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경의 포토카툰] 누구도 그들 삶에 '오물'을 던질 수 없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기종료를 10분 남겨두고 인천의 공격수 달리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상대 수비수와 충돌하면서 이마 부위에 출혈이 심각했는데, 놀라운 것은 다음 장면이었다.
같은 경기 전남에서도 달리처럼 이 악물고 뛴 선수가 있었다.
인천 공격수 달리와 현영민은 앵글에 잡히지 않은 수많은 땀과 눈물의 대변인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피범벅으로 달려나간 인천 공격수 달리
경기종료를 10분 남겨두고 인천의 공격수 달리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상대 수비수와 충돌하면서 이마 부위에 출혈이 심각했는데, 놀라운 것은 다음 장면이었다. 달리는 의료진이 채 도착하기도 전에 벌떡 일어나 벤치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1-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동료들이 말릴 틈도 없이 벤치로 향하는 달리를 향해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피범벅이 된 달리는 응급조치가 끝나자 곧바로 그라운드로 달려들어갔고, 또 다시 헤딩 경합을 벌이며 만회골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1-3 전남의 승리로 경기는 끝이 났다. 아쉽게 첫 승은 놓쳤지만 그가 보여준 희생정신은 팬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다.
#이 악물고 뛴 베테랑 현영민
같은 경기 전남에서도 달리처럼 이 악물고 뛴 선수가 있었다. 베테랑 미드필더 현영민이다. 노상래 감독의 주문으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격한 현영민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베테랑의 위용을 선보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보다 빛난 것은 그의 투지였다.
수 차례 상대 선수와 충돌했지만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끝까지 볼을 지켜내는 모습은 이날 경기의 명장면 중 하나였다.
그가 얼마나 치열한 경기를 펼쳤는지는 그의 얼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안아달라고 조르는 둘째 딸 아림이를 뒤로한 채 돌아서는 표정이 영 어둡다. 아픈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아빠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팬들의 환호에 돌아선 그의 얼굴은 퉁퉁 부어있었다.
눈밑으로 퍼런 멍이 퍼지기 시작했고, 짙은 쌍커풀은 더 진하게 자리잡았다. 경기 중 격렬한 볼 다툼 중에 생긴 영광의 상처였다. 현영민은 경기종료 후 만난 취재진에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라며 "팀이 이겨서 다행히다.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것 같다. 재미있었다"며 웃어보였다. 아픈 것보다 이긴 것이 더욱 행복한 현영민이었다.
#소개되지 않은 수많은 땀과 눈물
앞서 소개한 두 가지 이야기가 특별한 스토리 같지만 사실 선수들에게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다. 매 경기 비슷한 장면이 벌어지지만 앵글에 잡히지 않을 뿐이다. 많은 선수들이 팬을 위해 가족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달리고, 또 달린다. 미련하리 만큼 열심히다.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이 이곳의 룰이고, 그것이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라운드를 향한 비난에 수위조절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라운드는 곧 그들의 삶이다.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설 수 없는 신성한 곳이다. 잘 못한다는 이유로 그들의 삶에 오물을 투척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인천 공격수 달리와 현영민은 앵글에 잡히지 않은 수많은 땀과 눈물의 대변인이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공으로 나누는 감동 - 스포츠공감(http://www.sportsgg.co.kr)
Copyright ⓒ 스포츠공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