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원 감독 '허허실실', 춤추는 KGC인삼공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큰 경기를 앞둔 감독이 지나친 자신감을 드러내는 걸 자제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 정도까지 낮추는 건 쉽지 않다.
2년 연속 꼴찌팀 KGC인삼공사를 올해 '봄 배구'까지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라선 서남원(50) 감독의 발언은 처음부터 끝까지 겸손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우리는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15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여기까지가 실력이죠. 미리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우리 팀이 저력이 있다면 모를까, '오늘 이기고 결승까지 가자'고 선수들한테 말하지 않았습니다." (20일, 플레이오프 2차전)
큰 경기를 앞둔 감독이 지나친 자신감을 드러내는 걸 자제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 정도까지 낮추는 건 쉽지 않다.
2년 연속 꼴찌팀 KGC인삼공사를 올해 '봄 배구'까지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라선 서남원(50) 감독의 발언은 처음부터 끝까지 겸손하다.
플레이오프 상대인 IBK기업은행의 강력한 전력을 인정하면서, 선수들에게는 '꼭 이겨야 한다'는 압력을 주지 않는다.
선수 시절부터 누구보다 승리욕이 강했던 서 감독이 이처럼 자세를 낮춘 건 이유가 있어서다.
KGC인삼공사는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팀의 주축을 이룬 선수들은 경험이 많지 않다.
전문가들까지 KGC인삼공사의 전력 열세를 지적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승리'를 주문하면 오히려 위축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지민경이나 김진희, 문명화 등 올해 팀을 이끈 주축 선수들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긴장한 탓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선수들의 심리를 읽은 서 감독은 '이기자' 대신 '즐기자'는 말을 꺼냈다.
20일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둔 서 감독은 "선수 구성을 봤을 때 거기까지가 우리 실력"이라고 1차전 패배를 정리하고는 "우리 선수들한테는 편안함을 줘야 한다. 오늘도 가서 즐기고 오자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알레나 버그스마 역시 "감독님은 정말 선수들에게 압박감을 안 주신다. 승리욕이 많은 분이지만, 선수들에게 '이겨야 한다'는 말씀은 안 하시더라"고 거들었다.
이른바 '허허실실'인데, 서 감독의 작전은 딱 들어맞았다.
지민경은 1세트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교체됐지만, 그 자리를 채운 김진희는 강서브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해 센터로 변신에 성공한 한수지는 10득점 가운데 블로킹으로만 4득점을 올리며 상대 주포 매디슨 리쉘을 잠재웠다.
이러한 가운데 알레나는 55득점으로 날아올랐고, KGC인삼공사는 2차전을 3-2로 잡고 플레이오프 3차전을 성사시켰다.
승리와 패배에 초연한 지도자는 없다.
서 감독도 앞에서는 '즐겨라'고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칼을 갈았다.
그는 2차전 승리 후 "속으로는 나름대로 계산했는데, 선수들에게는 이야기 안 했다. 더 즐기고, 더 신나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만 했다"면서 "선수들을 몰아붙이면 몸이 굳는다. (3차전에서도) 내 속으로만 (승패를) 계산하겠다"고 말했다.
4bun@yna.co.kr
- ☞ 소래포구 어촌계장 "바가지 비판 속상해…세금 낸다"
- ☞ 30대 부부, 지하실 곡괭이질하다 '금은보화' 발견
- ☞ 시험지 나눠준 뒤 화장실 가라고?…여경 시험 '논란'
- ☞ '동양여성 = 보모' 인식에 불쾌했다고?
- ☞ [현장영상] 박근혜 자택 앞 나체로 뛰어든 남성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폐업 모텔 화장실서 70대 백골로 발견…2년 훌쩍 지난 듯 | 연합뉴스
- 국내 첫 급발진 의심사고 재연 시험…"페달 오조작 가능성 없다" | 연합뉴스
- 사진 찍으려 새끼곰 억지로 끌어내다니…미국인들 '뭇매' | 연합뉴스
-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서 에스컬레이터 유리 파손…인명피해 없어 | 연합뉴스
- 中 "하프마라톤 승부조작은 사실…기록 취소·담당자 문책" | 연합뉴스
- "부모 죽여줘" 청부살인 의뢰한 10대…그 돈만 챙긴 사기범 | 연합뉴스
- 中 판다기지, 판다에게 비스킷 준 70대여성에 "평생 출입금지" | 연합뉴스
- 연인 무차별 폭행 40대, 항소심서 피해자 용서로 감형 | 연합뉴스
- 노인 일자리 보조금 10억원 횡령해 호화생활 누린 사회복지사 | 연합뉴스
- 부산 파라다이스 카지노서 잇단 '잭폿'…알고보니 직원 공모 | 연합뉴스