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원 감독 '허허실실', 춤추는 KGC인삼공사

2017. 3. 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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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를 앞둔 감독이 지나친 자신감을 드러내는 걸 자제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 정도까지 낮추는 건 쉽지 않다.

2년 연속 꼴찌팀 KGC인삼공사를 올해 '봄 배구'까지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라선 서남원(50) 감독의 발언은 처음부터 끝까지 겸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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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약세 인정, 선수들에게 '즐겨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NH농협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과 김해란 선수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3.15 jjaeck9@yna.co.kr

(대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우리는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15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여기까지가 실력이죠. 미리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우리 팀이 저력이 있다면 모를까, '오늘 이기고 결승까지 가자'고 선수들한테 말하지 않았습니다." (20일, 플레이오프 2차전)

큰 경기를 앞둔 감독이 지나친 자신감을 드러내는 걸 자제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 정도까지 낮추는 건 쉽지 않다.

2년 연속 꼴찌팀 KGC인삼공사를 올해 '봄 배구'까지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라선 서남원(50) 감독의 발언은 처음부터 끝까지 겸손하다.

플레이오프 상대인 IBK기업은행의 강력한 전력을 인정하면서, 선수들에게는 '꼭 이겨야 한다'는 압력을 주지 않는다.

선수 시절부터 누구보다 승리욕이 강했던 서 감독이 이처럼 자세를 낮춘 건 이유가 있어서다.

KGC인삼공사는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팀의 주축을 이룬 선수들은 경험이 많지 않다.

전문가들까지 KGC인삼공사의 전력 열세를 지적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승리'를 주문하면 오히려 위축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지민경이나 김진희, 문명화 등 올해 팀을 이끈 주축 선수들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긴장한 탓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선수들의 심리를 읽은 서 감독은 '이기자' 대신 '즐기자'는 말을 꺼냈다.

20일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둔 서 감독은 "선수 구성을 봤을 때 거기까지가 우리 실력"이라고 1차전 패배를 정리하고는 "우리 선수들한테는 편안함을 줘야 한다. 오늘도 가서 즐기고 오자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알레나 버그스마 역시 "감독님은 정말 선수들에게 압박감을 안 주신다. 승리욕이 많은 분이지만, 선수들에게 '이겨야 한다'는 말씀은 안 하시더라"고 거들었다.

이른바 '허허실실'인데, 서 감독의 작전은 딱 들어맞았다.

지민경은 1세트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교체됐지만, 그 자리를 채운 김진희는 강서브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해 센터로 변신에 성공한 한수지는 10득점 가운데 블로킹으로만 4득점을 올리며 상대 주포 매디슨 리쉘을 잠재웠다.

이러한 가운데 알레나는 55득점으로 날아올랐고, KGC인삼공사는 2차전을 3-2로 잡고 플레이오프 3차전을 성사시켰다.

승리와 패배에 초연한 지도자는 없다.

서 감독도 앞에서는 '즐겨라'고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칼을 갈았다.

그는 2차전 승리 후 "속으로는 나름대로 계산했는데, 선수들에게는 이야기 안 했다. 더 즐기고, 더 신나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만 했다"면서 "선수들을 몰아붙이면 몸이 굳는다. (3차전에서도) 내 속으로만 (승패를) 계산하겠다"고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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