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포커스] '확률 0%→B조 1위' 일본, 한국과 확연한 온도차

박대성 2017. 3. 29.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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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일본 열도가 태국전 대승에 기뻐했다. B조 1위도 일본의 몫이었다. 같은 승점 3점이지만 한국과 온도차는 확연했다.

일본은 지난 28일 오후 7시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열린 태국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B조 7차전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B조 1위였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일본과 승점은 같지만 득실에서 밀려 B조 2위로 떨어졌다.

선제골은 경기 시작 7분 만에 나왔다. 측면에서 공을 받은 오카자키가 낮고 빠른 크로스로 쇄도하는 카가와에게 연결했다. 카가와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수비를 벗겨내며 마무리했다.

추가골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카자키가 전반 19분 문전 앞에서 헤딩으로 잘라먹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일본은 전반에만 2골을 쏘아 올리며 보다 수월한 경기 운영을 했다.

후반전에도 화력은 식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 원정서 맹활약한 쿠보가 주인공이었다. 쿠보는 후반 12분 침착한 마무리로 태국의 추격 의지를 꺾었고, 요시다가 4번째 득점으로 승점 3점을 챙겼다. 카와시마 골키퍼의 동물적인 선방은 덤이었다.

일본은 바야드 할릴호지치 지휘 아래 진화했다. 짧은 패스에 적절한 카운터를 섞어 태국을 요리했다. 태국이 전방 압박을 시도하자 최후방에서 풀어나가는 여유도 보였다. 최하위 팀을 상대했지만 일본이 추구하는 색깔을 보여준 경기였다.

일본 언론도 태국전 완승에 엄지를 세웠다. 경기 직후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이 카가와, 오카자키, 쿠보의 활약으로 승리했다. 승점 16점을 확보했고 최종 예선 돌파에 청신호를 켰다”라고 칭찬했다.

카가와 신지를 향한 극찬도 있었다. 일본 축구 전문 매체 ‘게키사카’는 “카가와가 기린컵 불가리아전 이후 10개월 만에 득점을 기록했다. UAE 원정에서도 맹활약한 바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카가와가 UAE전에서 기록한 패스 성공률(84.8%) 언급도 잊지 않았다.

한국과 온도차가 확연하다. 슈틸리케호는 중국 원정 참패 이후 시리아전에서 1-0 승리를 챙겼다. 황희찬의 가능성과 기성용의 중원 지휘에도 여론은 차가웠다. 여유있는 운영과 안정적인 수비가 없었던 결과다.

압도하는 모습이 없었다. 상대는 피파랭킹 95위였다. 아시아 축구 수준이 평준화가 됐으나 한국의 목표는 월드컵 진출이 아니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이다. 벼락골이 없었다면, 시리아의 마지막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면 승점 3점은 남의 이야기였다.

물론 이란도 중국을 상대로 시원한 경기를 보이지 못했다. 다만 경기 내용에 차이가 있다. 이란은 전반에만 슈팅 9개, 유효슈팅 4개로 중국을 압도했다. 중국전 승리로 최종 예선 무패를 넘어 7경기 무실점 행진을 달렸다. 아시아 A조 팀을 상대로 단 1점도 내주지 않은 셈이다.

일본은 지난해 9월 UAE와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1차전 충격패로 몸살을 앓았다. 일본 언론은 연이어 0%를 거론했다. 과거 월드컵 최종 예선 1차전 패배 시 본선에 오른 팀이 단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할릴호치지 감독 경질설까지 불거졌다.

고통은 성장의 밑거름이었을까. 일본은 점점 페이스를 찾았다. 태국 원정 2-0 승리 이후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승점을 차곡히 쌓아 사우디아라비아를 위협했고, 단두대 매치에서 2-1 승리를 챙겼다. 태국전 완승으로 다득점에서 우위를 가졌고, B조 1위 등극에 성공했다.

일본 할릴호지치 감독은 방심하지 않았다. 그는 “(태국전은) 쉽지 않은 경기였다. 위험한 장면도 있었다. 3경기가 남아있다. 지금 좋은 위치에 있지만 남은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단언했다.

한국은 일본의 현재를 간과해선 안된다. 이제 완벽한 경기력과 진단으로 허울뿐인 승리를 걷어내야 한다. 아시아 호랑이로서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우리가 진땀 경기를 거듭하는 사이, 가깝고 먼 나라는 0%의 확률을 딛고 세계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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