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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음주폭행' 김동선, 국내대회 버젓이 출전

윤태석 입력 2017.04.21. 13:52 수정 2017.04.21. 16:12

취중에 술집 종업원을 때리고 순찰차를 파손해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29)이 대한승마협회로부터 솜방망이 징계를 받고 아무 제약 없이 국내 대회에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승마협회는 지난 달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김동선에게 '견책'이라는 하나마나 한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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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협회는 솜방망이 징계, 체육회도 슬쩍 눈감아
음주폭행으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김동선(오른쪽)이 대한승마협회로부터는 견책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 나란히 선 김동선과 정유라. 연합뉴스

취중에 술집 종업원을 때리고 순찰차를 파손해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29)이 대한승마협회로부터 솜방망이 징계를 받고 아무 제약 없이 국내 대회에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승마협회는 지난 달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김동선에게 ‘견책’이라는 하나마나 한 징계를 내렸다. 견책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한 경우에 줄 수 있는 가장 가벼운 징계로 실질적으로 아무 불이익이 없다.

김동선은 지난 1월 5일 서울 청담동 한 술집에서 만취 상태로 종업원을 폭행했고 이를 말리는 지배인의 얼굴을 향해 술병을 던지는 등 행패를 부리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연행 과정에서 경찰 순찰차 시트를 찢어 28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특수폭행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동선에게 지난 달 8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재벌 2,3세들의 ‘갑질 논란’으로 큰 지탄을 받았고 김동선도 재직 중인 한화건설에 사의를 표명하는 등 반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견책 정도로 마무리될 사안이라 보기 힘들다는 비판이 많다. 또한 그는 2010년에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취해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도 승마협회는 별 다른 징계를 주지 않아 김동선은 그 해 말 광저우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부문에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까지 땄다.

대한체육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체육회는 회원종목단체의 징계가 미비하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솜방망이에 그친 김동선의 징계를 지난 13일 보고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체육회 공정체육부 관계자는 뒤늦게야 “문제가 있어 보인다. 다음 달 공정위에서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해명했다.

면죄부를 받은 김동선은 집행유예를 받은 지 한 달이 갓 넘은 시점에서 국내 대회에 참가 중이다. 21일부터 23일까지 상주국제승마장에서 열리는 정기룡장군배 승마대회 마장마술 부문 A클래스, S-1 클래스, S-2 클래스 개인전에 출전 신청을 했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다른 선수는 죄를 지어 고발 조치 당하면 1년에서 3년 정도 자격정지를 내리는데 이해할 수 없는 징계”라며 “7년 전에도 아무 징계를 안 내리지 않았느냐. 승마협회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다”고 일갈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배경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섰던 인사들이 여전히 남아 승마협회를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순실 딸 정유라를 위해 허위문서 생산을 지시하는 등의 행위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중징계를 받은 김 모 전 전무는 승마협회 인사위원회에서 견책 징계를 받아 정기룡장군배 승마대회에 심판으로 등록돼 있다. 승마협회는 2월 말 물러난 박상진 전 회장의 후임 회장을 뽑는 보궐선거를 오는 27일 열기로 지난 달 13일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하지만 승마 관계자들은 이사 구성부터 엉망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승마계 인사는 “한국 승마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부역자들이 이사에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이 또 다시 협회를 유린하려 한다. 협회가 다시 암흑기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지금 바로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인사는 “규정상 선수로 활동 중인 사람은 이사가 될 수 없는데 4명이 여기에 해당해 자격이 없다. 또 임원을 체육회에 인준 받을 때 승마협회장 결재가 위조된 정황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안성국 전북, 박화조 전남, 이광종 전 대전, 박종소 전 전북승마협회장은 법원에 보궐선거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서명 위조에 대해서는 조만간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