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모텔 1박 40만원까지 .. 찜질방 찾는 올림픽 관광객
단체 선호해 개인은 예약도 힘들어
숙박시설 부족, 아파트 불법임대도
"정부가 나서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그러나 강릉·평창·정선의 호텔과 콘도 객실 수는 75개, 6649실에 불과하다. 약 1만3000명만 숙박이 가능하다. 나머지 4만7000명은 강릉의 모텔·펜션·민박이나 속초·동해·원주·횡성 등 인근 지역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강원도는 속초항에 크루즈선을 들여오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지만 그래도 숙박시설은 턱없이 모자라다. 특히 아이스하키와 피겨스케이팅·쇼트트랙 등이 잇따라 열리는 강릉의 숙박난이 가장 심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에 따르면 강릉 지역의 모텔 수는 246개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올림픽 개최지들은 올림픽 특수로 숙박비가 올랐다. 모텔 입장에선 방마다 침대를 2개로 늘리는 등 추가 비용이 드는 걸 감안해 줬으면 한다. 외국 여행사가 먼저 1박에 30만원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과 알파인 스키·스키점프·봅슬레이 등이 열리는 평창군 횡계리의 숙박 시설은 더 열악하다. 시설이 괜찮은 리조트에는 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들이 묵을 예정이다. 모텔과 펜션은 여행사가 벌써부터 단체예약을 하고 있어 일반인이 방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횡계리 D모텔 주인은 “1박에 최소한 30만~50만원은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기간 아이스하키를 관람할 예정이라는 길기범(34·경기도 고양시)씨는 “강릉 지역 모텔숙박료가 너무 비싸 찜질방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문준 강원도청 올림픽운영국 숙식운영과 주무관은 “숙박료는 자율요금제라 법적으로 규제할 수 없다. 요금표에 게시한 금액을 받도록 지도를 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 기간 외지에서 온 관람객들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건 잘못됐다는 인식을 숙박업소들이 갖는 게 중요하다. 조만간 숙박업소들과 요금 협의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경숙 강릉원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터무니없이 비싼 숙박료를 요구하면 강원도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져서 다음 방문도 꺼릴 수 있다”며 “지역에서 협의하는 것도 좋지만 올림픽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중앙정부 차원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가 협의를 통해 숙박요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강릉·평창=박린·김지한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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