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STATS] 제주의 '수원 포비아'는 올해도 계속된다

조회수 2017. 5. 2. 16: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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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제주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수원

[스포츠투아이 홍승규] 이쯤 되면 ‘수원 포비아(phobia)’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제주에 대한 수원의 강세는 올해도 계속됐다. 수원은 지난달 30일 제주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에서 외국인 공격수 조나탄의 결승골로 제주를 2-1로 꺾었다.

서정원 감독(46) 체제에서 수원은 유독 제주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2012년 말 부임 이후 이날 경기 전까지 제주전에서 9승 2무 2패로 압도했다. 특히 원정에선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5승 2무). 7라운드 강원전 승리로 자신감을 회복한 수원에게 제주 원정은 상승세를 탈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이날은 체력 면에서도 수원이 혜택을 봤다. 두 팀은 지난달 25일 나란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을 치렀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수원이 홈구장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과 맞붙었다. 비록 경기를 내주긴 했지만 제주전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긴 회복 기간을 얻었다. 반면 제주는 중국 난징으로 이동해 장쑤 쑤닝을 상대했다. 승리를 거뒀지만 생각지 못한 데서 악재를 만났다. 최근 악화된 한중관계 여파로 제주와 난징을 잇는 직항 노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제주 선수단은 항공과 기차, 버스를 갈아타며 꼬박 하루를 이동하는 데 보내야 했다. 장시간 이동으로 선수들의 체력관리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맞대결을 지배한 건 제주였다. 시종일관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펼쳤다. 문제는 패스 길목마다 수원 선수들이 자리했다는 것이다. 수원의 강한 압박이 이뤄진 것이다. 제주의 상대진영 내 패스 성공률은 69%에 불과했다. 지난 두 경기 대구, 강원전에서는 각각 78.5%, 81.1%의 높은 성공률을 자랑한 바 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열세에 놓인 수원전에서는 공격을 풀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픈 찬스로 연결되는 키 패스도 28차례 시도했지만 동료 선수에게 정확히 연결된 건 여섯 번뿐이었다(성공률 21%).

촘촘히 서있는 상대 수비진을 뚫지 못한 제주는 결국 골대까지 평균 22미터, 다소 먼 거리에서 슈팅을 때려낼 수밖에 없었다. 수원이 페널티 에어리어 내에서 9차례 슈팅을 가져간 반면 제주는 네 번에 불과했다. 결국 제주 득점은 필드골이 아닌 후반 26분 마르셀로의 페널티킥으로 만들어졌다.

인터셉트(가로채기) 횟수를 통해 상대 공격을 얼마나 차단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이날 수원은 8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73차례 제주가 소유한 공을 빼앗아 흐름을 가져왔다. 앞선 7경기 수원의 경기당 평균 인터셉트 횟수가 50회였다는 점에서 얼마나 제주를 꽁꽁 묶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중앙 수비수로 나선 매튜(10회)-민상기(16회)-구자룡(15회)은 합계 41차례 가로채기에 성공했다. 제주 센터백 오반석–조용형-권한진이 모두 26회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원은 철벽 수비가 성공하자 공격도 활기를 띠었다. 상대 흐름을 끊어내 곧바로 공격적으로 나아갈 수 있었는데, 전체 패스 중 전방으로 이어지는 패스 비율은 키 패스 포함 90%에 달했다(제주 77%). 그만큼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리기보다는 공격적으로 나아갔다는 의미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수원의 톱니바퀴는 어긋난 모양새였다. 공격 빌드업부터 실마리를 찾지 못하며 공격수에게 공이 전달되는 횟수도 적었다. 하지만 지난 강원전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여기에 조나탄까지 복귀해 힘을 실었다.

조나탄의 전반전 역할은 도우미였다. 단 한 개의 슈팅도 때려내지 못했지만 전반 19분 반대편에 있던 김민우에게 패스를 전달해 그림 같은 골을 도왔다(리그 첫 도움). 후반 들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다. 공격 과정에서 볼 다툼을 이겨냈고, 세 차례 유효슈팅을 챙겼다. 그 중 하나가 후반 36분 선사한 그림 같은 바이시클킥. 조나탄은 리그 3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하는 등 1골 1도움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상승세를 이어간 수원은 이번 주 포항과 울산을 만난다. 타이트한 일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정원 감독은 로테이션 체제를 통해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신경 쓰고 있다. 또한 김민우와 구자룡, 조나탄과 같은 부상 선수들도 돌아왔다. 자신감을 회복한 수원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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