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POINT] 역사 쓴 손흥민, '21골'이 더 값진 이유

유지선 기자 2017. 5. 1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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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5, 토트넘)이 시즌 20골 고지를 훌쩍 넘어서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손흥민은 19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2골 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과 4골 1도움을 기록한 해리 케인의 활약에 힘입어 6-1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전반 25분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고 패스를 이어받았고, 중앙으로 쇄도하던 케인에게 정확한 패스를 내주며 선제골을 도왔다. 전반 35분에는 델레 알리의 재치 있는 패스를 논스톱 발리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시즌 20호골로, 손흥민이 차범근과 동률을 이루고 있던 한국인 한 시즌 최다골 기록(19골)을 경신하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25분 케인의 패스를 받은 후 침착하게 수비 한 명을 속이고 골문 구석으로 슈팅을 시도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시즌 20골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 손흥민이 득점 행렬에 가세하면서 토트넘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3명이 20골 이상을 넣는 진기록을 세웠다.

# 적은 출전시간,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효율`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20골 고지를 넘어선 세 선수는 손흥민(21골)과 케인(29골), 알리(21골)다. 그러나 손흥민은 그중 가장 적은 출전시간을 부여받았다. 리그만 놓고 보더라도 케인과 알리가 각각 2,457분, 2,972분을 소화한 반면 손흥민의 출전시간은 1,980분에 그쳤다.

손흥민이 한 골을 터뜨리는 데 걸린 시간은 141분으로, 알리(174분)보다 더 좋은 효율을 보였다. 한 골을 터뜨리는 데 걸린 시간은 케인이 94.5분으로 압도적이지만, 케인의 페널티킥 득점이 5골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차이라 할 수 없다. 손흥민이 리그에서 기록한 14골은 모두 오픈찬스에서 기록한 골로, 순도가 높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쉽지만은 않았다. 부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발로 나선 경기는 리그 22경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케인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활약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지만, 케인이 돌아오면 손흥민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그로인해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이적을 고려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기존의 포백 대신 스리백 시스템을 종종 사용하면서 손흥민이 선발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잦았다. 첼시와의 컵 대회 경기에서는 손흥민을 윙백에 배치해 한 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여러 악조건을 이겨내고 피워낸 꽃인 셈이다. 우여곡절 끝에 핀 꽃이라 더 값지다.

#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기복 논란`

기복 논란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는 것도 의미 있다. 손흥민은 그동안 기복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엄청난 활약을 펼치다가도 체력 저하 등의 이유로 경기력이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은 것이다. 손흥민을 향한 기대가 큰 탓도 있지만, 영국 현지 언론에서도 평가가 한 경기 사이에 극과 극으로 달라진 경우가 잦았다.

지난해 9월 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이달의 선수`로 뽑히는 등 활약했지만, 손흥민의 영입을 두고 현지에서 평가가 엇갈렸던 이유이기도 하다. 스스로도 부담감이 심했는지 그라운드 위에서 종종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손흥민의 표정은 한결 편해졌다. 이제는 여유가 느껴질 정도다. 손흥민은 시즌 중반 선발 기회가 줄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때 한방을 터뜨리면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경기에서도 활약을 펼치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주 걸러 수면 위로 떠오르던 기복 논란도 어느새 잠잠해졌다.

더 중요한 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4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된 이후 "아직 배가 고프다"던 손흥민은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를 마친 후에도 "나는 항상 배고프다"며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손흥민, 온갖 장애물을 극복하고 보란 듯이 꽃을 피운 손흥민의 발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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