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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의 하프타임] 윤덕여호의 핵심, 이민아 선수의 버킷리스트

조회수 2017. 4. 12. 10: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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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거인 여자축구선수 이민아
“ 다시 힘들고 싶지 않아요. 프랑스에 꼭 가고 싶어요.”

어제 여자대표팀은 그토록 염원하던 아시안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역대전적이나 피파랭킹에서도 뒤쳐져 있을 뿐 아니라 평양원정이라는 불리한 상황을 딛고 이루어냈기에 더 값진 결과였습니다. 모든 대표선수들이 간절함이 만들어 낸 위대한 결과입니다.

모드 선수가 그랬겠지만, 여자 대표팀에는 누구보다도 더 큰 간절함으로 준비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이민아 선수였습니다. 런던, 키프러스 그리고 평양원정을 떠나기 전에 듣고 느꼈던 축구선수이자 평범한 20대 청춘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이민아 선수 (출처: 이민아 선수 제공)


축구선수 이민아의 성장기

런던에서 본 이민아 선수에 대한 인상은 축구선수를 하기에는 너무 작고 약하지 않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선입견이 들만큼 외형적으로 가냘프고 왜소하게 보이는 그녀가 어떻게 축구를 하게 된 것인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구상인초등학교에 다녔는데 학교에 여자축구부가 있었어요. 반별로 축구경기를 하는데 뽑혔어요. 잘해서 뽑힌게 아니라 걷지만 않으면 거의 뽑아주셨어요. 솔직히 공부가 하기 싫어서 축구를 시작한 이유도 있어요.” 라며 우연히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대구상원여중과 포항여자전자고에서 축구를 계속했어요. 2008년 고등학교 2학년 때 U17대표팀에 뽑혔어요. 다음해에는 여왕기대회 최우수선수상과 KFA여자고등부 최우수선수상도 수상했구요.”

“영진전문대로 진학해서도 U20 대표팀과 유니버시아드 대표팀도 했구요. 이 후 현대제철 엔젤스로 가게 되었고, 2012년에 A대표팀에 첫 소집되었구요.”

동아시아컵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 활약을 펼친 이민아 선수 (출처:이민아 선수 제공)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어요. 하기 싫은 공부대신 축구를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계속한 것인데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라며 웃으며 이야기를 합니다. 그냥 좋아서 했을 뿐인데 현재의 위치까지 왔다고 합니다.


희로애락의 순간들

그냥 공부보다 축구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이민아 선수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현재는 여자프로축구 통합 4연패의 주역이자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가 되었습니다. 그 과정속에 힘들었던 순간, 행복했던 순간들이 있었겠죠..?

“2015년 캐나다월드컵을 TV로 지켜봤어요.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거든요. 제가 부족해서였으니까 누구를 원망할 수도 탓할 수도 없었어요. 그 때가 축구를 하면서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경기를 승리할 때가 항상 기쁘죠. 특히 현대제철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을 때 그리고 2015년 동아시안컵에 다시 대표팀으로 소집되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때가 기억에 남는 순간인 것 같아요.”

현대제철 엔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민아 선수(출처:이민아 선수 제공)

“축구를 하는 것이 너무 행복했어요. 단 한번도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었어요.” 라며 지금까지도 축구를 할 때가 너무 행복하기에 이 마음이 사라질때까지 계속 그라운드에서 달리고 싶다고 합니다.


북한 원정에 대한 간절함

그토록 그라운드위에서 달리고 싶어하는 그녀였기에 키프러스컵에서 뛰지 못했을 때 얼마나 답답하였을까요? 한편으로는 재활을 하면서 북한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까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까요?

“올 1월말이었어요. 스페인에서의 전지훈련 막바지에 햄스트링에 통증이 왔어요. 심하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뛸 수가 없더라구요. 2월초에 영국에서 첼시 레이디스와의 친선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 채 구경만 했어요. 아쉽더라구요. 꼭 뛰어 보고 싶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와서 키프러스컵에 출전하는 대표팀에도 승선 못할 까봐 조마조마 했어요. 다행히 경기는 뛰지 못했지만 대표팀에 승선해서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지켜 봤어요. 정말 뛰고 싶더라구요.”

키프러스에서 훈련중인 이민아 선수

“최선을 다해 재활했고, 최상의 몸상태를 만들고 있어요. 여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요. 북한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에는 꼭 뛰겠다는 마음으로…”라며 키프러스에서 만난 이민아 선수는 그렇게 아쉬움과 각오가 섞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북한으로 떠나기 전 날, “몇 분을 뛰더라도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거에요. 꼭 본선티켓 가지고 돌아올 거에요. 다시 힘들고 싶지 않아요. 월드컵 본선무대에 꼭 가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두려움보다는 뛸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해요. 평양에서 뛴다는 사실이 솔직히 설레고요.”라고 합니다. 수화기너머로 전해지는 그녀의 목소리는 기대와 행복이 묻어났습니다.

북한원정을 떠나는 날 공항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이민아 선수 (출처: 이민아 선수 제공)

결국 평양에서 마음껏 그라운드를 누볐습니다. 득점도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염원하던 2019년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획득해서 돌아왔습니다.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만 바라보고 달려왔던 그녀가 이제는 다시금 새로운 목표를 바라보며 달려가겠다고 합니다.


유럽무대에 대한 도전이라는 새로운 목표

그녀가 말하는 새로운 목표란, 소속팀이 통합 5연패를 이루는 것과 유럽무대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2012년 현대제철에 입단해서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 신분을 얻게 됩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신분이 돼요. 일단은 팀이 통합 5연패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현대제철에서 많은 것을 이루었어요. 제게는 정말 고마운 팀이에요. 하지만 런던에서 소연이 언니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까 많이 부럽더라고요. 아직 제가 부족한 점도 많고 보완해야 할 점도 많지만 만약기회가 된다면 유럽무대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키프러스에서 목표와 미래 그리고 북한전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지소연, 심서연, 이민아 선수
“유럽무대에서 뛰는 것이 제 버킷리스트에 들어있거든요.”


그리고 유럽무대에 진출에 대한 목표가 있다고 합니다. 제2의 지소연이 되고 싶다고 말하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하네요.

“활동량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상황을 인지하는 능력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체격이 작아서인지 볼 컨트롤이나 소유능력은 상대적으로 괜찮은 거 같아요. 패스도 나름대로 괜찮은 거 같고... 쑥스럽네요.” 하며 웃습니다.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말하면서도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는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이 세운 목표가 있기에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더 발전시켜 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녀의 목표가 이루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키프러스컵 오스트리아전 하프타임 때 환하게 웃고 있는 이민아 선수

그냥 축구가 좋아서 달려왔고, 그렇게 노력해서 현재의 자리에 왔듯이 그녀는 지금처럼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신체적인 약점마저도 자신의 강점으로 만들어서 대표팀의 주축선수로 자리 잡고 간절한 바람을 결과로 이루어내는 선수니까요.

이민아 선수를 비롯한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자랑스럽습니다.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이겨낸 정신력과 노력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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