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집단마무리 의미, 김기태 감독의 임창용 배려

2017. 4. 12. 05: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차 한잔 했죠."

KIA 김기태 감독은 임창용을 마무리투수로 정하고 올 시즌에 돌입했다. 하지만, 임창용은 시즌 초반 불안하다. 4경기서 3이닝 8피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 평균자책점 9.00. 1승1패1세이브1홀드에 블론세이브 2개를 범했다.

김 감독은 최근 임창용과 면담했다. 그 자리에서 임창용에게 필승계투조의 세부적 운용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즉, 앞으로 임창용만을 마무리로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을 직접 본인에게 전달 및 이해시켰다.

당분간 KIA 필승계투조는 집단마무리로 운용된다. 임창용은 물론이고, 심동섭, 한승혁 등도 마무리를 맡을 수 있다. 경기 상황과 데이터 등에 따라 마무리투수가 매일 바뀔 수 있다. 김 감독은 "그날 제일 좋은 투수를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7회가 승부처라면 7회에 가장 좋은 투수가 등판할 수 있다. 8회가 승부처라면 8회에 가장 좋은 투수가 등판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꼭 9회가 아니더라도 7~8회에 최대고비를 맞았다고 보면, 그날 상황과 데이터에 따른 최상의 불펜투수를 마운드에 올리겠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도 임창용이 7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소화할 때 이 방식으로 필승계투조를 운용했다. 올 시즌에도 임창용이 시즌 초반 흔들리자 이 방식을 택했다. KIA로선 한승혁과 심동섭이 지난 시즌보다 성장할 조짐을 보이는 게 다행스럽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필승계투조 운용방식을 수정하면서 김 감독이 임창용을 대한 자세다. 사실상 임창용의 메인 마무리 역할을 박탈한 셈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공식적으로 그런 뉘앙스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차 한잔 했다"라고 했다. 이어 "등에 짊어진 짐 하나를 내려놓으라고 했다. 혼자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창용이가 부담감을 내려놓았으면 한다. 마음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고 했다.

임창용의 커맨드는 전성기와 거리가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불펜 사정상 임창용을 마무리로 못 박고 시즌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임창용으로선 구위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서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 현실이 오히려 임창용에게 부담이 됐다. 결과가 나빴다. 악순환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나도 데뷔하고 처음으로 번트를 지시 받았는데 부담이 되더라. 창용이는 이미 그런 부담을 많이 극복해본 선수다. 지금은 기가 떨어졌는데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가 살아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임창용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결국 KIA 불펜은 임창용이 끌고 가야 한다. 멤버 구성을 보면 아직까지는 그래야 한다. 때문에 김 감독은 임창용이 풀 죽거나 기가 떨어지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 감독은 임창용의 마무리 보직을 박탈하지 않았다. 메인 마무리로 복귀할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주면서, 집단마무리 시스템을 채택했다고 봐야 한다. 임창용을 향한 세심한 배려다. 김 감독은 "감독이기 이전에 야구선배다. 창용이를 당분간 편안한 상황서 마운드에 올리겠다"라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과 임창용(위), 임창용(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사진 및 기사 구매 contents@mydaily.co.kr
-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