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경의 포토카툰] 누구도 그들 삶에 '오물'을 던질 수 없다

조회수 2017. 4. 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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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를 10분 남겨두고 인천의 공격수 달리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상대 수비수와 충돌하면서 이마 부위에 출혈이 심각했는데, 놀라운 것은 다음 장면이었다.

같은 경기 전남에서도 달리처럼 이 악물고 뛴 선수가 있었다.

인천 공격수 달리와 현영민은 앵글에 잡히지 않은 수많은 땀과 눈물의 대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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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범벅으로 달려나간 인천 공격수 달리

경기종료를 10분 남겨두고 인천의 공격수 달리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상대 수비수와 충돌하면서 이마 부위에 출혈이 심각했는데, 놀라운 것은 다음 장면이었다. 달리는 의료진이 채 도착하기도 전에 벌떡 일어나 벤치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1-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후반33분 상대 선수와 충돌 후 그라운드에 쓰러진 인천 공격수 달리
달리가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 동료들 사이를 비집고 뛰쳐나오고 있다.

동료들이 말릴 틈도 없이 벤치로 향하는 달리를 향해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피범벅이 된 달리는 응급조치가 끝나자 곧바로 그라운드로 달려들어갔고, 또 다시 헤딩 경합을 벌이며 만회골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1-3 전남의 승리로 경기는 끝이 났다. 아쉽게 첫 승은 놓쳤지만 그가 보여준 희생정신은 팬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다.

경기종료 후 어린이 팬의 사인 요청에 응하는 달리


#이 악물고 뛴 베테랑 현영민

같은 경기 전남에서도 달리처럼 이 악물고 뛴 선수가 있었다. 베테랑 미드필더 현영민이다. 노상래 감독의 주문으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한 현영민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베테랑의 위용을 선보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보다 빛난 것은 그의 투지였다.

수 차례 상대 선수와 충돌했지만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끝까지 볼을 지켜내는 모습은 이날 경기의 명장면 중 하나였다.

후반전 현영민이 상대 공격수를 피해 집요하게 볼을 지켜내고 있다.

그가 얼마나 치열한 경기를 펼쳤는지는 그의 얼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안아달라고 조르는 둘째 딸 아림이를 뒤로한 채 돌아서는 표정이 영 어둡다. 아픈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아빠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돌아서서 냉찜질을 하는 현영민 

팬들의 환호에 돌아선 그의 얼굴은 퉁퉁 부어있었다.

눈밑으로 퍼런 멍이 퍼지기 시작했고, 짙은 쌍커풀은 더 진하게 자리잡았다. 경기 중 격렬한 볼 다툼 중에 생긴 영광의 상처였다. 현영민은 경기종료 후 만난 취재진에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라며 "팀이 이겨서 다행히다.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 같다. 재미있었다"며 웃어보였다. 아픈 것보다 이긴 것이 더욱 행복한 현영민이었다.



#소개되지 않은 수많은 땀과 눈물

앞서 소개한 두 가지 이야기가 특별한 스토리 같지만 사실 선수들에게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다. 매 경기 비슷한 장면이 벌어지지만 앵글에 잡히지 않을 뿐이다. 많은 선수들이 팬을 위해 가족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달리고, 또 달린다. 미련하리 만큼 열심히다.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이 이곳의 룰이고, 그것이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라운드를 향한 비난에 수위조절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라운드는 곧 그들의 삶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설 수 없는 신성한 곳이다. 잘 못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삶에 오물을 투척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인천 공격수 달리와 현영민은 앵글에 잡히지 않은 수많은 땀과 눈물의 대변인이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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