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STATS] 수원의 간절함, 첫 승리를 일구다

조회수 2017. 4. 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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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7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둔 수원삼성

[스포츠투아이 홍승규] “간절히 준비했다”는 서정원 수원 감독(46)의 마음이 통했다. 수원은 22일 평창 알펜시아스타디움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강원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리그 7경기 만에 첫 승리다. 1996년 리그에 합류한 이래 올해보다 리그 첫 승이 늦었던 적은 없었다. 2005년 3무 2패 뒤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앞선 경기에서 드러난 수원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격 활로의 부재다. 지난 시즌 리그 10골을 넣은 외국인 공격수 조나탄이 올해도 최전방 공격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상대수비의 강한 견제에 둘러싸였다. 골에 대한 조바심으로 장점인 연계 플레이도 사라졌다. 6경기 2골에 그치고 있다. 주포가 침묵하자 수원 공격도 덩달아 가라앉았다. 골은커녕 유효슈팅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4라운드 인천전(3-3 무)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파괴력이 없었다. 3경기 무득점 등 총 5골뿐, 경기당 한 골이 안 됐다.

‘축구수도’ 수원과는 거리가 먼 경기력에 팬들의 불만이 터졌다. 일련의 사태로 베테랑 이정수가 시즌 도중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팬과 선수단 모두 상처를 입었다. 반등은 승리에서 시작한다. 강원전이 중요했던 이유다. 19일 열린 FA컵 32강 인천전 1-0 승리로 분위기를 만들었다.

강원 원정은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상대팀 강원은 전북 제주 등 상위권 팀들과 1승1무로 선전하며 분위기를 타고 있었다. 게다가 조나탄은 부상으로 빠졌다. 사흘 전 FA컵에 선발 출장한 염기훈과 이종성, 김종우, 매튜, 민상기가 강원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체력 부담이 컸다. 그라운드 상태가 나빠 패스 플레이도 매끄럽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수단은 간절히 승리를 바랐다. 슈팅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공격수 박기동이 버티고 있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공을 욱여넣었다.

박기동은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공격수다. 공중 볼을 따내 주위 동료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풀타임 소화해 10차례 공중볼 경합에서 이겼다. 골을 넣을 수 있는 포지션에 있는 동료에게 연결되는 키 패스도 5차례 성공했다(성공률 83%). 양팀 통틀어 가장 많았다. 또한 두 차례 슈팅 모두 골대 안쪽으로 향했다. 강원 수비진에 큰 위협이 됐다.

양 날개 이용래-고승범도 각각 두 차례 키 패스를 연결했다. 수원은 키 패스 성공률 63%를 나타냈다(32회 시도 20회 성공). 강원(20회 시도 8회 성공. 성공률 40%)에 크게 앞섰을 뿐만 아니라 7라운드 6경기에서 가장 많았다(평균 17회 시도 9회 성공). 강원은 K리그 클래식 무대로 승격하며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은 팀이다. 라인이 무너지며 부정확한 패스가 이어졌다. 수원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헐거운 라인을 파고들어 키 패스를 연결했다. 원정 경기를 공격적으로 가져갈 수 있던 요인이었다.

‘앞으로, 앞으로’를 외친 패스는 보다 완벽한 기회로, 슈팅으로 이어졌다. 이날 수원은 슈팅 18개를 기록했고, 8개가 골문으로 향했다(유효슈팅률 44%). 3라운드 대구전(37%)을 기점으로 감소했던 유효슈팅률이 수직 상승했다. 올 시즌 가장 높은 수치다. 단순히 골대를 향한 슛에 머물지 않았다. 가까운 거리에서 많은 슛을 때렸다.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슈팅 13개를 때려내는 등 18개 슈팅의 골대까지 평균 거리는 16.7m였다. 골문과 가까울수록 슈팅 정확도는 높아지고 상대에 위협이 된다.

수원은 세트피스의 새로운 옵션도 얻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김종우의 오른발이다. 수원 유스 출신 김종우는 이날 스리백 바로 앞에 섰다. 공격 빌드업을 담당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사이드와 전방으로 공을 연결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1-1로 시작한 후반 탁월한 볼 배급 능력을 선보였다. 전반에 비해 전체 패스 성공률이 상승했다. 공격 과정에서 나온 패스는 100% 성공률을 자랑했다(후반 검은 화살표는 키 패스로 제외).

뿐만 아니라 왼쪽 코너킥도 맡았다. 날카로운 크로스로 두 차례 매튜의 헤더 득점을 이끌어냈다. 단숨에 도움 부문 리그 공동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3도움). 후반 28분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 프리킥 기회에서 직접 슈팅을 때렸다. 염기훈의 왼발을 경계했던 강원 수비진을 당황케 만들었다.

지금까지 염기훈이 세트피스를 전담했다. 염기훈의 크로스와 슈팅은 날카롭고 정확하다. 지난 시즌 도움 1위에 오른 이유다. 하지만 상대 수비진이 예측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종우의 오른발이 더해지며 염기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됐다. 서정원 감독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종우가 나온 것처럼) 키커가 두세 명으로 늘어나면 상대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수원이 깨어났다. 경기 막판 골키퍼 신화용의 ‘버저비터’ 페널티킥 선방까지 더해지며 승점 3점을 지켰다. K리그 클래식 7위로 뛰어올랐다. 승리와 함께 자신감 상승, 전술의 확장까지 많은 것을 얻었다. 이날 경기를 계기로 수원이 ‘축구수도’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FA컵까지 병행하는 수원이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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