉을 밝힌 김창훈(35)씨와 지난 3년 간 별거(?) 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열어갈 자신의 인생 2막을 시작했다. 3번째 순서로 양지희, 김창훈 부부가 그리는 미래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기럭지 만큼은 어느 부부도 부럽지 않을 양지희, 김창훈 부부

전격 은퇴, 부부가 그리는 미래는?  

은퇴라는 단어가 현실이 된 양지희는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양지희는 영어를 좋아했다고 한다.은퇴를 머리 속에 그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후를 생각했던 양지희는 ‘영어를 먼저 배우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일에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양지희는 “영어를 좋아했어요. 하고 싶은 일에 영어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요. 아직은 밝힐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하고 싶던 공부였어요. 남편에게 ‘은퇴 후에 어학 연수를 다녀오고 싶다.’라고 말했다가 거절 당했죠. 하지만 지난 시즌을 겪으면서 남편이 허락을 했어요. ‘이제까지 농구만 했는데, 그거 하나 못 들어주겠냐’라며 허락을 하더라고요. 시부모님께도 본인이 알아서 말씀 드리겠다고 했어요.”라며 기뻐했다.

하지만 바로 연수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릎과 손가락 수술이 예정되어 있다. 수술은 생각보다 늦어질 것이며, 재활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올 해는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훈씨는 “제가 좀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처음에는 반대를 했어요. 아기도 가져야 하고 해서 반대를 했죠. 근데 지나고 보니 1년 정도는 일반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어학 연수를 수락했어요. 해보고 싶은 건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라고 일반인 양지희와 첫 게임에서 패했음을 쿨하게 인정했다.

지나가는 개도 부러울 정도로 다정한 포즈를 취한 양지희, 김창훈 부부

양지희는 “수술이 끝나면 어학 연수를 갈 생각이다. 처음에는 뉴맥시코를 생각했는데, 여기보다 샌디에이고가 좋다고 들었어요. 날씨도 그렇고, 치안도 훨씬 안정적이라고 들었어요. 지금 (이)미선 언니가 가 있거든요. 수피아여고 선배라서 많은 정보를 얻었어요. 한국으로 돌아오면 다 알려주겠다고 했어요.”라며 어학 연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또, 김창훈 씨는 “정말 표현을 많이 하는데다, 애교가 정말 많다. 당할 수가 없다(웃음) 다른 선수들은 그렇게 못하더라.”라며 행복한 패배 임을 들려 주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었다. 구수한 대구 사투리로 들려온 “오빠 닳겠다~’였다. 내용이 궁금했다. 양지희는 “제가 집에 같이 있을 때 음식을 하면 오빠가 앉아 있는 꼴을 못 봐요. 그래서 계속 오빠를 남발하는 거죠. 그랬더니 오빠가 그렇게 말했어요. 정말 짜증이 났나 봐요. 제가 막내라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애교가 좀 많아요 ㅎㅎ ”라며 밝게 웃었다.

이번에는 김창훈씨도 지지(?) 않았다. “저도 애교가 많은 편이죠. 단, 처음에는 좀 낯을 가리긴 해요. 하지만 가까워지고 나면 대화를 잘 이어가는 편이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천상 부부인 두 사람의 애교 파티였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2세 계획으로 이어졌다. 결혼 3년 차를 지나고 있고, 30대 중반을 지나치고 있는 부부에게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양지희는 “어학 연수를 다녀오고 만들어볼 생각이죠. 자식이 생기면 골프, 야구, 농구 중에 하나를 시킬 생각이죠. 그런데 너무 클 것 같아서 농구를 시켜야 할 것 같아요. 오빠 운동 능력이 좋아요. 나는 점프력도 약하고, 팔도 짧고, 유연성도 떨어져요.”라며 남편 운동 능력 덕에 자식이 농구 선수로 성공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지난 5년 간 여자농구 국가대표를 지낸 일반인 양지희 입에서 나온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 물론, 김창훈씨도 대구에서 이름 좀 날리는 생활체육 농구 동호인이긴 하다. 현재 코드원이라는 모델 농구 팀 벤치를 맡아 보고 있을 정도로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김창훈 씨는 “어학 연수 때 까지 내가 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지희를 도와주는 것 같다. 그리고어학 연수를 다녀오면 다른 사람들과 똑 같은 가정을 꾸리고 싶다. 아이는 3명을 나아서 길거리 농구에 팀으로 나가는 보는 게 소원이다(웃음) 어쨌든 아이들은 농구를 시키고 싶다. 잘했으면 좋겠다. 대신, 딸은 안 시키고 싶다. 남자 아이는 괜찮고, 여자 아이가 꼭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하고, 분명히 소질이 있으면 미국으로 보내 운동을 시켜보고 싶다.”라는 미래에 대한 꿈을 들려주었다.

그렇게 길었던 양지희, 김창훈 부부 인터뷰는 마무리되었다. 이제 그들이 살아날 날들에 성공적인 미래를 기원해 본다. 농구 선수라는 쉽지 않은 과정을 지나쳤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일반인 양지희와 지난 7년간 ‘여자농구선수의 남자’로써 외조를 훌륭히 해낸 김창훈이라는 남편의 삶을.

사진 = 김우석 기자

김우석 basketguy@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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