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일침, "우리나라 야구, 이상해지고 있다"

입력 2017. 4. 3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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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야구 자체가 무지 담백해졌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지난 29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최근 KBO리그의 전체적인 경향에 대해 김 감독은 "4~5점 주고 리드를 당하면 그냥 그대로 지는 간단한 경기가 올해 두드러지게 많아졌다. 난 그런 야구를 안 하는데 투수들의 휴식은 많아졌지만 경기 자체에 흥미가 없어졌다. 요즘 4~5점차 뒤집는 경기가 별로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 말대로 개막 한 달 동안 KBO리그에선 대역전 경기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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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지금 야구 자체가 무지 담백해졌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지난 29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최근 KBO리그의 전체적인 경향에 대해 김 감독은 "4~5점 주고 리드를 당하면 그냥 그대로 지는 간단한 경기가 올해 두드러지게 많아졌다. 난 그런 야구를 안 하는데 투수들의 휴식은 많아졌지만 경기 자체에 흥미가 없어졌다. 요즘 4~5점차 뒤집는 경기가 별로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 말대로 개막 한 달 동안 KBO리그에선 대역전 경기가 줄었다. 29일까지 125경기 중 5점차 이상 스코어가 뒤집혀 승패가 갈린 건 아직 한 번도 없다. 사실 지난해에도 전체 720경기 중 5점차 이상이 리드한 팀이 역전 당한 게 16경기로 2.2%에 불과하다. 역전 경기의 비율은 지난해 47.5%에서 올해 45.6%로 소폭 줄었다. 

수치상으로 볼 때는 큰 변별력을 갖기 어렵지만 김 감독은 최근의 야구 경기를 풀어가는 세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어느 한 쪽으로 쉽게 기우는 경기를 과연 팬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야구가 재미 없어졌다. 투수 7~8명을 요소요소에 쓰고, 치고 받으면서 8~9회에 뒤집는 경기 속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지금 그런 야구를 하면 정도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더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현대야구는 장기레이스에서 휴식과 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144경기 체제가 된 KBO리그도 선발투수들이 경기 초반 많은 점수를 줘도 가급적 길게 이닝을 끌고 하는 게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불펜 투수들도 마구잡이로 나오지 않는다. 각자 주어진 보직, 등판 간격, 투구 개수에 맞춰 관리받는 시대가 됐다. 메이저리그부터 KBO리그까지 큰 흐름이다. 장기레이스에서 선택과 집중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금 우리나라 야구가 이상하게 되어가지 않나 싶다. 1년 토털로 본다면 버리고 가야 하는 경기가 많아지는데 그러는 사이 팀이 죽어갈 수 있다. 선수들부터 경기를 버린다. 내용 없는 경기가 여러군데 있다. 그런 야구에 흥미가 느껴지나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감독은 "지금 야구 속에서 사람들에게 인생을 가르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통해 인생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내가 그런 야구를 했지만 요즘은 쉽지 않다. 이제 다시 조금씩 그렇게 해야 할 듯하다. 이를 위해선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그 전날부터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을 선언한 김 감독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김 감독은 4이닝 5실점을 기록한 선발 알렉시 오간도를 내리며 5회부터 불펜 필승맨 송창식을 투입했다. 1-5로 뒤진 상황에서 던진 승부수였다. 송창식이 2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막은 뒤 권혁도 투입됐다. 그러나 1이닝 1실점으로 내려갔고, 타선이 터지지 않아 3-7 패배로 역전에 실패했다. 핵심 불펜을 소모한 한화는 당장 30일 넥센전 싹쓸이 패배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김 감독 마음대로 안 되는 야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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